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던스 달성률 분석]HD현대일렉트릭, 수주 가이던스 2번 고쳐쓴 결과는2023년 수주 35억6400만달러, 전년 대비 20.4% 증가
임한솔 기자공개 2024-02-07 10:07:3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08: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 가이던스는 절대적인 지표가 아니다. 사업 성과가 당초 예상보다 좋거나 저조할 경우 수정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에게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물론 회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이던스가 상향 조정되는 쪽이 바람직할 것이다.2023년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 가이던스는 두 차례나 수정을 거쳤다. 다행히 긍정적인 방향이었다. 연초 처음 제시된 가이던스는 수주 19억4800만달러를 목표로 했다. 2022년 수주 규모 29억6000만달러보다 작은 숫자였다. 내부적으로 업황 등을 고려해 보수적인 목표를 내놨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HD현대일렉트릭은 곧 생각을 바꿨다. 2023년 4월 수주 가이던스를 26억3400만달러로 고쳤고 2023년 7월에는 31억8600만달러로 올려 잡았다. 처음 숫자와 비교하면 목표가 60% 이상 상향된 것이다.
당시 실적을 보면 가이던스를 수정할 이유가 충분했다. HD현대일렉트릭 신규 수주는 2023년 1분기 7억9600만달러, 2분기 12억32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상반기 만에 수주 규모가 20억달러를 넘기면서 최초 가이던스를 이미 초과했다. 북미와 중동 등 해외에서 재생에너지 투자, 노후 설비 교체 등으로 발생한 전력설비 수요가 HD현대일렉트릭의 수혜로 이어졌다.
결국 2023년 전체 수주 규모는 최종 가이던스마저 웃돌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목표를 3억7800만달러 넘긴 35억64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수주 규모가 20.4% 늘었다.
그렇다면 매출 쪽은 어땠을까. 수주 가이던스가 바뀌는 동안 매출 가이던스는 달라지지 않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에 처음 매출 목표로 2조5460억원을 제시했고 이후에도 이 숫자를 그대로 가져갔다.
매출 가이던스 변경이 없었던 까닭은 수주 후 납품, 대금 수령까지 일정 기간이 필요한 수주사업의 특성에 기인한다. 2023년 신규 수주가 아무리 많았어도 연내에 매출이 발생하는 부분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HD현대일렉트릭 2023년 매출은 2조7028억원으로 가이던스보다 1568억원 더 많은 수준이었다. 수주 규모가 가이던스를 한참 초과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예상을 거의 벗어나지 않았던 셈이다. 물론 수주와 비교해 덜 두드러졌을 뿐 전년 대비 성장세 자체는 준수했다. 2022년보다 28.4% 늘었다.
수익성 측면의 변화는 매출보다 더 컸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영업이익 3152억원(전년 대비 137% 증가)을 거둬 영업이익률 11.7%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사한 뒤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와 중동을 중심으로 전력 변압기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중저가 전력설비 수요가 대부분인 중국, 남미 등과 달리 미국과 중동은 대체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 제품 발주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전력기기 시장 호황으로 제품 가격 자체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호실적을 거둔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도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가이던스로 매출 3조3020억원, 신규 수주 37억4300만달러를 제시했다. 역대 첫 매출 3조원대 도전을 선언했다. 매출 가이던스의 경우 2023년과 같이 기존 수주를 기반으로 계산된 만큼 실제 실적과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
주목할 부분은 내년과 그 이후의 실적을 주도할 신규 수주다. 2023년에는 가이던스 수정이 필요할 정도로 대규모의 수주가 이뤄졌다. 최근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은 재생에너지 투자를 고려하면 올해도 기분 좋은 오차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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