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후보군 분석]원유니버스, 넷마블 힘입어 '메타버스 어게인' 도전2000억 밸류 기대감, 후발 메타버스·VR 상장 후보군 관심
성상우 기자공개 2024-01-19 07:32:50
[편집자주]
지난해 코스닥 업계는 다사다난했다. 주가 변동폭이 커진 탓에 외부조달은 위축됐고 신사업 여지도 덩달아 줄었다. 덩치 큰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짐을 쌌다. 국내 첫 반도체 팹리스 유니콘인 파두 이슈는 여진을 강하게 남기기도 했다. 시장은 회복된걸까. 새해는 코스닥 선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간 악재에 대한 자정작용 노력과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투심이 돌아오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 문을 두드렸던 기업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더벨이 코스닥 출사표를 던진 이색업종 기업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유니버스는 2010년대 후반부터 게임·VR 업계에서 ‘메타버스 유망주’로 꼽혀온 곳이다. 대형 게임사 넷마블이 일찌감치 메타버스 파트너로 낙점하고 투자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모회사 와이제이엠게임즈 최대주주인 민용재 대표 역시 신사업 핵심으로 삼고 수년간 집중적으로 키워왔다.회사는 상장 준비 이력이 꽤 긴 편이다. 2년 전부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채비에 나섰다. 실제적으로는 지난해 하반기 기술성 평가를 마무리짓고 예비심사 청구에 돌입했다. 원유니버스의 상장 도전은 후발 메타버스·VR 기업들에게 중요한 참고 지표가 될 전망이다.
◇넷마블 초기 투자 150억 …2017년부터 메타버스·VR 본격 확장
원유니버스의 전신은 2011년 민용재 대표가 설립한 와이제이엔터테인먼트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의 친분 덕에 설립 당시 넷마블로부터 15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된 바 있다.
VR 게임·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 시점은 ‘원이멀스’로 사명을 변경한 2017년부터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VR 콘텐츠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한 태동기다. 이때부터 자체 개발한 VR 타이틀을 연이어 내면서 업계 선두주자 중 하나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메인 플랫폼격인 ‘스팀’과 ‘오큘러스’에 다수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원이멀스는 2020년대 들어 현재 사명으로 변경하면서 본격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이뤄진 것이 ‘몸집 갖추기’다. 코스닥 상장 게임사 베스파로부터 인수한 그래픽 아웃소싱 업체 '봄버스'와 웹3 전문 개발사 '유니플로우'를 합병하면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역량을 ‘원유니버스’ 안으로 모두 내재화했다. 같은 시기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공식적으로 상장 프로세스에 돌입했다.
회사 측이 공개하진 않았지만 시장에선 누적 투자 유치액은 300억원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넷마블로부터 받은 초기 투자에 이어 2020년에 100억원 규모 시리즈B와 이듬해 120억원 규모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2022년엔 초록뱀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6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수년간 기술 개발과 콘텐츠 출시에 매진해왔지만 이익을 내지 못한 탓에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야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22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으론 연매출 92억원에 16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매년 적자가 누적되면서 결손금은 370억원을 넘어섰다. 주기적인 자금 수혈로 자본잠식을 막고 운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지분구조가 다소 분산돼 있는 점 역시 연이은 대규모 유증에 따른 결과다. 2022년말 주주 구성을 보면 최대주주 와이제이엠게임즈 및 민용재 대표를 비롯해 넷마블·플랫폼성장컨소시엄·초록뱀미디어·주연테크·리팅랩스 등이 등재돼 있다.
◇넷마블 지분 행보·마지막 투자유치 밸류 1900억 '이목'
상장과 관련해 주목해볼 포인트는 기업가치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기관투자가 대상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은 밸류가 19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수치를 공모 시점에서도 관철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올해 증시 상황이 지난해보단 나을 것이란 전망이 있긴 하지만 게임·메타버스·콘텐츠 섹터의 경우 투심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다수의 상장사들이 공모 시점에서 몸값을 반으로 낮추면서 코스닥에 입성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것은 부담으로 지목된다. 원유니버스의 공모 흥행 여부 및 시총 수준이 올해 이후 상장을 준비 중인 메타버스·VR 관련업체들에게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대 주주 넷마블을 비롯한 다수 투자자들의 엑시트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설립자 민용재 대표의 친분은 업계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다. 과거 지스타 행사장에서 민 대표가 방 의장을 별도로 수행하는 모습이 수 차례 포착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원유니버스와 모회사인 와이제이엠게임즈에 대해 모두 2대 주주 지분을 보유 중인 넷마블이 원유니버스 상장 이후에 경영상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원유니버스 관계자는 "게임업계의 실력 있는 베테랑 개발진들과 다양한 업계의 능력자들이 합류해 게임을 비롯한 의료, 교육, 엔터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노력으로 매출 신장을 이룰 것"이라며 "질적·외적 성장과 함께 메타버스의 넥스트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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