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6가구 인천 민간임대주택, 본PF EOD에 공매행 분양가·보증금 협상 실패로 상환재원 마련 실패, 시공사 동원건설산업 미수금 700억 수준
이재빈 기자공개 2024-03-05 07:38:55
[편집자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여파로 공매 시장에도 빅사이즈 매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업장에 투자한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 리스크가 터지기 전 서둘러 공매를 활용한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는 영향이다. 공매 성사 여부는 선·후순위 대주단과 에쿼티로 투자한 시행사들의 손실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도 된다. 공매 시장에 대단위 액수로 등장한 부동산 매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09: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사를 마친 1096가구 민간임대 공동주택 단지가 공매 매물로 나왔다. 단지 전체를 한번에 인수해야 하는 일괄매각 조건이다. 시행사와 임차인 조합의 최종 분양가 합의 불발 등으로 인해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재원 마련에 실패하면서 공매로 출회됐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 영종 베네스트위홈 골든마레이 공동주택 1096가구가 공매 물건으로 등록됐다. 대지지분이 포함돼 있고 공매 대상 부동산을 전부 인수해야 하는 일괄매각 방식이다.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이 시행사 시너지밸류제2호 의뢰로 작성한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공매 대상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은 5001억원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4일 진행될 1회 입찰에 책정된 최저입찰 가격은 5001억원으로 설정됐다. 3월 8일까지 총 5회차로 입찰이 진행되며 마지막 회차까지 공매가 진행될 경우 최저입찰가격이 3450억원으로 떨어지는 구조다.
미단시티로 불리는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1366-8번지 일원 8만2060.4㎡에 조성된 단지는 지난해 10월 준공인가를 받았다. 연면적 16만7322.93㎡, 지하 1층~지상 29층, 11개동, 1096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시행은 시너지밸류제2호가, 시공은 동원건설산업이 맡은 사업지다.
단지는 민간임대주택 방식으로 개발된 사업지다. 분양가의 10%를 임대보증금으로 납부한 후 10년간 거주하면 분양우선권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공매를 통해 매수한 자도 민간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후 운영해야 한다.
준공된 단지가 통째로 매각되는 배경에는 부동산 PF 대출 기한이익상실(EOD)이 자리한다. 앞서 시행사는 하나증권 주관으로 2020년 12월 대출약정을 맺고 2800억원 규모 본 PF를 조달했다. 대출 만기는 2023년 11월로 설정됐다.
조달 당시 트렌치는 선순위 2000억원과 후순위 800억원으로 구성됐다. 하나증권이 신용을 보강한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치미단제일차와 에이치미단제이차가 각각 1000억원과 210억원을 맡았다. 웰컴저축은행(100억원)과 상상인저축은행(100억원), 스마트저축은행(100억원) 등 16개 저축은행도 선순위 대주로 참여했다. 후순위 대주단은 에이치미단제이차(540억원), 오케이저축은행(100억원), 하나저축은행(50억원) 등이다.
이후 몇차례 대출약정 변경을 거쳐 현재의 대주단 구성이 확정됐다. 현재 주요 대주단으로는 선순위에 롯데카드(255억원), 하나증권(150억원), 유안타증권(125억원)이, 후순위에 에이치미단제이차(300억원), 오케이저축은행(100억원), 포항공대(100억원) 등이 자리한다.
당초 본 PF는 무난한 상환이 전망됐다. 공사가 완료된 만큼 부동산을 바탕으로 담보대출을 실행하면 상환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행사가 지난해 7월 감정평가를 의뢰한 것도 이를 위한 사전준비로 풀이된다.
문제는 시행사의 사업계획 전망이 엇나갔다는 점이다. 기표 당시 작성된 사업비 지출계획을 보면 시행사는 총 2946억원을 투입해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단지 조성 후에는 가구당 3억5000만원 수준에 분양해 총 3800억원 수준의 사업수익이 예상됐다. 담보대출 이자는 임대차 기간 동안 유입된 임대료로 납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사업수익이 당초 계획보다 큰폭으로 감소했다. 수익률이 5%대로 제한되는 민간임대주택 임대료로는 담보대출 이자도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다. 사업비 증가로 인해 10년 임대 후 분양에 나서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결국 시행사가 사업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분양가 상향을 통한 추가수익 확보와 임대보증금 증액을 통한 이자비용 감소 등이 필요했다. 그러나 임차인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담보대출 실행이 불발됐고 대주단은 지난해 11월 EOD를 선언했다.
대주단 관계자는 "공매를 진행하는 한편 시행사와 임차인 조합의 합의 도출도 유도하고 있다"며 "합의만 된다면 담보대출 실행을 통해 본 PF를 상환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매와 합의유도 투트랙으로 투자금 회수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을 맡은 동원건설산업도 공사비 일부를 지급받지 못한 사황이다. 동원건설산업은 약 2000억원에 도급공사를 진행했다. 현재 미수금 규모는 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최저입찰가가 본 PF 규모를 700억원 이상 상회하고 있어 최저가에 단지가 매각돼도 미수금 회수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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