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테크 Road to Global]김원재 대표 "임상 성과 비결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③글로벌 비뇨기학 권위자, 연구 위해 창업…전립선암 진단 이후 아이템 무궁무진
최윤신 기자공개 2024-03-08 07:36:19
[편집자주]
유로테크가 소변을 이용해 높은 확률로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제품의 확증임상을 통해 주목할 만한 결과를 확인했다. 환자의 고통과 비용이 수반됐던 기존의 진단방식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데다 진단의 정확도도 획기적으로 높여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최대 40조원으로 추산되는 글로벌 전립선암 진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더벨이 유로테크가 보유한 진단 기술의 가치와 이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로테크는 대표이사인 김원재 충북대 명예교수(사진)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설립된 회사다. 전립선암 진단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미르캡 키트’ 역시 그가 대학 연구실에서 시작한 전립선암 진단법과 예측 기술을 상용화 시킨 것이다.평생을 의사이자 과학자로 살아오며 치료와 연구에 매진해 온 김 대표는 퇴임을 앞두고 창업이라는 제2의 인생을 선택했다. 창업 이후 5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김 대표는 여전히 기업가라기 보단 학자의 모습에 가깝다. 지난 30년간 그래왔듯 여전히 연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비뇨기분야 글로벌 권위자인 김 대표의 무궁무진한 연구성과는 유로테크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이다. 김 대표는 “수십년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사업화 가능한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고 자신했다.
◇SCI논문만 430편 달해…수십년 연구 역량 축적
2019년 유로테크를 창업해 올해로 5년차를 맞은 김원재 대표는 최근 더벨을 만나 기업가로서 보낸 시간이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김 대표는 “농구선수를 씨름판에 가져다 놓은 것과 같았다”며 “IR(investor relations)이 뭔지도 모를 정도로 비즈니스와 관련해선 백지상태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게 하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원재 대표는 30년간 의사이자 학자로서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1990년 충북대학교 비뇨기과 1호 의사로 부임해 약 30년을 근무했다. 근면성실함을 바탕으로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큰 업적을 남기며 비뇨의학 분야 글로벌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충북대 의과대학장을 거쳐 종양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630편에 달하는 논문을 썼다. 이 중 430편에 달하는 논문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에 등재됐다. 지난 2019년 한국 과학기술분야 최고 석학 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정회원 중 비뇨기과 분야 전문가는 그가 유일하다.
이런 그가 유로테크를 설립한 이유는 단순했다. 창업 이유에 대해 그는 “은퇴를 앞둔 상황인데, 함께 연구하던 연구원들이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았다”며 “연구원들과 함께 창업하면 계속 함께 연구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유로테크 연구원 대다수는 김 대표와 20년 이상 함께해왔다.
김 교수는 정부가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로 구성된 연구집단을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 공학분야(ERC)에 선정된 최초의 임상의다. 당시 구성된 팀에서 연구하던 내용들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창업 계기는 단순했지만 사업의 아이템은 확실했다. 수십년의 연구를 통해 축적한 결과들이 가장 큰 무기였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바이오마커가 과학적 백그라운드가 없거나 부실한 상태에서 우연한 발견으로 제시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개발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유로테크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개발했다”고 말했다.
실제 유로테크의 전립선암 진단 방식은 김 교수가 쓴 수백편의 논문을 근거로 한다. 최근 진행한 확증임상에서 기존의 진단방식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나타낼 수 있었던 건 이런 배경 덕분이다.
그는 “1999년 처음으로 비뇨기과 인체자원은행을 만들어 소변 샘플을 축적하고 연구해 온 결과들이 그대로 녹아 있다”며 “수십년간 과학적인 발걸음을 한걸음씩 내딛으며 여기까지 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자형 CEO, C레벨 임원과 '톱니바퀴 경영'
김 대표는 전형적인 연구자형 CEO다. 실제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에 쏟아붓고 있다는 점은 의사로서 재직할 때와 다르지 않다. 그는 여전히 매일 새벽 일어나 회사가 아닌 대학교로 향한다. 펍메드(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바이오 의학과 생명공학 분야 전자도서관)에서 비뇨기 관련 논문들을 정리해 토의한 뒤 회사로 출근한다.
사업운영과 재무 등은 각각의 C레벨 책임자가 담당한다. 김 대표는 “유로테크는 COO(최고운영책임자)와 CRO(최고연구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이 톱니바퀴처럼 각자의 롤을 하는 구조로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창업 이후 미르캡 키트가 확증임상에서 성과를 거두기까지 과정이 쉽진 않았다. 그는 “비즈니스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이 그 때 그 때 공부하면서 도전했기 때문에 가시밭길을 걸어왔다”며 다만 “가시밭길을 걸으며 발바닥이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발바닥이 단단해진 만큼 자신감은 넘친다. 그간 축적해온 연구성과들이 무궁무진한 만큼 미르캡 키트의 상용화 이후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지속 나설 예정이다. 그는 “방광암 진단 분야는 사업화가 즉시 가능한 수준으로 연구가 진행된 상태”라며 “이후에도 사업화 가능한 아이템이 많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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