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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Q&A 리뷰]JB금융 '자사주 소각' 결정에 잠잠해진 컨퍼런스콜사상 최초 '200억' 소각, 분기배당도 실시…격론 오간 1년 전과 달리 납득하는 분위기

최필우 기자공개 2024-02-07 13:19:24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6: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 전 연간 실적발표 시즌 금융권의 이목을 끌었던 JB금융 기업설명회(IR)가 올해는 조용히 마무리됐다. 지난해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강도 높게 주장했던 주요 주주들은 JB금융이 새로 내놓은 안에 납득하는 분위기다. JB금융은 IR을 통해 그룹 최초의 자사주 소각과 분기배당 도입을 발표했다.

이번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계기로 정기 주주총회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를 총 5명 추천하며 주주환원 강화를 거듭 주장할 태세였다. JB금융이 주주환원 강화 카드를 먼저 꺼내든 만큼 각을 세울 명분이 약해졌다.

◇민생금융 지원 전 순이익 '역대 최대'…자사주 소각 발판

6일 JB금융이 2023년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공개한 순이익은 5860억원이다. 전년도 6010억원에 비해 150억원(2.5%) 감소했다. 다만 이는 민생금융 지원금 366억원이 차감된 금액이다. 민생금융 지원금을 빼기 전 순이익은 6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역대 최고 수준이다.

탄탄한 실적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이어졌다. JB금융은 지난해 매입한 자사주 300억원 중 200억원을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JB금융이 자사주를 소각하는 건 지주사의 전신인 전북은행 설립 이후로 처음이다. 자사주 소각에 더해 올해는 분기배당도 실시하기로 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에 힘을 실었다.

JB금융의 주주환원 강화를 반기듯 애널리스트들의 질문도 환원 정책에 집중됐다. 전년 대비 주주환원을 개선했는데 올해 전망은 어떻게 될지 묻는 질문이 스타트를 끊었다. 새로 도입되는 분기 배당의 금액 배분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정례화할 계획이 있는지 질문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사진)은 주주환원 정책 관련 질의응답에 직접 나섰다. 김 회장은 "기본적으로 작년에 중간배당한 수준에서 분기배당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회수가 1회에서 3회로 늘어나는 셈인데 200억원 내외로 세번하면 600억원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 구상도 밝혔다. 그는 "자사주 매입 같은 경우 전년도에 한 수준은 최소한 매입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사주 매입은 궁극적으로 소각을 전체로 하고 있고 소각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를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Q&A 세션에서 별다른 논쟁은 벌어지지 않았다. 1년 전 연간 실적발표 때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와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가 Q&A 세션에 직접 참여해 금융권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 대표는 JB금융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김 회장은 이 대표의 질문에 8분간 경영 전략을 설명해 국내 금융권 IR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RWA 연간 성장률 4% 못미쳐

JB금융의 2023년 경영실적은 다음달로 예정된 정기 주총 이사 선임 안건과도 연관돼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RWA 성장률을 낮추고 주주환원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일 것을 JB금융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입장을 대변할 인물들을 이사 후보로 추천해둔 상태다. JB금융은 기존 경영진의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사들의 임기 연장을 원하고 있다.

김 회장은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던 자사주 소각을 전격적으로 결정하고 분기배당 카드까지 꺼내든 건 승부수로 해석된다. JB금융은 지난해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도 기존 주주환원 정책이 결코 인색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주총 이후 기준으로 30%대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추가적인 환원책을 제시해 보편적인 주주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준수한 실적을 내는 와중에도 RWA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지 않았던 것도 김 회장의 경영 전략에 힘이 실리는 요인이다. JB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RWA 연간 성장률 3.8%를 기록했다. 이는 티어 그룹에 있는 다른 금융지주보다 낮은 성장률이다. 3년 평균 7~8% 수준으로 RWA를 관리하되 경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전략이 주주환원 정도를 약화시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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