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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엔지니어링은 지금]최대 과제 'SK하이닉스 의존도' 재확인거래처 다변화 필요, 디스플레이·태양광 신규수주 관건

김경태 기자공개 2024-02-29 07:21:10

[편집자주]

주성엔지니어링은 황철주 회장이 31년 전 창업한 반도체 장비사다. 1998년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하면서 업계 내 입지를 비약적으로 확장해 왔다. 하지만 작년 업황 악화와 최대 거래처의 투자 감소로 역대급 실적 감소를 경험했다. 디스플레이, 태양광 분야 등 신사업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대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더벨이 변곡점을 맞이한 주성엔지니어링의 사업 현황과 전망, 지배구조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장비사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단순히 반도체 업황 문제가 아닌 일부 거래처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연관이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최대 거래처는 SK하이닉스인데 작년 시설투자(CAPEX)를 크게 줄이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 반도체업체 등으로 고객사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최근 태양광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키우고 있다. 다만 러시아 업체와의 거래 이후 새로운 수주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올해 신규 일감 확보가 향후 사업 다각화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시설투자 축소, 실적에 직결…올해도 속도조절 분위기 '촉각'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의 작년 연결 매출은 2848억원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89억원, 당기순이익은 358억원으로 각각 76.6%, 66.3% 줄었다. 지난해 매출과 이익 모두 2020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분기보다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는 했다. 작년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186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은 90억원, 당기순이익은 70억원으로 각각 10분의 1 미만으로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연결 매출은 9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2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88억원으로 34.2% 증가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국내 전방 고객사가 작년 상반기에 투자를 줄이다보니 매출이 감소했다"며 "영업이익 감소에는 태양광 프로젝트 비용 증가, 연구개발(R&D) 투자 유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이 부진한 가장 큰 배경은 SK하이닉스의 투자 축소다.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를 주 거래처로 두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전체 매출에서 50% 가량을 SK하이닉스를 통해 올렸다.

문제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 불황이 극심해지면서 SK하이닉스가 시설투자를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2022년에는 19조원이었는데 작년에는 50% 이상 축소했다. 이에 따라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도 출렁였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반도체 장비 매출은 1294억원으로 전년 동기(3053억원)의 절반 이하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향성을 위해서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시설투자 재개가 절실하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시설투자를 작년보다는 늘릴 예정이지만 제한적인 증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변수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올 1월 컨퍼런스콜에서 "작년 CAPEX 규모는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 수준이었는데 이는 인공지능(AI)향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필수 투자를 제외하고 전 영역에서 투자비를 대폭 축소한 수준"이라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CAPEX 증가가 예상되나 철저히 고객 수요와 수익성에 기반해 투자를 집행하고 효율성을 강화해 증가분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선별적 투자 집행이 주성엔지니어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공산이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만드는 ALD장비는 주로 D램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 때 쓰이고 있다. D램을 구성하는 커패시터(Capacitor)에 하이K(High-K, 고유전율)라는 물질을 원자 단위로 매우 얇게 입힐 때 활용한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10나노미터(nm)급 5세대(1b) D램의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이천사업장 내 M16 공장 증설을 준비 중이다.

◇미국의 중국 견제 변수, 디스플레이·신성장동력 '태양광' 수주 절실

SK하이닉스의 시설투자 확대와 더불어 거래처 다변화 성과도 올해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이슈다.

그간 주성엔지니어링은 중국 시장을 통해 매출 확대에 집중했다. 화학기상증착(CVD·Chemical Vapor Deposition) 장비를 중국의 SMIC, CXMT, YMTC 등에도 납품했다. 실제 주성엔지니어링은 중국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의 61%를 중국에서 거뒀다. 국내 매출은 12% 수준이다.

다만 미국의 중국 견제 심화가 변수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달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 한국, 일본, 이스라엘 등 동맹국들도 미국 기업들에 적용하는 한층 더 높은 중국 수출 규제 기준을 적용하도록 공식 요청했다.

향후 ALD 장비를 메모리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해외 파운드리 기업으로 공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대만과 미국 등의 글로벌 파운드리로 판로를 넓힌다는 전략을 세운 뒤 수주를 노리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사업의 실적 향상도 관전 포인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증착 장비를 만든다. 주 거래처는 LG디스플레이다. CVD 장비뿐 아니라 ALD 장비를 개발하면서 경쟁력을 갖췄다. 작년 3분기 누적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은 67억원으로 전년 동기(258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태양광 사업은 새로운 일감 확보 여부가 주목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9월 러시아 기업 엔코어 그룹 LLC와 470억원 규모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장비(PECVD)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후 새로운 수주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엔코어와의 거래의 경우 작년 하반기에 매출 인식이 이뤄졌다. 다만 수익성이 나빠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당 수주 건이 러시아 쪽 근접지역이다 보니 2년 넘게 지연되다 보니 물류비나 부대비용 등이 늘었다"며 "태양광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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