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07시0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HE CFO'가 최근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한도를 물은 설문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총 24개 답변 중 한도 기준이 없다는 답변이 약 3분의 1인 7개에 달했다.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하로 명시한 답변이 절반 정도인 11개(PF 신용보강 미실시 2개 포함)였던 것과 대비됐다.PF 관련 우발채무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은 건설사 CFO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이다. 시행사의 원활한 대규모 PF 조달을 위해 시공사인 건설사가 자금보충과 지급보증 등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것은 오늘날 부동산 금융에서 보편적인 형태다.
이 때문에 이번 설문조사에서 PF 관련 우발채무 한도를 자기자본의 250%(1개)나 300%(1개)로 명시한 답변도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한도를 공격적으로 늘리면 영업에 유리하지만 그만큼 리스크에 더 노출되므로 CFO로서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탓이다.
대부분 CFO가 PF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최근 환경에서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우발채무를 회피하는 보수적인 기조를 취하고 있지만 일부 CFO는 오히려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자기자본에 기반한 ‘대원칙’ 위에서 CFO가 균형점을 ‘선택’한 결과로 읽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한도 기준이 아예 없다는 답변은 수긍하기 어렵다. 자기자본은 건설사 CFO뿐 아니라 신용평가사가 건설사 우발채무 규모의 적정성을 평가할 때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기준이다. 다시 말해 재무전략의 대원칙이다.
한도 기준이 없는 이유로 일부 CFO는 ‘사업장별 리스크 분석으로 심사한다’거나 ‘외부 신용등급에 따라 상이하다’는 점을 들었다. 일리가 없지 않지만 결국 대원칙이 없으면 무분별한 우발채무 증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이 없다. 감당할 수 없을 위험까지 안을 여지도 커진다.
어쩌면 최근 현실화된 일련의 PF 위기의 저변에는 대원칙의 부재가 자리잡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기자본의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우발채무 부담을 과감히 거부하는 대신 자기자본 확충 등 감내능력을 키울 수 있는 수단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 재무전략 대원칙이 CFO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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