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노리는 현대차그룹]올해도 '직진'…전기차 강자 입지 굳힐까③관건은 하반기 금리 인하…라인업 확충 계속 진행
이호준 기자공개 2024-02-14 07:29:09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은 묵묵히 최첨단 자동차 기술에만 몰두하는 무거운 느낌의 제조 회사가 아니다. 시장 변화에 따라 시장·신차 전략을 빠르게 바꿔가며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유연한 스타일에 가깝다. 올해도 변함없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썼지만 이보다 더 높은 목표를 시장에 제시했다. 그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수익 차종을 앞세워 북미 등으로 진격한다. 이번에도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더벨은 또다시 최다 판매 실적을 노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10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액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성과를 냈다."(FT)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자 안팎에서 관심이 잇따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더 크게 이겼다"라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략을 대대적으로 조명하기도 했다.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선택은 '직진'이다. '아이오닉7'과 '캐스퍼 일렉트릭', 'EV3' 출시에 집중해 전기차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도 올해 안에는 가동이 기대된다.
◇수요 둔화 현실화…관건은 하반기 금리 인하
전기차 수요 둔화는 현실이다. 경기 침체와 인프라 부족으로 전기차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성장률은 전년 대비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는 전기차 신규등록(16만2507건)이 전년 대비 처음으로 감소한 바 있다.
달라진 분위기를 먼저 체감하고 있는 중 한 곳이 현대차다. 현대차의 차종별 판매 현황을 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판매 대수 중 전기차 비중은 전년 5.7%에서 지난해 5.3%로 감소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감소한 건 지난 4분기가 처음이다.

전기차 투자에 진심이었던 현대차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인 이승조 전무는 지난달 2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기차 성장이 다소 정체를 보이고 있다"며 "갖춰 놓은 친환경차 라인업을 활용해 시장 변화에 대응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재 시장은 이르면 오는 2분기부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긴축 고삐가 느슨해지고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기차 시장도 자연스럽게 되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위기는 기회로 연결된다는 평가도 있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지만 연비 규제 등으로 장기적으론 성장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간 초기 투자에 지속해서 나섰던 현대차그룹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부진은 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가 불러온 측면도 있다"며 "전기차 시장 전망은 아직 흔들림이 없고 단기적으로도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부터는 시장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기차 라인업 지속 확대…판매량 증가 가능성↑
현대차의 선택도 직진이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7'과 경차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라인업은 아이오닉5·6와 EV6, 제네시스 GV60·GV70, 코나·니로 EV 등에 이어 9종으로 확대된다.
미국 현지 생산도 시도한다. 현재 현대차는 첫 해외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조지아주에 짓고 있다. 올 연말쯤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데 현행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감안하면 현대차도 북미 생산 시 세액 공제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기아도 전기차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 2분기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한다. 하반기에는 준중형 전기 세단 EV4을 출시한다. 두 모델 다 판매 가격이 4000만~7000만원대에 형성돼 있어 중소형 보급형 전기차로서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사업 사정이 훨씬 낫기도 하다. 일례로 기아는 작년 4분기 소매 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 비중이 6.5%로 전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증가했다. 신규 전기차가 본격 판매에 들어가면 추가적인 판매 비중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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