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휴게소 사업 중단된 삼성출판사, 신사업 카드 '만지작'아트박스·더핑크퐁컴퍼니 등 관계사 시너지 고려
양귀남 기자공개 2024-02-19 10:37:5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삼성출판사 주가가 최근들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달 초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급상승하다가 갑작스레 주가가 주저앉으면서 등락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 주가는 최고 2만 9950원을 기록하기도 하고 현재는 2만 4000원대로 가라앉았습니다.
이번 반등은 삼성출판사가 기나긴 침체기를 탈출할 수 있는 반가운 신호입니다. 삼성출판사의 주가는 지난 2021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시기에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당시 최고 5만 9000원을 기록했는데요. 이후에는 좋은 기억이 없습니다.
2021년 4월 최고 5만 9000원을 기록한 주가는 2년 넘게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일부 회복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길지 않았습니다. 결국 주가는 하반기 들어서면서 2만원 대가 무너졌습니다.
그러던 삼성출판사의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힘을 냈는데요. 지난해 10월 최저 1만 2310원을 기록한 뒤 주가가 튀어올랐습니다. 지난해는 주가를 일부 회복해 새해를 맞이하기 전까지 1만 5000원대를 기록하다가 새해에 들어서며 2만원 선을 회복했습니다.
이번 반등이 더욱 반가운 점은 거래량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장의 관심이 환기된 것일까요. 지난해 말 반등에는 거래량은 크게 받쳐주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거래량이 수차례 100만주를 넘고 지난 6일에는 최고 670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삼성출판사는 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출판사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삼성출판사는 지난 1964년 설립해 출판문화사 업체로는 국내 최초로 1984년 코스피에 상장했습니다. 2000년 패션업체 F&F와 합명하며 사명을 NSF로 바꿨지만 2002년 인적분할을 통해 재상장했습니다.
삼성출판사는 유·아동 출판물을 주축으로 영어교재 및 성인교양물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 서점과 소셜쇼핑 등의 도서코너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군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삼성출판사는 유·아동 단행본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출판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9.6%에 달합니다.
삼성출판사는 의외로 휴게소를 운영했었습니다. 삼성출판사는 지난 1995년부터 하남방향 이천휴게소 운영권을 확보해 휴게소 사업을 영위해왔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5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삼성출판사 전체 매출의 14.8% 비중을 차지할 만큼 적지 않은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표현이 과거형인 이유는 올해부터 영업이 정지됐기 때문인데요. 삼성출판사가 운영하던 하남방향 이천휴게소는 지난 2022년 휴게시설운영평가 결과에 따라 한국도로공사에서 휴게시설운영권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12월 영업이 정지됐습니다.
휴게소사업부문의 영업종료는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삼성출판사는 지난 1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을 공시했는데요.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1%, 45.6% 감소한 418억원, 1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출판사는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당기 중 휴게소사업부문의 영업종료로 중단영업손익으로 제외해 실적이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Market View
최근 1년 사이 삼성출판사와 관련돼 나온 증권사 보고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코스피 시장에 있지만 주요 관심 종목에서는 벗어나 있다는 의미죠. 실제로 지난해에는 주가가 하향 흐름을 보였고, 거래량도 지지부진하며 하루 거래량이 1만주를 넘기지 못하는 날도 수차례 있었습니다.
삼성출판사가 시장에서 관심을 받을 때는 펀더멘털보다는 단기 이슈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급상승에는 더핑크퐁컴퍼니 상장이슈가 배경에 있었습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핑크퐁', '아기상어', '베베핀' 등 세계에서 경쟁력이 있는 IP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삼성출판사가 더핑크퐁커퍼니의 지분율 16.83%(207만 1215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더핑크퐁커퍼니는 김진용 삼성출판사 대표의 장남인 김민석 대표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경쟁력이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보니 상장 이슈가 지속적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출판사의 주가가 우선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급등은 지난달 여야 저출산 정책 발표와 관련이 있는 듯 보입니다. 저출산 정책 발표와 동시에 유아용품 관련주가 급등한 바 있습니다. 아가방컴퍼니, 제로투세븐 등이 삼성출판사의 주가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급등세를 보인 후 상승분을 일부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성출판사는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저출산 관련 정책 추진 소식에 주가가 움직이곤 했습니다. 지난 2011년에는 당시 여당이 무상보육 확대 정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한 적도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삼성출판사 재무부문의 키맨은 김민권 이사입니다. 삼성출판사는 사내에 따로 CFO 직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김민권 이사가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재무, 인사 등 경영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김 이사는 1964년생으로 경신고를 졸업해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6년 신세기통신 회계팀에 근무한 이력이 있고 삼성출판사에서 근무를 시작한 후 2003년 이사에 등기됐습니다. 삼성출판사에서만 23년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더벨은 최근 삼성출판사의 주가 흐름에 대해 김 이사의 의견을 듣고 싶어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삼성출판사의 IR은 경리팀에서 담당하고 있었는데요. 16일 삼성출판사 경리팀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출판사 측은 김 이사가 언론 노출을 꺼리고 이날 팀장과 임원급의 워크숍이 있어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전했습니다.
삼성출판사의 IR을 담당하는 경리팀장을 통해 삼성출판사의 주가 흐름과 최근 실적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삼성출판사 경리팀장은 "최근 주가 흐름 같은 경우는 저출산 정책 관련주로 엮이다 보니 갑작스레 관심이 많아져서 등락이 커진 것 같다"며 "주가 흐름을 보면 다른 저출산 정책 관련주들과 흐름이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세간의 가장 큰 관심이 모이고 있는 더핑크퐁컴퍼니 상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는데요. 삼성출판사 경리팀장은 "상장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 상장이 언급된 적도 없고 기사화된 것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적 개선 방향성에 대해서는 "회사 자체적으로도 휴게소 영업 부문이 빠지면서 실적 개선을 위한 다양한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며 "본업에 기반한 신사업 추진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아트박스나 더핑크퐁컴퍼니 등 관계사와 시너지를 낼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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