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C형 VC 톺아보기]프리미어파트너스의 LP 신뢰 관리 비결은④심사역 수취 인센티브 투명 공개…연기금부터 금융기관, 민간 기업으로 풀 확대
이채원 기자공개 2024-04-09 07:59:08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리미어파트너스의 철학은 △투명성과 도덕성 △전문성 △리스크 관리 등으로 요약된다. 하우스는 유한회사형(LLC) 독립계 운용사로서 외부 이해관계자가 없고 핵심인력들이 펀드운용에 매진한다는 강점이 있다. 또 운용인력을 중심으로 투명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구축해 운용사와 출자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킨다. 투자기업을 선정함에 있어서도 투명성과 도덕성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투자기업의 성공이 곧 펀드의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한다.프리미어파트너스는 투자의사결정을 위해 심사역 개개인이 전문성을 갖춰야한다고 본다. 시장 및 산업 밸류 체인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운용인력들이 끊임없이 시장과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도록 지원한다.
하우스는 특히 리스크 관리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출자자(LP)와의 신뢰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간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출자를 받은 LP는 다양하다. 국민연금,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 벤처금융 시장에서 상징성이 있는 연기금은 물론 다수의 금융기관, 셀트리온, 포스코와 같은 민간 기업 출자도 이어졌다.
◇연기금부터 캐피탈·기업까지 LP풀 지속적으로 확대…바이오펀드에 민간 출자자↑
프리미어파트너스는 2005년 출범한 뒤 그 해 12월 프리미어-기술사업화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하우스와 처음으로 LP 인연을 맺은 곳은 모태펀드,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산업은행이다. 프리미어-기술사업화 투자조합에는 모태펀드에서 200억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104억원, 산업은행이 75억원을 출자했다. 이외에도 코리아로터리서비스, 하나마이크론, 에스브이파트너스 등의 기관이 민간 투자자로 참여했다.
모태펀드와 산업은행은 이후에도 프리미어파트너스의 손을 잡았다. 첫 펀드인 프리미어-기술사업화 투자조합 내부수익률(IRR)이 10%를 넘기는 등 하우스의 운용 능력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2008년 250억원 규모 프리미어-기술사업화2호 투자조합 결성에 모태펀드와 산업은행은 1호 투자조합에 이어 다시 한 번 출자자로 나섰다.
20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리미어파트너스의 투자 존재감이 드러났다. 1000억원 규모 KIF-프리미어 투자조합에 국민연금이 앵커 투자자로 나서 500억원을 출자했다. 철저한 검증을 필요로 하는 국민연금이 출자자로 나섰다는 것은 앞서 출자한 두 개의 펀드가 시장에서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증명했음을 의미한다.
국민연금 이외에도 KTOA의 KIF(Korea IT Fund)에서 200억원, NHN에서 150억원을 출자했다. 이는 프리미어파트너스가 ICT 투자 강자로 자리하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하우스는 KIF-프리미어 투자조합으로 2011년에만 창업 초기단계의 게임업체에 90억원, IT관련 6개 업체에 총 255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LP로 참여한 NHN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다수의 초기 게임 업체를 발굴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KIF-프리미어 투자조합으로 15.3% IRR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고 LP와의 신뢰를 쌓아나갔다. 2013년 1655억원으로 결성한 프리미어 Growth-M&A 투자조합에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은 대규모의 자금을 맡겼다.
국민연금과의 인연은 2015년에도 이어졌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프리미어 성장전략 M&A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결성했는데 무려 2000억원 규모였다. 그중 1000억원을 국민연금에서 책임졌다.
KTOA와의 인연도 깊다. 2010년에 이어 2016년 KIF-프리미어 IT 전문투자조합, 2018년 KIF-프리미어 기술금융 투자조합을 결성했고 두 개 펀드 모두 KTOA가 앵커 투자자로 자리했다.
바이오 펀드를 처음으로 내걸었던 2018년에는 민간 출자자 풀을 넓혔다. 750억원 규모 프리미어 글로벌 이노베이션 1호 투자조합에는 한국벤처투자, 한국성장금융,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를 비롯해 셀트리온과 대원제약, 해외 바이오 전문 투자자들이 출자했다. 특히 해외 LP를 확보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전해진다.
