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BBQ vs bhc]영업권 1조와 3000만원, 상이한 신사업 전략④[포트폴리오]M&A로 종합외식기업 도약한 bhc, 성장동력 자체 육성하는 BBQ
서지민 기자공개 2024-02-16 07:18:07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 다각화는 모든 프랜차이즈 기업의 공통 과제다. bhc와 BBQ 역시 단일 브랜드가 갖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실었다. 목표는 같으나 방법은 대조적이다. bhc는 인수합병(M&A), BBQ는 자체육성 및 협업을 통해 신사업을 추진했다.두 기업의 영업권을 살펴보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영업권이란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형자산으로 M&A를 통해 얻을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치를 의미한다. 2022년 기준 bhc 지배기업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와 BBQ그룹 지배기업 제너시스의 영업권 규모는 각각 1조837억원, 3166만원이다.
다만 이 같은 신사업 전략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BBQ는 내부적으로 햄버거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맥도날드와 맘스터치 인수를 검토했다. bhc 역시 최근 대표 교체에 따라 투자 전략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창고43·아웃백' 품에 안고 1조 클럽 입성, PMI 통해 경쟁력 극대화
bhc는 M&A를 통해 탄생하고 성장했다. 2013년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된 bhc는 박현종 전 회장의 지휘 아래 적극적인 M&A로 몸집을 키웠다. 기존 사업의 공급망과 유통망을 활용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외식 기업들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2014년 한우구이 브랜드 ‘창고43’을 운영하는 부자되세요 인수를 시작으로 순댓국 프랜차이즈 ‘큰맘할매순대국’ 운영사 보강엔터프라이즈와 숯불갈비 전문 브랜드를 보유한 불소, 그램그램 운영사 빅투 등을 품에 안았다.
2021년에는 스카이레이크로부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2000억원대로 bhc가 진행한 M&A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bhc는 아웃백스테이크를 인수하면서 장부상 영업권으로 1430억원을 계상했다.
bhc그룹은 아웃백스테이크 인수를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 외식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웃백 인수 이듬해인 2022년 연결 기준 1조1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중 최초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인수 후 통합 작업을 실시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아웃백스테이크의 경우 로드숍에서 쇼핑몰, 백화점 등 복합몰 내에 매장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출점 전략을 변경했다. 그 결과 아웃백스테이크는 2022년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bhc의 활발한 M&A 행보에는 박 전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확고한 인수 기준을 바탕으로 bhc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지속해서 물색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박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적극적 M&A 기조에도 변화가 찾아올지 주목된다.
bhc가 M&A 외 방식으로 추진했던 신사업이 없지는 않다. 2021년 11월 샌프란시스코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국내에 매장을 오픈했다. 이밖에도 자체적으로 족발 브랜드 ‘족발상회’나 HMR 제품, 펫푸드를 개발해 선보였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계열사 통해 신사업 전개 '성과 미미', 펫시장 공략 승부수 통할까
BBQ는 M&A 보다는 내부육성에 무게를 둔 신사업 전략을 펼쳤다. bhc 매각 후 이렇다 할 M&A 투자가 없다. 2000년대 초반 급격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2012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재무구조 악화를 겪은 뒤 느리더라도 위험도가 낮은 방식으로 신사업 추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떡볶이 브랜드 ‘올떡’과 일본 와타미 그룹과 합작해 론칭한 ‘와타미’, ‘우쿠야’, ‘닭익는 마을’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다양한 브랜드에 비해 실적 기여도는 높지 않다. 전체 매출에서 BBQ치킨이 차지하는 비중이 95%가 넘으며 지앤에스올떡의 경우 지속된 적자로 2013년 이후 줄곧 자본잠식 상태다.
BBQ는 지난해 일본식 선술집 브랜드 와타미를 전면 재정비하고 서울 송파구에 1호점을 열었다. 최단기간 내 1000개점 달성을 목표로 출점에 나설 계획이다. 올떡 역시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외식을 넘어 새로운 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반려동물 카페 ‘피터펫’을 열었다. 반려동물을 위한 미용, 호텔, 유치원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시장성을 확인한 후 가맹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BBQ는 2019년부터 펫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였다. 당시 반려동물용품업체와 협업해 간식 브랜드 등을 출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4.5% 성장했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펫시장에서 반려동물 카페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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