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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사무라이본드 택한 수은, '핵심통화' 조달 이어간다2018년 이후 6년만에 엔화 발행…달러·유로 넘어 '다변화' 기조

이정완 기자공개 2024-11-25 07:47:5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6년 만에 사무라이본드를 선택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글로벌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와중에도 당초 목표치보다 많은 650억엔(약 5900억원) 조달에 성공했다.

수출입은행은 연간 80억~90억달러 규모 외화채를 발행하는 한국물(Korean Paper) 대표 이슈어(Issuer)다. 달러와 유로만으로 원하는 만큼 조달을 모두 소화할 수 없어 발행 통화 다변화에 한창이다. 올해는 오랜만에 영국 파운드를 비롯 호주달러로도 거액을 확보하며 글로벌 핵심통화 마련에 적극적이다.

◇워런 버핏도 사무라이본드 선택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무라이본드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날 금리를 결정하는 프라이싱 나서 최종 발행 금리를 확정했다. 주관사단은 BoA메릴린치, 다이와증권, 미츠비시 UFG 모간스탠리, 미즈호증권으로 꾸렸다.

수출입은행은 3년물, 5년물 7년물로 만기를 구성했다. 최초제시금리(IPG)는 3년물의 경우 토나(Tona) 미드 스와프에 13~18bp를 더한 수준으로 제시했고 5년물은 이에 24~29bp, 7년물은 이에 33~38bp를 더한 값으로 정했다.

500억엔 이상 발행을 계획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몰리며 650억엔 조달이 가능했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3년물 유통금리가 감소한 덕에 금리 스프레드를 당초 계획보다 낮춰 등판했다. 그럼에도 3년물은 토나 미드스와프에 15bp, 5년물은 29bp, 7년물은 34bp를 더한 수치로 금리가 결정됐다.

2018년 이후 첫 사무라이본드였던 만큼 지난달 IR(Investor Relations) 활동에 나서며 일본 투자자를 만났다. 과거 수출입은행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보험회사와 은행, 자산운용사 등을 공략했다. 수출입은행에 대한 크레딧 라인(Credit Line)이 없는 투자자는 새롭게 관계를 형성할 정도로 AA급 우량 발행사를 향한 투심이 뜨거웠다.

최근 사무라이본드 시장은 글로벌 우량 발행사의 관심이 크다. 각국 정부도 엔화로 조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가 700억엔을 조달한 것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슬로베니아, 폴란드 정부도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도 꾸준히 일본 시장을 찾고 있다. 일본 기업 투자에 적극적인 워런 버핏은 올해도 두 차례나 사무라이본드를 찍었다. 버크셔해서웨이 외에 다수의 유럽계 은행도 엔화 채권 발행에 한창이다.

◇올해 파운드·호주달러로 조달영토 확대

수출입은행은 이른바 경화(Hard Currency)로 인정 받는 주요국 핵심통화 확보를 주된 외화 조달 기조로 삼고 있다. 오랜만에 사무라이본드 발행 성과를 거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히 올해는 지난 5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영국 파운드 채권을 발행해 3억파운드(약 5000억원)을 마련했다. 파운드 채권은 선진국형 조달이라 불리는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형 발행을 위해서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글로벌 IB가 영국 런던에 주요 SSA 투자자를 상대하는 신디케이트 조직을 갖추고 있어 우량 투자자에 회사를 알릴 수 있다.

비슷한 시기 호주달러 표시 채권인 캥거루본드로도 10억호주달러(약 9000억원)을 조달했다. 한국물 발행사 중 역대 최대 규모 캥거루본드 발행이었다. 수출입은행은 2022년 6억5000만호주달러, 지난해 8억5000만호주달러를 조달하더니 올해 규모를 재차 키웠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엔화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인데 수출입은행이 앞으로 다른 한국물 발행사의 사무라이본드 시장 진입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며 "워낙 조달 규모가 큰 발행사인만큼 마찬가지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호주달러 등을 적극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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