2018 프리미어 성장전략 M&A PEF 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는 프리미어파트너스의 마수걸이펀드부터 함께한 산업은행이 처음 앵커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펀드다. 산업은행은 프리미어파트너스 펀드결성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곳이다. 프리미어 성장전략 M&A PEF 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는 3060억원 규모였으며 그중 산업은행이 1200억원을 출자했다. 이외에 노란우산공제와 행정공제회, NH농협은행, 고용보험, 현대차투자증권 등이 LP로 참여했다.
2020년 이후에는 정책 LP부터 다수의 금융기관, 기업들까지 다방면에서 자금을 모집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2020년 한해에만 3개의 펀드를 결성하며 총 4611억원을 출자 받았다. 프리미어 스케일업 투자조합에는 한국성장금융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했고 국민연금, 군인공제회, 산업은행, 산은캐피탈, 산재보험기금, 우리은행, 포스코 등이 출자했다.
프리미어슈페리어 제1호·제2호 PEF에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와 산은캐피탈, MG새마을금고, 과학기술공제회가 자금을 넣었다. 하우스의 두 번째 바이오 펀드도 2020년에 등장했다. 프리미어 글로벌 이노베이션 2호 투자조합에는 모태펀드가 앵커로 자리했고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 다수 은행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셀트리온과 대원제약도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점차 캐피탈, 증권사까지 LP 모집 범위를 확대했다. 2021년 프리미어루미너스 사모투자 합자회사 결성에는 M캐피탈, IBK캐피탈 등이 함께했고 2022년 프리미어 이음에코사모투자 합자회사에는 한국성장금융, 교직원공제회 등이 자금을 맡겼다. 2022 프리미어 스케일업 투자조합에는 MG새마을금고와 삼성증권이 다량의 자금을 보탰다.
특히 하우스는 2022년 초 7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프리미어 성장전략 엠앤에이 3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결성했다. 국민연금이 무려 1500억원을 출자했고 과학기술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MG새마을금고중앙회,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의 수시 및 정시 출자 GP로 선정되면서 출자금을 끌어 모았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국내 주요 출자자들이 심사해 선정한 더벨 '2022 한국벤처캐피탈대상'에서 최고의 PEF 운용사에 주어지는 '베스트 프라이빗 에쿼티 하우스(Best Private Equity House)' 상을 받았다. 국내 주요 LP로부터 우수한 운용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LP 신뢰 비결은 리스크관리·수익성…투명한 문화에 직원 신뢰도 '업'
프리미어파트너스가 LP풀을 늘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우수한 수익률을 시현함과 동시에 회사만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운영해 LP와의 신뢰를 구축해나갔기 때문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 관계자는 “회사의 중요한 철학 중 하나가 리스크 관리”라며 “LP들에게 자금을 받아서 운용해서 돌려주는 것이 VC의 역할이고, 특히나 리스크 관리를 잘 해서 돌려주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우스는 리스크관리위원회와 별개로 펀드매니저가 매월 담당 펀드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대한 내용을 전체회의에서 보고하는 문화를 가진다. 펀드 전반의 변화 상황부터 회수 계획, 회사의 특별한 사항 등을 보고하고 회의한다.
또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주요한 철학으로 투명성을 강조한다. LLC는 임직원들이 회사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경영에 참여하면서 책임 경영을 한다. 따라서 회사 차원에서도 투명한 시스템을 적용해 직원들의 신뢰를 얻는다.
예를 들어 대표 펀드매니저가 펀드 수익률 중 몇 퍼센트를 운용 수익으로 가져가는지도 모든 심사역이 확인할 수 있다. VC 관계자는 “대표 펀드매니저가 펀드를 통해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하우스도 많다”며 “일반 심사역뿐 아니라 대표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올리는 심사역도 이를 모른 채 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우스의 최근 5년 간 퇴사자는 2명으로 퇴사율이 상당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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