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장인화의 시간]한층 중요해진 '승계 프로그램'③내부 후보군 교육 및 관리 중요…이사회 운영 전반 손볼지도 관심
조은아 기자공개 2024-02-21 13:44:01
[편집자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회장으로 돌아온다. 장 전 사장의 낙점은 어느 면에선 '이변'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면면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본업이 흔들릴 때 본업을 잘아는 백전노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게 다는 아닐 것. 더벨이 장인화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는 1955년생으로 만 68세다. 임기를 마치는 3년 뒤엔 만으로도 70세를 넘긴다. 연임 여부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적지 않은 나이인 데다 3년이라는 시간이 마냥 길지는 않은 만큼 취임 직후부터 후계자 양성에도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회장 선임에 본격 들어가기 전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절차의 상당 부분을 손봤다. 많은 점이 개선됐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약점을 노출하면서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잡음을 막기 위해 이사회 운영 방식 전반은 물론 승계 프로그램을 한층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내부 후계자 교육…금융지주 사례 보니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논란의 대상이 됐던 연임우선심사제를 폐지했다. 또 회장 임기 만료 3개월 전 자동으로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개시되도록 했다.
일각에선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는 부담을 안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연임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비판도 나왔으나 따져보면 장점이 훨씬 많다. 우선 현직 회장이 조기 '레임덕'에 빠지는 걸 막을 수 있다. 현직 회장의 입만 쳐다보지 않고 정해진 시기 정해진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이점 있다.
앞선 두 가지가 이번 회장 선임 때부터 적용됐다면 올해부터 본격 적용될 새 규정으로는 이사회 산하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가칭)' 신설이 있다. 아직 어떤 식으로 운영될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금융지주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모두 회장 후보군 관리와 교육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예를 들면 KB금융지주에선 포스코홀딩스의 회장후보군관리원회 역할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하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내부 후보자군 10명에 대한 육성 프로그램을 상시 가동 중이다. 프로그램을 상세히 살펴보면 △경영 현안 주제 발표 △'FGC(Future Group CEO Course)' 수료 △이사회 워크숍 등으로 짜여있다.
이점은 여러 가지다. 그동안은 다음 회장에 도전하기 위해 스스로 '지원'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 아무래도 현직 회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지만 그룹에서 관리하는 명단에 들면 지원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내부 후보들은 경영 역량을 한층 확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한 계열사에 몸담고 있어도 그룹의 역점 사업을 지속적으로 숙지할 수 있게 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역시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을 상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후보자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깊이 있게 평가할 수 있다.
◇관건으로 떠오른 정당성 확보…이사회 운영 변화에도 주목
장인화 회장 후보가 이사회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줄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현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호화 이사회 및 배임 논란에 휩싸여 있다. 위법 여부를 떠나 그룹 내부에서도 주주들의 눈높이와 다소 동떨어져있다는 데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특히 포스코그룹이나 KT&G 등 소유분산 기업의 경우 사외이사들이 회장 선임의 전권을 쥐고 있는 만큼 절차의 정당성을 위해서라도 이사회 운영 전반이 한층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상당수를 교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명의 사외이가 가운데 3명의 임기가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만료되는데 이들뿐만 아니라 나머지 사외이사의 교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자격을 갖춘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일 역시 한층 더 중요해졌다. 포스코홀딩스 기업시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후보군은 640명에 이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후보군이 이 정도로 많지는 않았으나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9년 말에는 142명에 그쳤으나 2020년 말 283명으로 늘었고 2021년 말에는 573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회장 선임 절차를 손보면서 사외이사 선임 관련 개선안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경영자 출신을 확대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사외이사 후보군 탐색 단계부터 산업계 인물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보다 많은 인재를 검토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됐다. 포스코그룹은 사외이사 후보추천자문단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하는 후보를 기존 3배수에서 5배수로 늘렸다. 또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전 역량지표(BSM), 차기 선임 분야 및 인원수, 선임 일정 등을 사전 공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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