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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바이오텍의 꿈 '일동제약' 리뉴얼]'신약에 진심' 일동제약, 연구개발부문 '물적분할'한다1000억대 R&D 하는 '빅바이오텍' 설립, 가칭 '유노비아'…일동제약 재무구조 개선 기대

최은진 기자공개 2023-08-09 15:07:22

[편집자주]

'신약개발'로 체질개선을 하는 일동제약그룹이 리뉴얼에 나섰다.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구조조정까지 단행한 뒤에도 신약개발 의지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및 자금조달 방안 등 새로운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일동제약그룹의 변화를 따라가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이 연구개발(R&D) 조직 전체를 '물적분할'하는 결단을 내렸다. 적자실적의 원흉으로 꼽히며 내외부적으로 포기 압박까지 받았지만 '스핀오프'를 해서 더 키우는 한편 외부투자를 받는 나름의 합리적 '대안'을 찾았다.

이번 결단으로 연간 연구개발비만 1000억원이 넘는 소위 '빅바이오텍'이 설립된다. 200여명이 넘는 연구조직을 떼어내 신약연구에만 초점을 맞춘 '대형 바이오벤처'다. 국내 제약업계 역사상 첫 사례다.

◇연구인력 및 특허·파이프라인 신설법인에 일괄 이전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일동제약 연구개발부문의 물적분할을 의결했다. 약 200여명의 연구인력과 340개의 특허, 그리고 전체 파이프라인 등을 신설법인으로 스핀오프(spin-off)한다.

물적분할인 만큼 일동제약이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며 완전 자회사로 삼게 된다. 법인의 이름은 가칭 '유노비아(yunovia)'다. 분할기일은 11월 1일이다. 임시주주총회는 10월 5일 연다.


이번 결정은 일동제약그룹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신약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 하에 이뤄졌다. '제약'과 '신약연구'라는 전혀 다른 분야가 한데 어우러지며 나오는 불협화음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분사'가 꼽힌 셈이다.

제약사업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는 캐시카우이기 때문에 키워야 하고 신약연구는 미래 성장성을 위해 역시 지속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무 및 실적을 방어하면서 신약개발을 이어갈 묘수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측면에선 일동제약의 재무구조를 건전화하는 방안이기도 했다. 한해 10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가 지출되는 데 따라 2021년부터 연속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채권자들은 실적 및 재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규모 비용이 지출되는 R&D 부문이 독립하면 일동제약은 당장 흑자구조로 돌아서게 된다.

◇국내 제약사 중 'R&D 전담기지' 확보, 1000억대 R&D 비용 확보 관건

일동제약그룹의 이 같은 연구개발부문의 스핀오프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일한 사례라는 데 주목된다. 대기업 계열을 제외한 국내 제약사 가운데 R&D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을 쓰는 곳은 일동제약을 비롯해 종근당·유한양행·한미약품·동아에스티가 유일하다. 모두 제네릭 등 기존사업을 캐시카우 삼아 신약연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동제약그룹은 신약 단 한분야에만 초점을 두는 연간 1000억원대 R&D 회사를 만들게 된다. 제약사들이 소규모 바이오텍을 독립 혹은 설립하는 경우는 많아도 대규모 재원이 투자되는 이른바 '빅바이오텍'을 만드는 건 처음이다.

유사 모델로는 SK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팜 정도가 꼽힌다. 자체개발 신약으로 매출을 벌어들이고 이를 또 신약개발로 재투자하는 사업을 한다. 역시 오너의 전폭적 지원이 뒷받침이 된다.

일동제약그룹은 신약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재무구조를 건전화 하는 대안으로 연구부문의 스핀오프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일동제약그룹 관계자는 "제약과 신약개발이라는 전혀 다른 사업이 어우러지며 발생하는 여러 상황들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분사가 결정된 것"이라며 "대형 바이오텍, 전례 없던 모델로 신약 개발의 의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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