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위상 달라진 현대차, 스포츠 마케팅도 '글로벌'공격적 투자 기조, 사회공헌 수준 넘어서…국제 대회 적극 후원
황선중 기자공개 2024-03-15 10:14:59
[편집자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은 대기업이다. 프로스포츠단을 직접 운영하며 투자와 지원을 책임지고 있다. 인기 종목인 4대 스포츠는 물론이고 비인기 종목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기업의 프로스포츠 사업 방향에 따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더벨은 대기업들의 프로스포츠 사업 전략과 방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스포츠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 오랜 기간 전방위적인 투자로 국내 스포츠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 과거에는 정부의 스포츠 산업 육성에 발맞춘 사회공헌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 수단으로 스포츠를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스포츠 투자 활발
현대차그룹이 스포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작금의 일이 아니다.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 때부터 시작된 역사다. 정주영 회장은 스포츠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던 인물이다. 직원들과 씨름·테니스·탁구 등을 즐겼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대한체육회장까지 역임하며 1988 서울올림픽 성공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룹 차원의 스포츠 사업도 일찌감치 추진한 편이다. 과거 현대그룹을 돌이켜보면 1980년대부터 계열사를 통해 축구단과 배구단, 양궁단, 씨름단, 테니스단, 역도단 등을 운영했다. 현대그룹 업종 자체가 자동차, 건설, 중공업 등 중후장대하고 남성적인 특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스포츠와 결이 맞았다.
정주영 회장은 단순히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이른바 '현대정신'도 접목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감히 투자해야 하는 것처럼 스포츠에서도 금메달을 따려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오늘날 현대차그룹이 스포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현대차가 운영하는 '전북현대모터스'는 프로축구에서 선수단 연봉을 가장 많이 지급하는 구단이다. 최근 5년 기준 5년 연속 선수단 연봉총액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봉총액은 198억원이었다. 평균(115억원)보다 83억원 더 많이 썼다. 연봉총액이 가장 적었던 광주FC(60억원)와는 무려 138억원 차이가 났다.
전북현대모터스 다음으로 선수단 연봉총액이 많았던 구단은 HD현대가 운영하는 '울산HD'였다. 5년 연속 2위를 차지했다. 범현대가 구단들이 1, 2위를 장기간 꿰차고 있는 셈이다. 현대그룹 계열분리 이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정주영 회장의 스포츠 철학이 여전히 범현대가를 관통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역동적인 스포츠 적극 지원 '눈길'
과거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현대차그룹이 스포츠에 투자하는 목적이다. 기존에는 스포츠단을 통한 사회공헌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포츠를 글로벌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현대차가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활용 전략도 자연스럽게 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스포츠 대회를 후원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2022 카타르월드컵(축구)이 대표적이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사용된 600대 넘는 선수단 이동용 차량은 모두 현대차 제품이었다. 카타르월드컵 공식 파트너는 현대차 포함 7곳이었다. 현대차는 아디다스와 코카콜라, 비자카드, 완다그룹, 카타르항공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인기 스포츠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여자축구와 서핑, 스키, 산악자전거, 카약 같은 비인기 종목 스폰서로도 활약하고 있다. 청각장애를 가진 테니스선수 이덕희도 지원한다. 현대차가 단순히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이유로 스포츠에 투자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불가능을 타파하고 한계를 뛰어넘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현대차라는 브랜드에 담으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가 후원하는 스포츠 종목 대다수가 역동적인 종목이라는 점도 설득력을 더하는 대목이다. 현대차와 스포츠가 중년 남성이라는 핵심 소비자층을 공유한다는 점도 의미 있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고급 스포츠인 골프 스폰서에 적극적인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부유층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럭셔리 이미지를 심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세계적인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로 참여하는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후원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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