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임종윤 넥스트 한미약품]3년만 복귀, 신약개발 향한 새 전략 'CDO 전문 제약사'삼성·셀트리온의 CMO와 함께 제약강국 청사진, '주주환원' 약속
차지현 기자공개 2024-04-02 09:11:1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1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3개월여 만에 끝을 맺은 데 따라 새롭게 바뀔 넥스트 전략에 관심이 몰린다. 아직 대표이사 선임 등의 경영진 지명 절차가 남아있고 반대편이었던 송영숙 회장이 이사회에 있다는 점 때문에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하지만 임종윤 사장이 여러차례 기자간담회 및 입장문을 통해 밝힌 전략이 분명한 만큼 그가 정한 방향키대로 전략이 바뀌는 건 불가피하다. 새롭게 제시한 비전은 위탁개발생산(CDMO)이 아닌 '위탁개발(CDO)'이다. 자체신약으로 향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단 CDO 전문 제약사가 된다는 목표다.
◇"론자가 CDMO라고? 해석 잘못한 것, 신약위한 길 CDO"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결정한 지난달 28일 정기주주주총에 앞서 임종윤 사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공개한 비전은 '한국의 론자, 한국의 우시'였다. 스위스 론자와 중국 우시는 글로벌에서 손꼽히는 CDMO 기업이다.
이는 그들과 반대편이었던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이 이끌던 한미약품그룹의 모습과는 다른 방향이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을 추진했던 모녀는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와 같은 신약개발사를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임종윤 사장은 CDMO가 아닌 CDO가 분명한 지향점이다. 재차 묻는 취재진 등의 질문에도 CDO가 중심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실 이전 한미약품그룹은 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원료의약품 자회사 한미정밀화학을 거점으로 고난도 합성기술이 필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하이테크 CDMO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게 비전이었다.
임종윤 사장은 기존 전략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이다. CDMO와 CDO는 사업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돼야 한다고 본다. 전세계적으로 이를 같이 하는 회사는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신약개발 전문회사이자 다른 제약사의 신약개발을 돕는다는 의미의 CDO를 그리고 있다.
그는 신약 사업을 추진하면서 의약품 생산으로 캐시카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CMO가 아닌 CDO' 기업으로 포지셔닝해야 한다고 본다. 생산이 아닌 개발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개발역량을 높이기 위한 발판마련을 CDO 사업으로 갖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임종윤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CMO 사업자라고 통칭했다. 한미약품그룹이 CDO로 분명한 지향점을 내걸며 경쟁력을 입증하게 되면 이들 대표적인 CMO 사업자들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곧 제약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이 목표로 하는 청사진에 도달할 수단이 될 것으로도 예상했다.
그는 더벨과의 개별 연락에서 "한미 CDO+삼바 CMO+셀트리온 CMO=제약강국"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렇게 되면 신약개발은 물론 생산까지 아우르는 대한민국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은 세부적으로 100종 이상 다품종 바이오의약품을 소량생산하는 '마이크로 GMP'를 추구한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그룹이 그간 450개의 합성의약품을 만든 경험을 보유한 만큼 100개 바이오의약품을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5년 내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시총 200조 현실가능? 논란에도 '밸류업' 꿋꿋한 의지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시가총액 200조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그림을 그린다. 신약과 CDO를 두 축으로 사업을 지속하면서 5년 내 시총 50조원대에 진입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밸류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의 시총이 약 7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허황된 말로 들린다는 평가다. 자금 조달이든 실적이든 실현 가능성과 관련해 시장을 설득하기 위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서는 임종윤 사장의 개인회사인 DX&VX 및 코리그룹과의 협업 가능성 등을 꾸준하게 제기하고 있다. 신약개발은 물론 CDMO, 제약 등 여러가지를 하고 있는 만큼 이를 한미약품그룹의 역량 및 브랜드와 연결해 사업규모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이에 대해 임종윤 사장은 추후 밝히겠다고만 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한편 주가 관리에 거의 신경쓰지 않던 국내 제약사들의 기조와 다르게 '밸류업'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까지만 해도 한미약품은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에 그다지 적극적이진 않았다.
28일 정기 주총 직후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도 임종윤 사장은 주주환원책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주총 표 대결 판세를 뒤집는 데 대주주 뿐 아니라 소액주주 그리고 여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윤 사장은 28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고객보다 주주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주면 모두 같은 주주이기 때문에 앞으론 대주주·소액주주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며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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