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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그룹 변화 따라가는 포스코그룹 R&D 비용철강 부문 비중 매년 감소세…친환경미래소재와 기타부문 약진

조은아 기자공개 2024-03-21 09:20:32

[편집자주]

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08: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의 연구개발 비용은 최근 몇 년 그룹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단순 수치만 놓고보면 철강부문에 들어가는 비용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철강부문 연구개발에 쏟는 비용은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반면 이차전지 소재 등 친환경미래소재부문에 투입하는 연구개발 비용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룹 전반의 무게중심 이동이 연구개발 비용 추이에서도 드러나는 모양새다.

◇그룹 연구개발 비용, 3년 만에 6000억원대 회복

18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개발에 모두 6120억원을 썼다. 전체 연구개발 비용이 6000억원을 넘긴 건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포스코그룹은 6554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이후 2021년 4000억원대로 급감했고 2022년 5000억원대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 6000억원대를 회복했다.

포스코그룹은 사실 연구개발에 많은 돈을 쓰는 곳은 아니다. 보통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이 늘고 연구개발 비용도 늘어나는 다른 기업과 달리 매출은 물론 연구개발 비용 역시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10년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연결기준 매출이 6조원대였는데 이후 5조원~8조원대를 오갔다. 같은 기간 그룹의 연구개발 비용 역시 4000억원~6000억원대 사이를 오갔다. 그룹 전체 연구개발 비용의 합계지만 대부분은 철강부문에서 나왔다.

철강업은 대표적 장치산업으로 원래도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높지 않은 곳이다. 2020년대 전후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늘리고 탄소중립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업황이 악화되면서 대부분 철강회사들이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지 못했다.

실제 포스코뿐만 아니라 다른 철강회사들도 대부분 연구개발 비용이 정체돼 있다. 매출 대비 비중 역시 1%를 넘지 않는다. 현대제철의 경우 최근 3년(2020년~2022년) 매출에서 연구개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0.8~09%에 그쳤다.


◇철강부문 비중 눈에 띄게 감소, 이차전지 소재는 반대 흐름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전체 연구개발 비용을 6개부문으로 나눠 공개하고 있다. 철강부문·친환경인프라(무역/건설/물류)부문·친환경미래소재부문·기타부문 등이다. 철강부문은 포스코,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엠텍 등이 속해 있으며 친환경인프라부문은 포스코이앤씨,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포스코DX 등이 있다. 친환경미래소재부문엔 포스코퓨처엠, 기타부문엔 포스코홀딩스가 각각 속해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연구개발 비용이 비슷한 규모를 보이며 유지되고 있는 것 같지만 상세한 내역을 들여다보면 큰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철강부문의 비중은 줄어들고 친환경미래소재부문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그룹 전반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지난해 철강부문에 투입된 연구개발 비용은 4398억원으로 전년(4543억원) 대비 3%가량 줄었다. 철강부문이 그룹 전체 연구개발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2021년만 해도 무려 88.4%를 차지했지만 2023년 71.9%로 낮아졌다.

반면 친환경미래소재부문의 경우 연구개발 비용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298억원에 그쳤으나 2022년 430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 역시 528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그룹 전체 연구개발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1년 6.2%에서 2022년 7.4%, 2023년 8.6%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타부문의 약진도 눈에 띈다. 기타부문은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내 AI연구소, 이차전지소재연구소, 수소저탄소에너지연구소 등이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연구하는 곳인데 연구개발 비용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22년 596억원에서 2023년 879억원으로 47.5% 증가했다. 포스코홀딩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46.2%에서 2023년 78.01%로 대폭 높아졌다. 지난해 벌어들인 돈 중 최소한의 유지비용을 제외하면 연구개발에 투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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