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밸류업 리포트]엔시스, 풀 밸류체인 '횡적전개' 시동②동박장비·전고체 검사장비 개발 등 턴키 능력 제고
아산(충남)=조영갑 기자공개 2024-03-20 11: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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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배터리 2024' 현장에는 12만명의 참석자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의 올해 '비기'를 엿볼 수 있었다. K-배터리의 높아진 위상은 2차전지 기업의 반등을 예고하는 전주곡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2차전지 전환 국면에서 K-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주요 코스닥 제조사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검사장비 제조사 엔시스가 '횡적전개'에 착수한다. 이미 활성화(포메이션) 공정은 갑진, 코윈테크 등과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를 기점으로 동박 시장에도 진출한다. 나아가 삼성SDI 등이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영역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궁극적으로는 검사장비 영역에 머물러 있는 포트폴리오를 전 영역으로 확장, 턴키 능력을 배양하겠다는 포부다.13일 충남 아산 음봉면 스마트밸리산업단지에 위치한 엔시스 본사를 찾았을 때 경영을 이끌고 있는 진승언 부사장은 "현재 동박과 관련된 장비에 대해 R&D를 진행하고 있고, 올해 시장에 안착한다는 계획"이라면서 "순차적으로 장비군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제조 공정을 넘어 소재 부문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 부사장은 창업주 진기수 대표의 장남이다. 진 대표를 보필, 엔시스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엔시스는 2차전지 비전검사 장비 전문 제조사다.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공정에서부터 조립공정, 화성공정 등 배터리 제조 전과정에 특화된 검사장비를 제조, 공급한다. 머신비전 기반 고속 검사장비 부문에서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오랫동안 협업하면서 비전검사 장비를 납품했다. 2021년 2000억원의 기업가치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엔시스는 이미 2차전지 활성화 공정 부문에 진출, 관계사들과 협업 형태로 턴키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3월 충방전기 전문 제조사 '갑진'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한배를 탔다. 100억원을 투자해 갑진의 2대주주(14.13%)가 됐다. 갑진은 국내 주요 충방전기 제조사다.
여기에 2차전지 자동화 물류장비 특화 기업인 '코윈테크' 역시 50억원을 투자해 갑진의 지분 7.10%를 확보했다. 엔시스 주도로 2차전지 후공정 단에서 활성화 공정(갑진)-비전검사(엔시스)-코윈테크(자동화물류)-시스템 엔지니어링(탑머티리얼) 등 턴키 시공능력을 확보했다. 북유럽 2차전지 메이커 등 글로벌 제조사들과 양산을 전제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엔시스 관계자는 "활성화 공정 장비 관련 협업은 각형과 원통형을 중심으로 양산 개발을 계속 진행하고 있고, 파우치 관련 제품 역시 확산 전개할 수 있도록 현재 내부적으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대목은 동박(구리막) 관련 장비다. 동박은 리튬이온 전지의 음극재 소재로, 지지체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이동 경로 역할을 동시에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 무게의 11% 가량, 원가의 8% 가량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얇고 넓게 펼칠수록 음극재의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커진다. SKC의 100% 종속회사인 SK넥실리스가 2019년 4㎛(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동박을 양산, 글로벌 동박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 고려아연 등도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수혜를 노리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왓슨, 대만 창춘 등도 주요 제조사다.
엔시스가 직접 동박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규모가 확대일로에 있는 동박시장에 신속하게 진출해 공정 및 검사장비 섹터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엔시스는 2차전지 전 영역에 걸쳐 있는 비전 인스펙션(Vision Inspection) 기술을 토대로 처음으로 동박 소재 영역으로 검사 영역을 확대,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는 목표다. 이미 상당 수준의 R&D가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 개화도 준비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폭발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차세대 배터리다. 국내에서는 삼성SDI가 지난해 기흥에 파일럿 라인(S라인)을 구축하면서 가장 신속하게 양산 준비에 나섰다. 2027년 양산은 공언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 미국의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 솔리드파워(Solid Power) 등도 주요 개발사다. 엔시스는 국내 주요 고객사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 관련 검사장비 R&D를 진행하고 있다.
엔시스 관계자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이라 누액이 없는 등 리튬이온 배터리와 매커니즘이 아예 다르고, (개발 단계라) 공정 자체도 결정된 것이 없어 검사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고객사 협의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고 있으며, 향후 자체 컨소시엄을 통해 R&D 투자를 확대, 개화되는 시장에 선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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