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주식시장 화두인 김선영 박사의 헬릭스미스와 유진산 창업주의 파멥신, 그리고 박상우 대표의 NK맥스까지. 각 창업주와 회사는 기반기술도 신약 개발을 위한 타깃 질환(적응증)도 시가총액도 모두 다르다. 그러나 공통분모 한 가지가 있다.최대주주의 지분 가치, 즉 바이오텍 경영권을 얻을 수 있는 최대주주가 갖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시장에서 맥없이 평가절하당한다는 점이다. 초창기 코스닥 시장에서 책정했던 기업가치는 고사하고 최대주주 지분을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넘긴 사례의 주인공들이다.
통상 상장사 경영권이 거래대상에 오르면 시가에 웃돈을 더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헬릭스미스는 2022년 말 김 대표 지분이 이미 실질적으로 50억원에 팔렸는데 작년 말 김 창업주와 무관한 또 한 번의 손바뀜이 나왔다.
파멥신의 경영권은 최근 단돈 30억원에 비상장 타이어기업에게 팔렸다. 박상우 NK맥스 창업주는 본인이 받은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이 반대매매의 트리거를 달성할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경영권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바이오텍을 강타하고 있다. 이른바 '마피'의 습격이다. '마피'는 부동산 시장에서 처음 언급됐다. 분양가나 거래가에 붙은 프리미엄을 붙여 집을 구매했더니 오히려 자기가 낸 돈 보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자산 감소와 이자 부담을 함께 짊어져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팬데믹 전후로 바이오텍에 찾아온 유동성 장세는 영원할 것 같았고 호황도 계속될 줄 알았다. 그러나 '마피'로 요약되는 앞서의 경영권 염가 매각에 대처조차 어려운 게 국내 바이오텍이 처한 현실이다.
불과 3년 전 바이오섹터가 최고점을 찍을 때만 해도 이 사태는 가늠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마피 사태를 즈음해 창업주들는 물론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이기 시작했다. 회사의 미래가 세밀한 경영전략이나 비전보단 싸게 사들인 주인의 '상상력'에 맡겨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마피'가 모든 바이오텍에 적용되는 이슈는 아니다. OCI와의 이종산업 결합 이후 주가가 우상향 중인 한미사이언스, 창업주 김용주 박사 등의 경영권을 보장하면서 제대로 된 프리미엄까지 얹어 준 오리온과 레고켐바이오의 빅딜같은 예외도 있다.
그러나 슬픈 일은 앞서 한미약품그룹이나 레고켐처럼 호재를 기대할 바이오텍보다 당장 냉혹한 현실을 헤쳐나갈 체력조차 부족한 곳들이 많다는 점이다. 언뜻 봐도 상장 기업의 사형선고와 같은 관리종목 지정을 앞뒀거나 이미 거래가 막혀버린 바이오텍도 적지 않다.
당분간 경영권이 '헐값'에 넘겨지는 일은 몇몇 기업의 이슈로 끝나지 않고 계속될 전망이다. 이 사태가 바이오텍 창업주나 관계자들이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데 근본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습격을 버틸 기업은 어디고 체념하고 '마피'를 수용할 곳은 어디일까. 이를 밝히는 일과 '옥석가리기'는 이음동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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