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밸류업 리포트]TCC스틸, 적자에도 '20만톤' 니켈도금강판 양산 승부①테슬라 '원통형 배터리' 수급 이슈 호재
서하나 기자공개 2024-04-11 09:30:49
[편집자주]
'인터배터리 2024' 현장에는 12만명의 참석자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의 올해 '비기'를 엿볼 수 있었다. K-배터리의 높아진 위상은 2차전지 기업의 반등을 예고하는 전주곡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2차전지 전환 국면에서 K-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주요 코스닥 제조사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테슬라가 '원통형 4680 배터리'를 메인 폼펙터로 채택하면서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급증하는 수요와 달리 테슬라의 자체 조달엔 한계가 있고 생산 가능한 기업도 제한적이다 보니 수급 이슈가 관건이다. 국내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이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TCC스틸은 바로 이 원통형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인 니켈도금강판 생산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주석도금강판과 전해크롬산처리강판의 성장세가 꺾였지만 니켈도금강판 양산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원통형 4680 배터리' 핵심소재, 상반기 양산 계획
8일 TCC스틸 측에 따르면 TCC스틸은 현재 진행 중인 품질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는데로 상반기 안에 니켈도금강판 양산에 돌입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8월 경상북도 포항 공장 내 12만톤(t)을 증설을 마치면서 연간 20만톤(t) 생산능력(CAPA)를 갖췄다.
셀, 모듈, 팩으로 이뤄진 배터리는 팩의 모양(폼펙터)에 따라 크게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 등으로 나뉜다. 이 중 각형 배터리는 외부 충격에 강하고 적층하기 쉬워 부피 손실이 없다. 파우치형에 비해 공정 간단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열 방출이 어려워 냉각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BMW, 아우디, 폭스바겐, 벤츠의 전기차에 주로 채택되고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용량과 크기를 커스터마이징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고 공간 효율성도 높지만 그만큼 생산 단가가 높다. 현대기아차와 GM, 포드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원통형 배터리는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전통적인 형태다. 제조 규격화가 이뤄져 빠르게 양산이 가능해 비용이 저렴하다. 또한 내구성이 높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동그란 원형 외관 때문에 여러 개 배터리를 묶는 경우 데드스페이스가 발생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최근 2차전지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운 모델은 바로 원통형 배터리다. 세계적인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에서 기존 2170(지름 21mm, 높이 70mm)의 배터리 대신 4680(지름 46mm, 높이 80mm)의 원통형 배터리를 메인 폼팩터로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테슬라는 100만대 이상 선주문을 받은 사이버트럭 등에 해당 배터리를 채택하기로 했으나 수급 이슈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원통형 4680 배터리를 충당하는 덴 한계가 있는데 전 세계에서 유의미한 품질과 생산량을 보유한 업체는 일본의 파나소닉, 국내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 가장 앞서 있고 거의 유일하다.
◇경쟁사 없는 니켈도금강판 시장, 올해 예상 매출 2300억
TCC스틸은 국내 최초로 다양한 표면처리 강판을 제조해온 철강기업이다. 2001년 처음 니켈도금강판을 출시했으나 당시엔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다. 본격 생산을 시작한 건 2012년이었고 이후 경영진이 2차전지 성장세에 주목해 본격적으로 공장 증설을 결정, 투자하면서 연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니켈도금강판 생산자 지위를 눈앞에 두게 됐다.
TCC스틸이 생산한 니켈도금강판은 판 형태인데 상신이디피, 동원시스템즈 등 다양한 원통형 배터리 제조사에서 캔 형태로 가공을 거친 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로 납품된다.
TCC스틸 관계자는 "전기차 부품 품질 승인 절차가 최근 까다로워진 경향이 있어 당초 예상보다 미뤄지고 있으나 열심히 대응하고 있다"며 "일단 승인만 받으면 곧바로 양산체제에 돌입할 예정인데 TCC스틸 제품이 워낙 경쟁력이 있다 보니 주목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니켈도금강판을 생산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설비(자금력)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표면처리 기술력이 갖춰져야 양산을 할 수 있다"며 "품질은 셀 업체에서 직접 평가해 조건을 맞추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TCC스틸의 주력 사업은 주석도금강판과 전해크롬산처리강판 등이다. 이 표면처리강판은 식음료캔부터 자동차, 전자부품까지 다양하게 적용된다. TCC스틸은 지난해 83억원 규모로 순손실을 냈는데 주력 제품의 단가 인상 등 업황이 원활하지 않아 타격을 봤다.
기존 주력 사업의 경우 국내외에 여러 경쟁사가 있고 수입도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니켈도금강판의 경우 별다른 경쟁사가 없어 TCC스틸의 지위가 압도적인 상황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증권가에선 TCC스틸이 올해 니켈도금강판의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2021년까지 해당 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약 21%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3분기 40%까지 올라섰고 2025년엔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니켈도금강판 매출 규모를 올해 2300억원, 2025년 3400억원, 2026년 4000억원 등으로 추정했다. 또한 20만톤의 풀 캐파를 가동했을 때 순수하게 가능한 매출 규모는 약 4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2030년까지 정부와 함께 20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생산 공장과 기술 혁신이 이뤄지는 마더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모두 전고체 전지 시제품 생산공장을 국내에 구축하고 원통형 4680 전지, 코발트프리 전지 등도 국내에서 생산을 개시해 해외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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