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물꼬 트인 방산 수출]'부자 나라' 공략 LIG넥스원…수은법 개정 반가운 이유는④장기적 시장 다변화 수혜 전망…중동 영향은 제한적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07 10:15:30

[편집자주]

'전쟁'이란 급작스럽게 발발하는 것이니 'K-방산'에 대한 관심 급증도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다만 적응은 빠를수록 좋은 법. 폴란드와 무기 계약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던 요즘, 여야가 한국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한도를 늘리며 숨통을 확 트이게 했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 등 그동안 접점이 적었던 지역들과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또 다른 수출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방산 업계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는 시점에 각사별 상황과 전망 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넥스원은 수출입은행법 개정에 따른 수혜가 비교적 작은 방산기업으로 꼽힌다. 이번 수은법 개정은 국내 방산기업의 폴란드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이뤄졌는데 LIG넥스원은 폴란드 정부와 방산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은 애초 수은을 비롯한 국내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필요치 않기도 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LIG넥스원 입장에서도 수은법 개정을 계기로 방산시장 개척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LIG넥스원은 중동 이외에도 세계 다양한 지역의 방산 일감을 공략하는 중이다.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여력이 확대돼 각국 정부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만큼 LIG넥스원의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찍고 미국 조준…수은법 영향 제한적

앞서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폴란드에서 대규모 계약을 수주했지만 LIG넥스원의 성과도 그에 못지않다. 폴란드 대신 중동으로부터 조단위 일감을 따냈다.

지대공미사일 천궁-Ⅱ 무기체계를 앞세웠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2조6000억원 규모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들어서는 사우디에도 약 4조3000억원 규모를 수출하기로 했다. 분쟁이 낮은 중동 지역 환경이 대규모 방산 수요를 일으켰다. 특히 사우디의 경우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고 있어 방공시스템 보강이 필요했다.

LIG넥스원 지대공미사일 체계 천궁-Ⅱ. (출처=국방과학연구소)

사우디, UAE의 공통점은 국내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이 거의 필요하지 않을 만큼 재정이 풍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국내 방산기업과 폴란드 정부가 수은의 금융지원 한도 초과로 인해 2차 계약 체결이 늦어지던 중에도 사우디와 LIG넥스원의 계약은 별다른 차질 없이 이뤄졌다.

LIG넥스원의 다음 목표인 미국은 더더욱 수은의 지원과 인연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에서 무기체계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LIG넥스원은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방산시장에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유도로켓 비궁은 미국으로부터 해외비교시험(FCT)을 받는 중이다.

FCT는 미국이 동맹국의 무기체계를 평가해 국방 조달로 연계하는 제도다. 비궁은 지금까지 3회의 FCT 성능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추가 평가 2회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방산업계 역사상 첫 미국 수출이 LIG넥스원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방산시장 다변화 기조, 금융지원 필요성 확대 전망

중동과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어떨까. LIG넥스원은 유럽,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 사업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대규모 금융지원을 요구하는 일감을 발굴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동남아의 경우 LIG넥스원이 이전부터 공을 들이던 지역이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인 시장이다. LIG넥스원은 2006년 인도네시아에 주파수 도약형 무전기 PRC-999K를 수출하기 시작했고 이후 현지 군과 경찰에 여러 통신장비와 시스템을 공급하는 중이다. 인도네시아 경찰로부터 지난해 4월 1984억원 규모 헬기 수리부속사업을 수주했고 2022년 말에는 통신망 구축사업 2건(약 4000억원)을 따냈다.

인도네시아만 노리는 게 아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방산 수주 마케팅의 폭을 넓히고 있다. 2018년 필리핀, 2022년 말레이시아, 태국의 방산 전시회에 처음으로 참가해 다양한 무기체계를 소개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가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이집트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세계 무기수입 상위 15개국 가운데 3위로, 점유율 5.7%를 차지했다. 다만 수요 대부분을 러시아와 유럽 무기체계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2월 이집트 방산 전시회(EDEX)에 처음 선을 보이며 이집트 방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에서는 LIG넥스원의 시장 다변화가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수주 규모가 충분히 클 경우 개정된 수은법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은 "LIG넥스원 유도 체계에 대한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며 "중동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한 추가 고객 확보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