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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심리 시작' 메디톡스vs휴젤, 달라진 세가지 포인트 상업화 전 분쟁에 '균주·공정' 핵심쟁점 제외… '강대강' 기조 변화 눈길

최은수 기자공개 2024-02-29 08:42:4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톡스가 휴젤을 상대로 제기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단심제로 진행되는 해당 분쟁 판결을 가늠하는 사전심리가 열리면서 늦어도 6월 안엔 이 분쟁을 둔 ITC의 판결 결과를 받아들게 된다.

이번 분쟁은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진행했던 사례와는 세가지 차이를 보인다는 데 주목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양사를 둘러싼 법률리스크의 향배는 예단하기 쉽지 않다.

◇미국 기업과 상용화된 제품 없이 ITC 판결 앞둬…대웅제약 사례와 판이

2022년 3월 촉발된 양사의 ITC 분쟁은 이제 최종 국면에 다다른 상태다. 27일 ITC에서 양사가 제출한 변론 자료 등을 검토해 판결을 내리기 위한 '사전심리'를 시작했고 이 절차 역시 금주 안에 마무리된다. 당초 업계선 올해 초 예비판결을 받아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절차에 따라 판결 결과는 상반기 말이나 돼야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ITC의 사전심리를 거친 판결이 자국기업과는 무관하게 내려지는 점이 눈길을 끈다. ITC 소장에 적시된 기업은 메디톡스와 휴젤 그리고 오스트리아에 소재한 크로마파마뿐이다. 기존 보톡스 1차 갈등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ITC 소송에선 미국 회사 2곳이 포함된 바 있다.

당시 메디톡스는 '보톡스 원조'로 불리는 엘러간(현재 애브비에 피인수)과 손잡고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를 ITC에 제소했다. 이는 제소 당시 대웅제약의 주력제품인 나보타가 FDA 품목허가(BLA)를 받았고 파트너사 등을 통해 시중에 제품을 공급 중인 상태였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흘러 메디톡스는 엘러간과의 기술이전(L/O) 계약을 해지하고 공식적으로 결별을 선언한 상태다. 당시만 해도 엘러간은 메디톡스 파이프라인 MT10109L의 미국 출시를 지원하는 파트너 격이었다.

또 휴젤은 아직 보툴렉스에 대한 FDA BLA 신청만 진행했을 뿐 승인을 받지 못했단 것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FDA가 휴젤이 제출한 BLA에 대한 마지막 실사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극적인 변화가 있더라도 상업화까지 마무리된 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무역 분쟁'의 최종 판결이 내려지는 셈이다.

복잡한 여론전과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던 앞서 대웅제약 때와는 다르게 메디톡스와 휴젤의 분쟁의 분쟁은 주로 수면 아래에서 진행 중인 것도 주목할 일이다.

메디톡스 및 휴젤 측 모두 "현재 소송 중인 사안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내놓을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심리 앞두고 균주·공정 제외, '법리 보완' vs '전향적' 변화 촉각

이번 ITC 심리에서 균주와 함께 공정 관련 영업비밀을 둘러싼 분쟁이 제외된 것도 주목할 사안이다. 통상 균주와 공정은 보툴리눔 톡신의 제조에 핵심 관련되기 때문에 시장에선 이를 메디톡스와 휴젤을 둘러싼 분쟁의 본질로 해석해 왔다.

이는 메디톡스 측이 휴젤의 균주가 자사가 보유한 하이퍼 홀 A 균주에서 유래했다는 입장을 철회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양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염기 서열 분석(시퀀싱)이 끝난 것으로 알려진 10월 이후의 변화다. 메디톡스 측은 철회된 부분은 균주와 공정 부분은 전체 소송 중 일부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일종의 '법리 보완'이란 뜻이다.

대웅제약과 사례를 비춰볼 때 앞서 균주와 공정이 쟁점에서 제외된 것은 휴젤에게 다소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당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분쟁에 대해서 ITC는 예비판결에선 나보타를 10년간 수입 금지하겠다 판결했다.

ITC의 판결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 제조기술을 도용한 혐의가 입증된다는 취지가 담겼다. 그러나 최종판결에선 균주 제조기술을 도용한 건 맞지만 '영업비밀'에 속하지 않는다고 본 결과다. 금지 기간도 21개월로 줄었다.

무엇보다 규제 강도가 줄어든 최종판결이 나온 후 이 역시 결과적으로 '합의'를 통해 없던 일이 됐단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해당 합의 결과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나보타의 판매 및 유통 권리를 확보하는 대신 소정의 합의금과 매출에 연동된 로열티를 메디톡스 측에 지급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심리 진입 전부터 균주와 공정이 제외된 점을 볼 때 앞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사례와 같이 강도높은 예비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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