[SK그룹 블록체인 리포트]공통관심사로 뭉친 SK스퀘어·플래닛·위메이드 '3자동맹'④상호지분매입 관계 '공고히'…협업 사례 찾기 사활
노윤주 기자공개 2024-02-05 13:38:52
[편집자주]
SK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일찍부터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나섰고 계열사를 통해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전자지갑 등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다. 다만 급변하는 국내외 가상자산 규제환경에 따라 사업 진행 노선이 일부 변경되기도 했다. SK텔레콤부터 SK플래닛까지 어떤 블록체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서비스를 전개 중인지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블록체인 산업 투자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스퀘어가 가장 공격적이다. 코빗에 투자한 이후 위메이드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위메이드가 국내 기업 중 블록체인 사업을 가장 활발히 펼치는 곳으로 판단하고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SK스퀘어가 이를 위해 앞세운 건 자회사 SK플래닛이다. SK플래닛과 위메이드의 상호 지분매입을 진행했다. 때마침 SK플래닛이 대체불가토큰(NFT) 신사업을 시작해 양사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K스퀘어도 직접 위메이드 가상자산인 '위믹스(WEMIX)' 생태계에 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3자동맹을 맺은 SK스퀘어, SK플래닛, 위메이드는 각사 역량을 결합한 블록체인 사업 아이템을 구상 중이다.
◇SK스퀘어-위메이드 협업, SK플래닛으로 확대
위메이드와 SK스퀘어는 2022년부터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SK스퀘어가 위믹스3.0 블록체인의 전신 '위믹스 클래식' 블록체인에 검증인으로 참여했던 게 협업의 시발점이다.
같은해 위메이드는 SK스퀘어에서 코빗 지분 인수를 이끌었던 허석준 매니징디렉터를 글로벌투자부문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일종의 인력 교환이다. 허 부사장 영입으로 위메이드는 글로벌 투자 역량을 높여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었다.
2023년에는 상호 지분매입으로 혈맹을 맺으면서 협업 관계를 강화했다. 같은해 9월 위메이드와 자회사 전기아이피는 각 200억원, 150억원을 투입해 SK플래닛 지분 7.08%와 5.31%를 취득했다. 이는 SK스퀘어가 보유한 SK플래닛 구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SK플래닛은 위메이드 전환사채(CB) 200억원과 위메이드 최대주주 박관호 의장 보유 주식 15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SK플래닛이 확보한 위메이드 지분은 1.27%다.
◇플래닛은 2030 고객 확보, 위메이드는 신뢰 제고…니즈 맞아 떨어져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3사의 협업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위메이드가 위믹스3.0으로 블록체인을 업그레이드하고 검증 방식도 변경하면서 SK스퀘어의 참여가 보류됐다. NFT를 도입한 SK플래닛의 OK캐쉬백 멤버십도 위믹스가 아닌 아발란체 기반으로 발행됐다.
그러나 3사는 상호 지분매입 이후 돈독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가상자산 불황 등 거시적 이슈가 겹쳐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올해 안에는 소비자단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협업 사례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다.
가장 먼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사례는 위메이드와 SK플래닛의 공동 마케팅이다. 양사 모두 회사 핵심 사업으로 블록체인을 키우고 있기에 사업영역은 다르지만 고객군이 겹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양사는 위메이드의 P2E 게임을 즐기는 20·30세대가 SK플래닛의 OK캐쉬백 NFT로 이동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서비스 소구 포인트가 겹친다는 것이다. 젊은 연령층의 OK캐쉬백 유입은 SK플래닛의 숙원이기도 하다.
또 SK플래닛과의 상호 지분매입은 과거 위믹스 초과유통 논란을 겪었던 위메이드에게 제도 내에서 투명하게 가상자산 사업을 진행하게 하는 장치로도 작용한다.
SK플래닛은 위메이드 CB와 지분을 인수하면서 풋옵션을 걸었다. 향후 위믹스가 증권에 해당한다고 해석되거나, 위믹스 사업 관련 소송이 발생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면 풋옵션을 행사하도록 조건을 넣었다.
풋옵션은 위메이드에 불리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긍정적이다. 대중에게 풋옵션 조건을 공개하면서 향후 규제를 준수하며 위믹스 관련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기 때문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SK플래닛의 OK캐쉬백 플랫폼과 위메이드 블록체인 역량을 합쳐 사업 아이템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 관계자도 "위메이드와 계속 협업 관련해 소통, 협의 중"이라며 "순차적으로 OK캐쉬백과 블록체인 신규 사업을 선보일 예정이고 그 차원에서 위메이드와 공동 마케팅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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