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hc와 BBQ는 잇달아 외부에서 인재를 수혈하며 조직을 환기하고 성장을 위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양사 모두 전과 다른 영입 기조를 보인 점도 눈에 띈다. BBQ는 '재무', bhc는 '브랜드’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맨'에서 '유통업 전문가'로 대표 교체, 브랜드 이미지 제고 총력

bhc는 지난해 12월 신임 대표로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사진)를 선임했다. 독자경영을 시작한 후 외식 분야에 경험이 있는 인물을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 대표는 1993년 나이키코리아를 시작으로 로레알, 언더아머 등 유통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맡았다.


bhc는 2013년 제너시스비비큐에서 사모펀드 운용사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이후 10년간 초대 수장인 박현종 전 대표부터 조락붕 전 대표, 임금옥 전 대표, 이훈종 전 대표, 송호섭 대표 등 5명이 bhc 대표이사 직을 거쳤다.

조 전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재임 기간이 각각 8개월, 1개월로 사실상 역대 대표 중 실제로 bhc의 방향키를 쥐고 이끌었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은 박 전 대표와 임 전 대표 뿐이다. 이 두명은 30년 가까이 삼성그룹에 몸담은 정통 삼성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 전 대표는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전자 전략마케팅 상무, 삼성에버랜드 영업·마케팅 상무를 역임했다. 2012년 제너시스비비큐로 자리를 옮기면서 당시 자회사였던 bhc의 매각 협상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고 인수자인 로하틴그룹 측의 제안으로 매각과 동시에 bhc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17년 박 전 대표가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신임 대표로 임 전 대표를 영입했다. 그는 1983년부터 30년간 삼성전자에서 마케팅·전략유통 관련 경력을 쌓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넥센타이어에서 근무했다.

bhc는 삼성전자 출신 전문경영인을 중용함으로써 글로벌 대기업 수준의 운영 방식과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했다. 10년동안 '삼성 DNA'를 이식하는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업황을 잘 아는 전문가에게 사업을 맡겨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매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bhc는 송 대표 선임 배경으로 그가 지난 10년간 식음료, 소비재, 라이프스타일 기업 대표를 역임하면서 브랜드 명성 강화에 탁월한 역량을 보여온 점을 꼽았다. 특히 BBQ와의 법적 분쟁, 공정위 제재 등으로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된다.

송 신임대표는 bhc를 비롯해 아웃백, 창고43, 슈퍼두퍼 등 외식 자회사를 총괄할 예정이다. 현재 업무 보고를 받고 전국 가맹점 순회 간담회를 진행하며 새로운 성장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배회사' 제너시스 첫 전문경영인 선임, 지주사 체제 안정화

제너시스비비큐그룹의 외부영입 인사를 살펴보면 사업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둔 기조를 읽을 수 있다. 사업회사인 제너시스비비큐 대표로 꾸준히 외부 유통업계 전문가를 수혈한 반면 지주회사 역할을 하며 재무를 관리하는 제너시스는 오너 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제너시스의 신임 수장으로 NICE홀딩스 출신 최영 대표(사진)를 영입하면서 이러한 인사 기조에 변화가 감지됐다. 2011년 이후 창업주 윤홍근 회장과 그의 동생 윤경주 부회장이 맡아 온 대표 자리에 처음으로 외부 인물이 앉았다.

최 대표는 경력 대부분을 그룹을 총괄하는 지배회사에서 쌓았다는 특징이 있다. 1964년생인 그는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화종합금융, 우리금융지주, 동원창업투자금융 상무를 거쳐 2013년부터 8년 간 NICE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제너시스는 2013년 bhc 매각 후 지배구조 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제너시스비비큐 지분 약 30%를 추가로 확보해 100% 자회사로 만든 뒤 유사한 업종의 기업을 손자회사로 재배치하고 제너시스 외 계열사에서 오너일가의 지분을 줄였다. 그룹의 취약점으로 지목됐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자산규모 미달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일종의 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제너시스는 제너시스비비큐,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 등을 자회사로 두고 로열티 수수료와 용역 수입 등을 주요 수익원으로 한다.

그룹 차원의 재무 전략 수립에 전문성이 있는 최 대표 영입을 통해 지주사 체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 대표는 올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 기조에 발맞춰 그룹 예산을 관리하고 전사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