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계 바로보기]제자리 찾은 밸류…LIG넥스원, 다음 행선지는③사우디 '천궁-2' 수출 초읽기…주가도 다시 상승 추세
이호준 기자공개 2024-02-01 07:40:02
[편집자주]
'지정학 위기'는 여전히 가장 큰 화두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긴장감을 높이는 사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까지 겹쳤다. 새해부터 국제 정세가 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럴수록 한국 방산업체들의 호황은 지속될 공식이다. 주가가 상승하는 요즘 흐름은 벌써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준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정책금융 지원 제한, 폴란드 정권 교체 등의 이슈가 있다. 혹시 이러한 변수가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더벨은 예측 불허 상황에 놓인 방산업계의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넥스원의 최근 몇 년간 수주 흐름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됐던 수출길이 2022년을 기점으로는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넓어지는 움직임을 보인다.이러한 변화는 지정학적 위기와 맞물린다. 현재 LIG넥스원은 무기 시장 큰손 사우디아라비아에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체계인 천궁-2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군용 로봇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며 더욱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동남아에서 중동으로…사우디 '천궁-2' 수출 초읽기
2010년대 후반까지 해외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LIG넥스원은 2020년대 초반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을 늘려가며 견조한 실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일례로 LIG넥스원의 2021년 영업이익은 972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숫자로, 1년 전 수주한 약 1592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통신 시스템 납품 물량이 실적에 반영된 덕을 봤다. 이때 전체 수주잔고 중 40%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나오기도 했다.
LIG넥스원이 해외 영토를 본격적으로 넓힌 건 2022년이었다. 그해 1월 UAE가 국산 요격 미사일 체계 천궁-2 수출 계약에 최종 사인했다. 탄도탄 개발을 맡은 LIG넥스원의 계약액이 2조60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국내 단일 무기 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해외 매출 비중이 상승한 계기도 됐다. 2021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이 차지한 비중은 10%였다. 이 비중은 2022년 20% 초반대로 높아졌다. 역시 납품 물량이 실적으로 인식된 덕인데 영업이익도 2021년 1800억원, 2023년 3분기 1500억원까지 늘었다.
다른 나라를 노릴 기반까지 마련했다. 방산업의 경우 대형 수주 이력을 확보하는 것이 신뢰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 회사는 중동에서 '수출 낭보'를 받아 든 후 현재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위협에 처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천궁-2 수출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주가도 다시 상승 추세…이제는 '로봇'이다
LIG넥스원은 2015년 순수 방산업체로서는 처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기대를 모았다. 다만 상장 첫해인 2015년에는 주가수익비율(PER)이 28배 수준이었는데 이후 해외수주가 쉽게 확대되지 않아 2020년 초에는 PER이 10배 내외로 급락한 바 있다.
그러나 2022년 UAE와 무기 판매 계약을 체결한 1월 이후 주가가 5만원대에서 그해 중순 10만원대를 돌파했다. 최근까지도 지정학 위기가 이어지면서 작년 말 주가는 한때 14만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에 PER도 18.92배까지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LIG넥스원은 최근 사족보행 로봇 등을 개발하는 미국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약 315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사족보행 로봇 '비전(Vision) 60'을 미군에 공급한 이력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과 비교해 속도나 배터리 용량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향후 LIG넥스원의 무기체계를 고스트로보틱스에 적용하는 식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로봇 분야라는 미래 성장 동력을 앞세워 미국 무기체계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할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남아시아는 신흥 시장이긴 하지만 인도네시아를 제외하면 군비를 갑작스럽게 큰 폭으로 증가할 만한 가능성이 낮다"라며 "무기 수요가 넘치는 미국이나 큰손들이 많은 중동에서 기회를 더 노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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