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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의 유노비아, '신약개발' 위한 강수 '구조조정' 혹한기 상황 투자유치 어려움 반영, '벤처' 사이즈로 축소…변함없는 'R&D 의지'

최은수 기자공개 2024-03-28 09:48:02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이 작년 연구개발(R&D) 조직 전체를 물적분할해 세운 유노비아에 대해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임직원 대상 희망퇴직도 동시에 진행한다.

당초 유노비아는 한 해 R&D 비용으로 1000억원을 집행하는 '빅바이오텍'으로의 독립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R&D 바이오텍을 둘러싼 시장은 냉랭했다. 투자자 매칭을 위해선 바이오벤처에 걸맞는 수준의 '다운사이징'이 요구됐다.

신약개발 의지를 지속하기 위해 구조조정은 불가피 한 선택이었다. 유노비아의 두 경영진 역시 책임있는 결단을 내렸다.

◇설립 반년만에 구조조정… 이재준 단독대표 체제로

유노비아는 오는 4월부터 구조조정 및 희망퇴직 작업에 착수한다. 먼저 작년 11월 분사 후 출범 과정에서 신규 선임한 대표이사인 서진식·최성구 사장이 물러난다. 이 외 5명의 임원도 짐을 싼다. 유노비아 전체 임원 7명 중 5명이 사임케 되는 셈이다.

일단 이재준 일동제약 사장이 유노비아의 신임 대표이사가 된다. 일단 R&D와 BD, 경영역량을 갖춘 이가 현재로선 그룹 내 이 사장이 유일한 만큼 그가 양사 겸직 수장을 맡았다. 이사회 멤버 2인이 이탈하지만 별도 외부 충원은 당장 없다.


약 200명의 연구조직에도 희망퇴직을 통한 규모 축소에 나선다. 당초 신약연구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대형 바이오벤처'를 목표로 설립됐지만 현재 시장 및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대규모 R&D 인력 중심의 경영이 비효율을 낳는다고 봤다.

◇바이오벤처에 냉랭한 시장, '다운사이징·리밸류에이션' 수용

설립 반년이 채 되지 않은 유노비아가 구조조정에 나서는 건 꽤 놀라운 일이다. 유노비아는 작년 11월 일동제약 연구개발부문의 물적분할을 거쳐 탄생했다. 200여명의 연구인력 외 340개의 특허와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등도 일동제약에서 양수했다.

단 6개월, 성과를 논하기엔 이른 시기에 구조조정이라는 빠른 결단을 내렸다. 수 년 간 경직됐던 투자 및 자본시장 여건이 올해들어 다소 풀렸지만 이 흐름이 바이오 특히 'R&D 바이오벤처'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시장 환경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거대 R&D 조직의 몸집을 유지하긴 쉽지 않았다. 조직의 규모가 클수록 기업가치 역시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 유치 또한 쉽지 않았다. 설립 초기 중국계 자금을 끌어오려고 했으나 국내 투자유치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웠다고 전해진다. 국내 여건상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유노비아가 이번에 구조조정을 거쳐 규모를 줄이는 것도 시장에서 적절한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기 위한 밑작업이다. 인적자원 일부를 내려놓지만 보유 파이프라인이나 핵심 특허는 변동이 없다. 당장 고정비 부담이 축소되는 만큼 투자유치 또한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R&D를 지속하겠다는 분명한 의지의 차원이다. 신약개발을 지지하는 윤웅섭 부회장 역시 최근 더벨과의 통화에서 "신약이 쉽지 않은 길인건 분명하지만 가야할 방향성은 여전히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약개발을 지속하기 위한 초강수로 구조조정을 택한 셈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약 R&D의 방향성은 변치 않았다"며 "자본시장 여건의 어려움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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