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증권 오너리스크 장기화, 2년 연속 영업손실 못막나 영업용순자본 10년 넘게 4000억대 머물러, 선순환 확보 의지 없어
안정문 기자공개 2023-11-29 07:25:45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화증권이 9월 말 누적기준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위기에 처했다. 딱히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없는데다 오너리스크는 장기화되고 있어 4분기 극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된다.27일 유화증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33억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2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8% 늘었지만 금융상품과 관련된 손실이 147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손익이 적자에 머물렀다.
유화증권의 사업은 크게 리테일부문, 상품운용부문, 자산운용부문, 기타부문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상품운용부문에서 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문은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리테일부분은 8억원, 자산운용부문은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실적부진과 함께 시장경쟁력도 자연스럽게 하락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유화증권의 거래점유율은 2019년 0.07%, 2020년과 2021년 0.04%, 2022년 0.05%에서 올 3분기 0.02%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유화증권이 올해 연간실적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지난해 29억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3분기 3개월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실적이 흑자를 거뒀다는 점은 유화증권으로서 다행스러운 점이다. 영업수익은 60억원, 영업이익 10억원, 순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
◇NCR 높지만 자산 확대 의지 없어
유화증권 측은 소수정예화를 통해 변화에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하고 안전자산투자로 높은 순자본비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화증권의 올 3분기말 기준 신NCR(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필요유지자기자본)은 1076.67%다. 신용평가사나 금융당국의 규제 등에 사용되는 구NCR(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은 701.8%다.
수치 자체는 양호한 수준이다. 국내 초대형 IB는 신NCR이 대부분 1500% 이상이다. 구NCR 기준으로도 200% 내외다. NCR이 높다면 위기 대응능력이 좋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구NCR 기준으로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다만 NCR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높은 NCR은 자산 확대에 소극적이라는 뜻을 품고 있기도 하다. 자본이 우량한 대형 증권사가 리스크가 큰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 NCR이 낮게 산정되기도 한다.
영업용순자본 추이를 보면 유화증권의 사업확장 의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올 9월 말 영업용순자본은 4783억원이다. 재무제표상 순재산액 4817억원에서 195억원의 차감항목과 9000만원의 1억1900만원의 가산항목을 고려한 결과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0.36%(17억원) 줄었다. 2012년 말 영업용순자본이 4417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변화없이 10년이 넘도록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총위험액의 흐름도 비슷하다. 올 9월 말 기준 675억원이다. 2017년 557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6년 동안 150억원이 채 늘지 않았다. 늘어난 것 역시 최근의 금리 상승과 주식시장 약세 등의 영향이 크다. 총위험액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시장위험으로 616억원이다. 시장위험은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에서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화증권이 최근 10년 동안 유상증자를 단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산 확대, 투자 증가,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나"고 말했다.
◇윤경립 통정매매 재판, 다시 1심으로
여기에 더해 유화증권의 오너리스크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향후 실적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2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 12-1부는 윤경립 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관할법을 위반한 잘못이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예전 자본시장법상 법정형이 징역 20년 이하, 벌금형이라 법원보직법에 따라 합의부에서 다룰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법원은 사건에 따라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나 판사 1명이 심리하는 단독 재판부에 사건을 배정한다. 앞서 서울 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8월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 회장에게 징역 1년6개월,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유화증권에는 벌금 5억원이 선고됐다.
윤 회장은 2015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회사 임직원을 동원해 120억원 규모의 아버지 소유 주식 80만주를 통정매매방식으로 취득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유화증권은 올해 6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개한 1분기 국내 주식 및 채권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수사가 본격화된 직후 실적에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지난해 6월 검찰은 금융위의 고발에 따라 수사를 시작했다. 직후인 작년 3분기 유화증권은 영업수익 181억9200만원, 영업이익 7억4900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영업수익은 3.2%, 영업이익은 90.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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