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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삼성라이온즈, 핵심은 '자생력'...투자성과 '분수령'연봉총액 2위 불구 성적은 하위권, 단장까지 교체…유정근 대표 '마케팅' 역량 중요

황선중 기자공개 2024-03-07 10:21:02

[편집자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은 대기업이다. 프로스포츠단을 직접 운영하며 투자와 지원을 책임지고 있다. 인기 종목인 4대 스포츠는 물론이고 비인기 종목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기업의 프로스포츠 사업 방향에 따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더벨은 대기업들의 프로스포츠 사업 전략과 방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흔히 프로스포츠는 감독놀음이라지만 프로스포츠단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대표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곤란하다. 대표는 감독이 제 뜻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경기장 안팎에서 확실한 외조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한다. 삼성의 경우에는 제일기획 경영진이 핵심 프로스포츠단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투자 대비 성과 '부족'

프로야구단 삼성라이온즈는 유정근 전 제일기획 대표(사진)가 경영 지휘봉을 잡고 있다. 1963년생인 그는 제일기획에만 35년 넘게 몸담았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제일기획 광고 부문으로 처음 발을 들였다. 2017년엔 제일기획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르며 5년 동안 경영을 책임졌다.

삼성라이온즈에 합류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2022년 12월 제일기획 대표직에서 물러난 직후 곧장 삼성라이온즈 대표로 선임됐다. 처음으로 경험한 프로야구 정규시즌 성적표는 아쉬웠다. 삼성라이온즈는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 직전 시즌 성적(7위)보다 한 단계 더 내려앉았다. 심지어 전반기에는 최하위(10위)를 전전했다.

투자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라이온즈가 선수단 51인(신인·외국인 제외)에게 지급한 연봉총액은 83억3400만원으로 집계됐다. 10개 구단 중에서 상위 2위였다. 삼성라이온즈 구단을 넘어 리그 간판스타인 구자욱에게 무려 연봉 20억원을 지급했다. KBO리그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몸값이다.


경쟁 구단을 살펴보면 10개 구단 평균 선수단 연봉총액은 74억1182만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한 구단은 SSG랜더스(94억8200만원)였다. SSG랜더스는 지난해 정규리그 3위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를 꿰찬 LG트윈스 선수단 연봉총액은 74억5400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5위였다.

◇유정근 대표, 과거 삼성라이온즈 영광 되찾을까

유 대표의 임무는 삼성라이온즈의 영광을 되찾는 일이다. 긍정적인 것은 오직 삼성라이온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는 점이다. 유 대표는 2022년 제일기획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제일기획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계속 겸임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제일기획 사내이사 자리에서 중도 사임했다.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최근 삼성라이온즈 상징적인 변화는 단장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홍준학 단장 체제가 7년 만에 막을 내리고, 올해 이종열 단장 체제가 새롭게 출범했다. 프로야구단에서 단장은 대표(구단주)와 감독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통상 대표는 구단 운영 실무엔 익숙지 않은 만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단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유 대표는 '마케팅 전략의 대가'로 불리는 만큼 경영적으로 마케팅 성과도 주요 관심사다. 마케팅 성과는 삼성라이온즈를 비롯한 제일기획 산하 모든 프로스포츠단의 공통숙제인 '자생력'과 연결된다. 제일기획은 2016년 삼성라이온즈 인수 당시 마케팅 역량을 극대화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나아가 모기업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했다.

삼성라이온즈 수익구조(2022년 기준)를 뜯어보면 △광고수입(400억원) △사업수입(179억원) △입장수입(92억원) △구장운영수입(34억원) △임대·이적료수입(10억원)으로 나뉜다. 광고수입이 전체 매출의 55.8%를 차지했다. 광고수입은 마케팅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매출 중 하나다.

삼성라이온즈 광고수입에서 모기업(삼성그룹 계열사)이 지원하는 금액은 326억원으로 전체 광고수입의 81.5%였다. 직전년도도 81.7%로 엇비슷한 수치였다. 만약 앞으로 광고수입에서 모기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작아진다면 유 대표 체제 마케팅 성과가 우수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유 대표 홀로 모든 부담을 짊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원군은 존재한다. 유 대표가 삼성라이온즈에 합류할 당시 강우영 제일기획 부사장도 삼성라이온즈 사내이사로 함께 선임됐다. 여기에 홍준학 전 단장도 단장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사내이사로는 자리하고 있다. 유정근·강우영·홍준학 3인 체제로 이사회 진용을 갖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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