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류상훈 "에코알앤에스, 폐배터리 재활용 가장 친환경적"신공장 건설 자금 확보 위한 시리즈A 펀딩 돌입…틈새시장 '정조준'
이기정 기자공개 2024-04-12 07:21:0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큰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대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에코알앤에스 만큼 친환경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곳은 없다고 자부한다. 회사와 협업하는 기업은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절감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지난 5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본사에서 만난 류상훈 에코알앤에스 대표(사진)는 다른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과 비교해 회사가 친환경이라는 확실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부지를 확정한 신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수익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업 기대지 않고 창업 도전, GS에너지 우군 확보
류 대표가 폐배터리 재활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이 거듭된 결과였다.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한 그는 가업이었던 주식회사 '모든'과 '부산탱크터미널'의 상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경영 경험을 쌓은 후 2020년 두 회사의 대표로 올라섰다.
현재의 자리에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부모의 성공에 기댄다는 평가를 받기 싫었던 류 대표는 스스로의 사업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부경대 금속공학 부교수였던 왕제필 교수를 소개 받으며 2020년 창업을 결심했다.
류 대표는 "가업을 물려받았지만 기본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특출난 기술력을 보유한 왕 교수가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그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에코알앤에스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회사를 키워보겠다는 각오를 한 만큼 외부에서 투자를 받았다. 당시 선보엔젤투자파트너스가 시드 투자자로 나섰다. 이어 2022년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GS에너지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으며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류 대표는 처음부터 SI(전략적투자자)를 적극적으로 물색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우선적으로 배터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기업과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침 GS에서 에코알앤에스의 기술력에 주목했고 든든한 우군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는 "창업 후 같은해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에 선정될 만큼 기술력은 초기부터 인정받아 왔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가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당초 계획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활용해 환경 오염 가장 적은 비즈니스 모델 개발
에코알앤에스의 가장 큰 강점은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통상 폐배터리 재활용은 건식(열을 가하는 방법)과 습식(황산화 제품을 활용하는 방법) 방식으로 구분되는데 습식 방식은 제련 과정에서 황산 폐수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주목한 에코알앤에스는 건식 방식으로 배터리를 재활용하기로 사업 모델을 결정했다.
재련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해 더욱 친환경적이다. 류 대표는 "업계에서는 습식 다음의 기술을 건식으로 평가한다"며 "회사는 건식 방식을 위한 기술력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코알앤에스는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부원료로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있어 기업들의 탄소중립 달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실제 GS에너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면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식 방식도 극복해야 할 과제는 있다. 아직 습식 방식과 비교해 많은 이익을 내지 못한다. 에코알앤에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운용 인력 최소화 △제조원가 최소화 등을 시도 하고 있다.
류 대표는 "많은 폐배터리를 확보해야 하는 것도 회사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라며 "현재 배터리 생산 기업을 포함해 다양한 기업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를 고객사로 확보하지 못했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NCM·LFP' 투트랙 성장 전략,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협업 강화해야
류 대표의 단기적인 계획은 현재 개발하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공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만약 목표대로 공정 개발을 끝마치면 국내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게 된다. 이를 위해 그는 2026년 완공 예정인 신공장 건설을 위한 시리즈A 펀딩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 리튬과 코발트를 한 번에 회수할 수 있는 기술력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 대표는 "시리즈A에서 60억원을 확보해 공장 부지 매입 및 인재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라며 "FI(재무적투자자)뿐 아니라 사업을 함께할 수 있는 SI를 확보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회사의 매출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LFP와 NCM(니켈·코발트·망간) 두 시장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다만 이미 많은 대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NCM보다는 LFP를 활용한 틈새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 NCM은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LFP 보다 더 비싸다는 특징이 있다.
류 대표는 "NCM 부문에서는 재활용 시스템 공급과 임가공, 공정 내제화에 나설 예정이고 LFP 부문에서는 자체적인 재활용 시스템 설치와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존 습식 방식을 활용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는 LFP 시장 진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부분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무엇보다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중국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데 국내에도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많다"며 "대기업들이 스타트업과 협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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