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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장 선 사모대출 시장]'건설사 NPL' 주목, 총선 이후 우량 매물 쏟아질까③금감원, 부동산 PF 경고장…"롯데건설·GS건설·코오롱글로벌 부실채권 주목"

남준우 기자공개 2024-02-15 07:54:30

[편집자주]

국내 사모대출 시장은 그동안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등의 저금리 대출에 막혀 꽃을 피우지 못했다. 갑진년부터는 시장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 익스포져, 둔화된 주식 시장 등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외국계 하우스들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사모대출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더벨에서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LP)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사모대출 시장의 현황과 나아가야 할 점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14: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최근 태영건설 이후 도산 우려가 있는 건설사들을 리스트업 중이다. 이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견디지 못할 곳들의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 NPL)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건설, 코오롱글로벌, GS건설 등 시장에서 꾸준히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는 곳들이 후보군이다. 계열사들의 담보와 지급보증 등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우량한 매물들이 즐비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정부 지원으로 PF 만기가 꾸준히 연기돼 왔지만, 이를 지속하기에는 정부의 부담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감원의 부동산 PF 정리 로드맵도 나온 만큼, PEF 운용사들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이후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부동산 PF 정리 로드맵' 공개

5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국내 다수의 PEF들은 태영건설 다음 도산 우려가 있는 국내 건설사들을 리스트업 중이다. 부실채권 급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태영건설은 작년말 부동산 PF에 따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작년 3분기말 기준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2000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차환이 필요한 태영건설의 우발채무 규모만 무려 1조2565억원이다.

문제는 태영건설에서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 호황기 때 급격히 늘어난 부동산 PF대출의 부실 여파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5일 이복현 원장 주재로 연 2024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PF 정리 로드맵'을 공개했다.

연체유예·만기연장이 반복되는 등 사업성이 낮아진 사업장은 지난해 말 결산 시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하도록 만든다는 내용이 골자다. 사업장 평가 방식도 강화해 경·공매 또는 재구조화를 유도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 주자로 롯데건설, 코오롱글로벌, GS건설 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롯데건설의 경우 국내 건설사 가운데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가 가장 크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말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5조4224억원에 달한다.

사진 출처 : 한국기업평가

◇'IMF 시기' 진로 부실채권 투자 형태 주목

PEF들이 이 점에 주목하는 이유는 향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우량 부실채권'에 있다.

롯데건설의 PF는 대부분 롯데캐미칼, 호텔롯데 등 다양한 계열사들의 담보와 지급보증이 포함되어 상품성이 좋다. 다만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없어 시장에 나오는, 즉 상대적으로 우량한 매물들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PEF들 사이에 퍼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는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국내 사모대출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pecial Situation Fund, SSF)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생기는 셈이다.

전통 SSF는 통상적인 사모투자와 달리 기업 구조조정과 특수자산 등에 대응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국내 시장에서 이와 관련된 투자는 IMF 시기 진로 부실채권 투자가 대표적이다. 당시 채권 원금 기준으로 5% 가격까지 떨어졌지만, 2003년 기업회생 절차 이후 하이트에 매각되면서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

한 PEF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전통적으로 NPL 플레이를 하기에는 리스크테이킹 탓에 그동안 공적 자금의 원조가 너무 컸다"며 "현재 PF 익스포져를 봤을 때 정부도 더 이상 구원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선 이후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우량 매물들이 하나씩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롯데건설 등 계열사 보증이 있는 우량 매물들이 쏟아지면 이를 구조화하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에 거는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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