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화증권 오너 3세인 윤승현씨가 승계를 위한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오너 2세 윤경립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시기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세대 교체가 진행중인 가운데 윤 회장이 내세울 만한 레거시(업적)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오히려 회사를 적자의 늪으로 빠뜨리면서 흑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 오너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경립 회장은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 2015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회사 임직원을 동원, 120억원 규모의 아버지 소유 주식 80만주를 통정매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속 이슈로 송사를 벌이면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불법 행위를 통해 회사를 물려받을 만큼 승계 의지가 강했던 윤 회장은 정작 사업을 확장하거나 실적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적이 없다. 뉴욕사무소를 낼 정도로 확장에 적극적이었던 유화증권은 1997년부터 폐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1997년은 윤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해다. 유화증권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9월 말 기준 지점은 하나도 없다.
윤 회장이 회사를 이어받은 뒤 영업용순자본, 총위험액, NCR 등 각종 재무지표의 흐름을 살펴보더라도 사업확장에 소극적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소극적 운영에 윤 회장의 통정매매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유화증권은 2022년에 이어 2023년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유화증권은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왔다.
회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어려움에 빠졌지만 윤 회장은 배당을 빼먹지 않았다. 특히 통정매매 이슈가 발생한 2016년부터 배당성향은 2017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100%를 넘었다.
오너 1세이자 창업자인 고 윤장섭 명예회장의 업적은 화려하다. 성보실업, 성보화학을 창립하고 유화증권을 인수하며 현재 오너 2세들이 자리잡고 있는 터를 만들었다. 성보문화재단과 호림박물관을 설립하는 등 문화재 수집가로서 활동도 활발했다.
다행히 오너 3세인 윤승현씨는 차근차근 지분을 매입하면서 법적 이슈를 만들지 않고 있다. 아버지와 비교하면 승계 과정이 그나마 투명한 셈이다.
승계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이 시기, 유화증권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통정매매'가 돼버렸다는 점이 아쉽다. 남은 시간이라도 윤경립 회장이 유화증권에게 '잃어버린 시간'이 되지 않도록, 또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고 윤장섭 명예회장에 부끄럽지 않도록 새로운 레거시를 만들어내길 기대해본다. 아들에게 지분 말고도 넘겨줄 게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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