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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VC 톺아보기]‘PE 명가’ 프리미어파트너스…1조 PEF 조성 '주목'②성장 변곡점, 2010년 NPS 첫 투자 유치…SKIET 투자 프로젝트펀드 ‘잭팟’

이채원 기자공개 2024-04-05 07:15:48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로 포문을 연 프리미어파트너스는 PE(사모펀드) 펀드레이징을 확대하며 운용자산(AUM)을 크게 늘려왔다. 7000억원 규모의 PEF를 결성하는 등 PE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올해는 1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PEF를 만들 계획이다. 향후 예상되는 낮은 경제성장율과 금리, 환율,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펀드는 기술신성장과 글로벌 확장 기업들에 위험이 낮은 그로스(growth) 투자(소수지분투자)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하우스는 동일 전략으로 지난 15년간 지속적인 수익을 거둔 만큼 향후에도 이러한 전략을 고도화하여 PE 명가 입지를 확고히 다질 예정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설립 이후 3년에 한 번씩 벤처펀드를 결성하는 사이클을 고수해왔다. 하나의 펀드를 운용하는 데만 집중해 투자를 마치고 나면 그 다음 펀드를 결성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모든 역량을 한 곳에 쏟아 붓고 좋은 성적을 내 LP(기관투자자)들과의 신뢰를 쌓아 올렸다. 이 같은 기조는 벤처투자, PE, 바이오 본부로 구성된 뒤에도 변함이 없었다. 각각의 본부에서 약 3년 주기로 펀드를 만들어 운용한다.

정성인 프리미어파트너스 회장이 2005년 LLC형 VC 1호를 설립한 이후 약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프리미어파트너스를 LLC업계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게 만든 '터닝 포인트'에는 어떤 펀드가 어떤 역할을 했을까.

◇초기 투자 경험 쌓아 2010년 1000억 펀드 결성…SK 등 대기업으로 투자영토 확대

프리미어파트너스의 변곡점은 2010년, 2013년, 2022년으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창립 6년차였던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1000억원 규모의 2010 KIF-프리미어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1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것은 KIF-프리미어 투자조합이 처음이었다. 국민연금이 LP로 처음 들어온 조합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회사가 6년차에 접어들면서 업력이 쌓이고 투자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확대된 덕분이다. 하우스는 2005년 250억원 규모의 프리미어-기술사업화 투자조합, 2008년 250억원 규모의 프리미어-기술사업화2호 투자조합을 결성한 바 있다. 이 펀드들로 멜파스, 디오, 스틸플라워 등의 기업을 발굴했고 10%가 넘는 내부수익률(IRR)을 달성해내며 투자 역량을 입증했다.


2010 KIF-프리미어투자조합 결성 당시 정성인 회장은 국민연금 같은 대형 LP가 참여한 첫 번째 조합이기 때문에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한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KIF-프리미어 투자조합을 통해 VC로서 입지를 다지는 시험대에 올랐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KIF-프리미어 투자조합은 멀티플 2.3배, IRR 15.3%를 기록했다. 펀드 규모가 클수록 수익률 관리가 어려운데,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펀드의 대표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는 카페24와 블루홀(현 크래프톤)이다. 이들 기업 회수만으로도 1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자신감이 생긴 프리미어파트너스는 2013년 1650억원 규모의 펀드레이징에 도전한다. 프리미어 Growth-M&A 투자조합은 벤처펀드이지만 PE 성격도 갖고 있다. 프리미어파트너스의 PE 진출 원동력이 된 펀드다.

프리미어 Growth-M&A 투자조합은 프리미어파트너스의 펀드 중 가장 높은 멀티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어파트너스 관계자는 "Growth-M&A 투자조합이 올해 12월 청산예정이지만 아직 포트폴리오의 회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한 번의 연장을 한 상태다"라며 "약 3배 이상의 멀티플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돼 회사 성장에 의미있는 펀드로 꼽을 수 있을것 같다"고 말했다.

높은 수준의 멀티플에 기여한 딜은 크래프톤이었다. 프리미어 Growth-M&A 투자조합을 통해 90억원을 투자했고 수십배에 달하는 멀티플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임플란트 업체 디오,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솔루션 전문 기업 지니언스, 거더교량업체 삼현피에프, 보안 소프트웨어(SW) 전문 기업 지란지교시큐리티 등의 업체의 지분을 사들이고 매각했다.

무엇보다 2020년 SKIET가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프리IPO 투자에 참여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펀드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하우스는 프리미어슈페리어 제1호·제2호 PEF를 통해 2495억원 어치의 SKIET 보통주를 사들였다. 신산업에 투자한다는 기조에 맞춰 PEF를 활발하게 운영하며 투자 발굴 능력치를 끌어올린 결과다.

SKIET 딜은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중소 벤처 기업을 넘어 대규모 거래까지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사내 PE본부에서 1년6개월 동안 힘썼을 정도로 공을 들인 계약이기도 하다. 수익 면에서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1호펀드에서는 92.1%의 IRR을 기록했고 2호 펀드는 72.6%의 IRR을 가져다줬다.

◇7000억 넘는 규모 PEF 펀드 조성 준비…저위험·중수익 추구, 불확실성에 대응

프리미어파트너스의 성장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1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PEF를 준비 중이다. 직전 PEF였던 프리미어 성장전략 엠앤에이 3호 사모투자합자회사(7122억원)보다 큰 규모로 만들 계획이다.

신규 펀드에서는 테크와 K메디칼, 에스테틱 분야에 포커스를 두고 투자한다. 특히 K메디칼과 에스테틱 분야는 프리미어파트너스가 현재까지 성장 유망 시장에서 다수의 포트폴리오를 발굴해온 분야다. 포트폴리오사로 임플란트 업체 디오, 치과 3D스캐너 전문기업 메디트, 필러 전문업체 바임 등이 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조성 계획 중인 신규 펀드의 전략과 관련하여 기존과 동일하게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Growth 투자, SI와의 공동인수 전략을 중심으로 하되, 현금흐름 창출능력과 높은 성장성을 보유한 기업에 선별적으로 바이아웃 투자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단독 인수가 아닌 SI(전략적 투자)와 함께 경영권을 매입한 경험도 있다. 2021년 메가커피와 문피아가 그 주인공이다. 메가커피에는 식자재 수입 유통 업체인 보라티알과 손을 잡고 1400억원을 투자했으며 문피아에는 네이버웹툰을 통해 850억원을 넣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필러제조사 바임에 800억원의 투자를 단행, 지분 76%를 확보했다. 전략적투자자(SI)를 끼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투자와 다르게 부쩍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향후 경영권 인수 거래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곤 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바임을 기점으로 향후 바이아웃 딜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 관계자는 “SI와 함께 들어가거나 작은 형태로 도전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바이아웃 딜 경험을 쌓고 있다”며 “바이아웃 딜 확장을 조심스럽게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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