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감사 지연' 웰바이오텍, 신사업 전개 '이상 무'사업보고서 제출지연 이후 주가 부진, 충전기 사업 순항
조영갑 기자공개 2024-03-25 13:02:3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3: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웰바이오텍이 25일 개장과 동시에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웰바이오텍은 25일 오전 10시 기준 전일(22일) 대비 14% 가량 하락한 604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700원 수준에서 약 100원 가량 하락한 수치다.
22일 시간외매매에서 매도세를 보인 데 이어 25일 개장과 동시에 투자자들이 매도 행렬에 동참하면서 급락했다. 오전 10시 기준 거래량은 683만주 가량이다. 최근 약 100만주 가량의 매매량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개장 직후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웰바이오텍은 22일에도 1602만주 가량의 거래량이 몰리며, 주가가 21일 대비 20.70% 하락하는 등 급락의 조짐을 보였다. 22일 외국인이 -23만주 가량, 기관이 +318주 거래된 것으로 볼 때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물량을 던지면서 주가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5영업일 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걸었다. 18일 -5.50%를 기록한 이후 22일까지 파란불을 유지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가운데 기관, 외국인이 모두 물량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계속 빠진 형국이다.
◇Public Announcement
웰바이오텍의 주가 하락은 최근 공시된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연장신고서' 탓이 크다.
웰바이오텍은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2023년도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을 넘겼다고 알렸다. 공시에 따르면 웰바이오텍은 "회계감사와 관련해 감사의견 형성을 위한 충분한 감사증거를 제출받지 못하고 있어 감사보고서 전달 기한 내 업무 종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알렸다. 자본시장법상 제출 시한이 4월 1일이지만, 웰바이오텍은 이를 4월 8일까지 연장(5영업일 기준)한다고 밝혔다. 감사인은 삼일회계법인이다.
웰바이오텍은 기존의 리테일 사업을 비롯해 복합운송 사업, 제약·바이오 사업 등을 영위하는 복합 사업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매출 비중은 복합운송사업(57.61%), 리테일사업(25.62%), 제약·바이오사업(15.81%) 순이다. 임대료 등 기타사업의 비중은 0.95% 수준이다.
가장 매출 비중이 큰 복합운송사업은 로드스타씨앤에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로드스타씨앤에어는 원재료, 장비, 식자재 등을 항공과 해상 수단을 통해 아시아, 미국, 유럽에 운송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석유화학(SK종합화학, 롯데케이컬, 효성케미컬), 전기전자(PASECO, LG화학), 첨단소재 및 설비(SFA반도체, 효성TNC), 철강(DB메탈, 포스코) 사업자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449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리테일 사업부문은 GS리테일, 코리아세븐, CU 등의 CVS(편의점) 판매채널을 메인 유통채널로 확보하고 있다. 이 외에 학교급식, 휴게소, 음식료품점 등에 식음료 및 HMR 상품을 개발, 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2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2022년 클린룸 EPC(설계, 조달, 시공)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금영이엔지를 350억원에 매각하면서 신사업의 신호탄을 쐈다. 웰바이오텍은 매각 자금을 EV 충전기 사업과 PDRN 재생의약품 사업에 투입, 수익 극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EV 충전기 사업을 수행하는 종속회사 웰바이오텍EVC는 최근 한국환경공단이 주최하는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보조사업' 수행기관으로 채택되면서 매출 볼륨을 키우고 있다. 군산에 본사를 두고, EV 충전기 브랜드 'evLUCY(이브이 루시)'와 EV 충전 사업자 브랜드 'evSPEED(이브이 스피드)'를 제조, 운영하고 있다. 세포재생물질인 PDRN 역시 중국 측에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급을 앞두고 있다.
