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 리더' 용석우 사장, AI·OLED에 달린 후계구도 최초 1970년대생 사장, 한종희 부회장 자리 이어받기 '점유율 1위'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3-15 10:46:17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이 올해 초 'CES2024'에 이어 재차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TV 사업을 이끌게 된 만큼 관련 성과에 따라 추후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용 사장은 1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행사 '언박스&디스커버 2024'의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18년간 세계 TV 시장 1위를 유지한 회사의 기술력을 집대성했다"며 AI TV 시대를 예고했다.
1970년생으로 TV 전문가로 꼽힌다. 개발, 영업, 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삼성전자의 TV 시장점유율 18년 1위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정기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올라섰다. VD사업부 내 부사업부장에서 사업부장으로 직책이 변경됐다. 이미 용 사장의 승진은 기정사실화였다. 2022년 말 이례적으로 VD사업부에 부사업부장이라는 직책을 신설하면서 차기 사업부장으로 낙점된 바 있다.
당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 VD사업부장 등을 겸직하면서 부담이 컸다. 결과적으로 용 사장이 한 부회장을 보좌한 셈이다. 용 사장이 한 부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배경이다.
사장단에 합류한 용 사장은 CES2024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와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소개했다. 그때 선보인 제품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이번에 용 사장이 다시 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이날 용 사장은 "최근 놀라운 속도로 AI 혁명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에 AI는 처음이 아니다. 멀리보고 과감하게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최신 기술을) 한국 시장에 최우선적으로 도입해 국내 소비자 일상이 더 가치 있게 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오 QLED 8K TV의 핵심은 저해상도 영상도 8K급으로 업스케일링해 더욱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운드 최적화 기능도 담겼다. 이는 삼성전자의 시스템온칩(SoC) 기술력이 결합한 프로세서로 구현한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AI TV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기기 자체에서 AI를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를 노트북, 스마트폰에 이어 TV까지 확산하는데 용 사장이 앞장섰다는 후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네오 QLED 8K TV는 용 사장이 VD사업부장에 오른 뒤 처음 내놓는 제품이다. 해당 TV에 대한 애정이 큰 데다 앞으로의 행보에 중요한 만큼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용 사장의 또 다른 카드는 OLED TV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형을 내놓았다. 당초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QLED TV를 주력으로 삼고 OLED TV와는 거리를 뒀다. 한 부회장이 수차례 "OLED는 절대 안 한다"고 못을 박았을 정도다.
하지만 TV 시장 전반이 주춤한 가운데 프리미엄 수요가 늘어나는 트렌드가 나타나면서 삼성전자도 OLED 진영 합류가 불가피했다. 이미 대형 부문에서 LCD를 접고 퀀텀닷(QD)-OLED 사업을 개시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관계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올해부터는 LG디스플레이 화이트(W)OLED 적용을 본격화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제한적인 QD-OLED 생산능력(캐파)을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이다. 두 회사가 협력하기까지 다소 지연되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OLED TV 증산과 다변화를 이뤄냈다.
용 사장은 네오 QLED 시리즈만큼이나 OLED TV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TV 시장 내 OLED 비중이 커지고 국내외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하면서다. 삼성전자는 TV 선두주자의 영향력을 OLED 부문에서도 발휘하겠다는 심산이다.
같은 날 LG전자는 2024형 올레드 및 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QNED) TV 출시 소식을 전했다. 삼성전자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LG전자와의 TV 점유율 격차 유지, OLED 추월은 용 사장의 과제로 꼽힌다.
용 사장은 "OLED TV를 시작한 지 2년이 넘었는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70형대 이상 OLED TV 점유율은 이미 경쟁사를 넘어섰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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