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등기이사 점검]카카오 김범수, 지배력 보루 '케이큐브홀딩스'만 유지카카오 지분 10% 보유한 개인기업, 배우자와 나란히 기타비상무이사
박동우 기자공개 2024-03-11 08:13:46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오너가 있는 64개 기업집단 소속 2602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총수일가 경영참여 현황을 발표한다. 이사회 중심 경영문화를 뿌리내리고 오너가의 책임경영 측면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올해 처음으로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상승 전환했다. 공정위의 바람이 조금씩 이뤄지는 것일까. THE CFO는 주요 그룹별 오너가의 등기이사 등재 현황과 실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15: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현재 '케이큐브홀딩스'에서만 등기임원을 유지하고 있다. 김 센터장과 배우자가 나란히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라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2대 주주로 지분 10%를 보유 중이다. 김 센터장의 카카오 지배력을 뒷받침하는 보루 역할을 수행하는 개인기업이다.◇카카오 '2대 주주' 케이큐브홀딩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기업집단 카카오 산하 141개 계열사 중에서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회사는 케이큐브홀딩스 한 곳에 그친다. 배우자 형미선씨가 케이큐브홀딩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센터장이 지분 일체를 소유한 기업으로 2007년에 설립됐다. 벤처펀드에 출자하거나 미국 국채, 해외 상장사 주식을 사들이는 등 개인 투자에 주력해 왔다. 카카오의 2대 주주로도 이름을 올렸는데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카카오 주식 10.41%(4625만3222주)를 보유했다.
카카오 최대주주는 김 센터장으로 지분율 13.29%(5906만8747주)를 확보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까지 감안하면 지분율은 23.7%다. 김 센터장에게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를 겨냥한 본인 지배력을 공고히 다지는 수단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케이큐브홀딩스 때문에 김 센터장이 위기에 직면한 적도 있었다. 2021년 상반기에 김 공동의장이 가족과 친인척에게 카카오 주식 33만주를 증여하고 자녀 상빈·예빈씨가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하는 사실이 드러났다. 창업주 일가가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논란으로 확산됐다.
설상가상으로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카카오게임즈의 주주총회에서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한 대목이 공정거래법 위반을 자초하기도 했다. 홀딩스 사업목적에 '기타 금융투자업'을 명시한 점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금융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입각해 지분을 가진 비금융사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2022년 카카오 사내이사 사임, 동생 회사는 올 1월 청산
2007년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창업한 이래 줄곧 김 센터장은 카카오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했으나 2022년 3월에 물러났다. 등기임원 사임 당시 김 센터장은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며 "글로벌 확장 업무를 맡겠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2022년 3월 카카오 등기임원 퇴임과 맞물려 인공지능(AI) 연구에 특화된 계열사 카카오브레인 이사회에서도 빠졌다. 2017년 2월에 처음 선임된 지 5년 만이었다. 일본법인 카카오픽코마(옛 카카오재팬) 사내이사직 역시 지난해 3월에 사임했다.
이후 케이큐브홀딩스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선언하고 보유하던 카카오 주식을 비영리재단 브라이언임팩트에 넘겼다. 브라이언임팩트는 2022년 7월과 2023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총 80만1200주(증여가액 500억원)를 받았다. 김 센터장은 2021년 재단법인 설립 이래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직을 수행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김 센터장은 그룹 거버넌스 재정립과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하는 취지를 강조하면서 경영쇄신위원장과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기 시작했다. 창업주 일가 친족이 운영하던 회사도 정리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김 센터장의 동생 김화영씨가 사내이사로 등기된 오닉스케이는 올해 1월에 청산했다. 오닉스케이는 2014년에 카카오와 제휴해 사내 카페 '커피톡'을 론칭했다. 과거 김 센터장이 소유한 서울 강남 케이큐브타워 건물을 위탁 관리한 업체이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오닉스케이는 카카오 경영상 관련이 없는 법인이기 때문에 별도로 말씀드릴 입장이 없다"며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여러 주주 중 하나일 뿐이고 카카오를 비롯해 기업집단 카카오 소속 계열사의 운영이나 사업 활동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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