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스톡워치]넷마블, 펀더멘털로 시선 이동②20만원에서 3만원대까지 급락, 자체 IP 확보로 대처…차입금 상환도 주목해야
황선중 기자공개 2024-02-08 09:47:22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 게임사 주가는 대부분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반짝' 호황이 끝난 탓이다. 깜짝 실적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면서 중소형사는 물론이고 대형사까지 펀더멘털이 흔들렸다.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는 뜸해졌다. 하지만 추락하는 주가를 지켜만 보는 기업은 없다. 더벨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게임사들이 주가 반등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넷마블 주가의 포인트는 '펀더멘털'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펀더멘털보다는 재료가 주가를 견인했다. 특히 주식 재테크 성과가 재료로서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넷마블이 투자했던 빅히트·카카오게임즈가 연달아 상장하던 무렵 넷마블 주가가 20만원 가까이 치솟았던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하지만 재료로 오른 반짝 주가는 오래가지 못하는 법. 하락장이 찾아오고 재료가 고갈되자 주가는 빠르게 주저앉았다. 설상가상으로 본업인 모바일게임 사업마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2022년 기점으로는 아예 적자(연결)로 돌아섰다. 주가는 3만원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자체 IP로 펀더멘털 강화
넷마블은 펀더멘털 강화로 반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우선 사업 노선을 새롭게 가다듬고 있다. 그동안은 게임을 개발할 때 외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넷마블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게임 10종 중에서 넷마블 자체 IP는 5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외부 IP를 차용한 게임이었다.
외부 IP 게임의 문제는 수수료다. 게임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IP 보유사에 지급해야 하기 때문. 여기에 게임유통플랫폼(구글플레이스토어·애플앱스토어)에 지급하는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실제로 넷마블이 지난해 3분기까지 지불한 지급수수료는 8178억원으로 매출의 44.5%를 차지했다.
넷마블은 지급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자체 IP 게임 라인업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연구개발비 비중 변화가 상징적이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까지는 20% 초반대에 그쳤지만 이듬해부터는 30% 전후로 움직이고 있다. 자체 IP를 발굴하기 위해 연구개발비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급수수료가 줄어드는 만큼 연구개발비가 늘어난다면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큰 변화는 없을 수도 있다. 다만 지급수수료가 매출이 늘어날 때마다 함께 증가하는 변동비라면, 연구개발비는 매출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발생하는 고정비다. 변동비 비중이 줄고 고정비 비중이 늘면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다시 말해 자체 IP 게임 라인업이 갖춰지면 비용구조가 변하면서 펀더멘털 핵심인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자체 IP 게임 매출의 경우에는 변동비(지급수수료)가 따라붙지 않아 이익이 많이 남는다. 앞으로는 자체 IP 게임의 성적표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것이란 이야기다. 나아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차입금 상환도 '변곡점'
넷마블은 재무구조도 계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특히 1조원이 넘는 단기차입금 상환에 주력하고 있다. 해당 단기차입금은 2021년 홍콩 소재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인수 과정에서 일으킨 것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11월 기존 보유한 하이브 주식 일부를 현금화해 마련한 5235억원으로 일부 상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잔여 단기차입금 규모가 1조원이 넘는 상황. 넷마블은 오는 6월까지 유의미한 상환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당장은 투자자산을 추가적으로 현금화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투자자산 규모는 3조원 이상으로 총자산의 36.7%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웨이 같은 자회사·관계사로부터 배당금을 끌어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자산 처분과 더불어 배당금 수익까지 활용해 현금성자산을 최대한 확보한 뒤 차입금을 갚아나갈 것이란 시각이다. 넷마블은 3년 동안 코웨이에서 배당금 명목으로 받은 금액은 695억원에 달한다.
차입금이 어느 정도 상환되면 넷마블에는 다시 현금성자산은 쌓이게 된다. 그때부터는 신규 투자를 실시할 여력이 생긴다. 넷마블은 그간 여유 현금이 생길 경우 투자자산에 적극 투자했던 만큼 새로운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때부터 넷마블 주가는 다시 재료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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