2월 중순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웰바이오텍은 지난해 매출액 972억원, 영업이익 -127억원 등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웰바이오텍은 내부결산 이사회를 재개최하고, 숫자를 대거 고쳤다. 정정 전 수치는 매출액 764억원, 영업이익 -142억원 등이다. 시장에선 이번 감사지연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Peer Group
웰바이오텍의 업종은 해운사로 분류돼 있다. 계열사 로드스타씨앤에어의 비중 때문이다. HMM, 팬오션, 흥아해운, 대한해운 등인데 해당 해운사들은 현재 모두 주가 하락 국면을 맞고 있다.
웰바이오텍이 사운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EV 충전기 사업과 관련해서는 SK시그넷, 대영채비 등이 눈에 띈다. 국내 EV 충전기 시장의 강자로 분류되는 대영채비는 비상장사라 기업가치 비교가 불가능하다. 2021년 SK그룹이 인수한 SK시그넷의 경우 현재 코넥스에 상장돼 있다. 시가총액은 1391억원 수준이다. 웰바이오텍(550억원) 대비 2배 이상 큰 시총이다.
◇Shareholder Status
웰바이오텍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조행훈 대표→프로비아이티→파티게임즈→더우주→대양디엔아이 등 수 차례 대주주가 변경되는 등 잦은 손바뀜을 겪었다. 그 사이 상호도 와이비로드에서 현 웰바이오텍으로 바뀌었다.
가장 최근 손바뀜은 지난해 6월에 있었다. 6월 14일 더엘텔링크(옛 온세텔링크)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637만주의 신주를 취득, 새 대주주에 등극했다. 지분율은 8.17% 수준이다. 더엘텔렝크의 최대주주는 더엘㈜, 더엘㈜의 대주주는 심동민 대표다. 심 대표가 사실상 웰바이오텍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눈에 띄는 것은 지배구조가 뒤바뀌는 과정에서도 구세현 현 대표는 입지를 계속 다져왔다는 점이다. 구 대표는 2018년 웰바이오텍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래 현재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집단의 전체적인 체질 개선과 EVC 사업 및 PDRN 신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개인 지분은 없다.
◇IR Comment
더벨은 최근 감사와 관련해 웰바이오텍의 입장을 듣기 위해 구 대표를 비롯한 내부 임직원에게 수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구할 수 없었다. 감사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보였다.
구 대표는 2년 전 더벨과의 인터뷰를 통해 EV 충전기 부문의 '패스트 팔로어'가 되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당시 구 대표는 "대기업 관련 사업자들과 초고속 충전기 시장 내에서 5파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용이한 지역을 우선으로 공략하고, 향후 수도권에 역진출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서 "전기차 대수는 수도권 지역에 가장 많지만, 결과적으로 전국 지자체에 충전기가 형평성 있게 설치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 웰바이오텍EVC는 전라북도 지역에 거점을 삼고, 자체 브랜드를 확산하는 방식으로 스케일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전국적 거점을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전북을 토대로 수도권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완속충전 시설에 대한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면서 확산의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지역 전기차 저변이 넓어질수록 매출액도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웰바이오텍 PR을 대행하고 있는 홍보대행사의 관계자는 "기존 신사업이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확장일로에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맞춰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다만 현재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기 때문에 우선 회사 내부에서는 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2024 이사회 평가]티웨이항공, 소위원회 6개 설치…이사회 경영 강화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SK가스, 재무지표 악화…우수한 펀더멘털로 극복
- [ESG 등급 분석]'트리플 A+' SK케미칼, 이사회 경영 강화로 지배구조 개선
- [대한항공 밸류업 점검]'친환경' 항공기 도입·SAF 활용…'환경'에 방점 찍었다
- [대한항공 밸류업 점검]배당성향 6년 동안 10배 증가
- [제주항공 밸류업 점검]'산재한' 걸림돌에도 목표는 'PBR 3배'
- 이승환 에어인천 대표이사 교체 배경은
- 롯데온, '럭셔리 쇼룸' 오픈 성과…F&B·인테리어로 '확장'
- [사무관리사 경영분석]시장 파이 '1000조' 돌파, 성장세 '눈길'
- ETF 힘주는 NH아문디, 대표이사도 '운용맨' 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