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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VC 톺아보기]‘창립 5주년’ 위벤처스, ‘AUM 5000억’ 초고속 성장①하태훈 대표의 '두번째 창업'…인재·출자자 쌍끌이 비결 '숍인숍' 운영 방식

최윤신 기자공개 2024-04-11 09:07:46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4월 12일 설립된 LLC형 VC 위벤처스는 창립 5주년을 앞둔 현재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운용자산(AUM) 5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LLC형 VC는 물론 국내 독립계 VC를 통틀어봐도 눈에 띄게 빠른 성장속도다.

설립 이후 2022년까지 AUM을 매년 평균 1000억원이상 늘려오며 기록적 성과를 보였다. 성장은 AUM에 국한된 게 아니다. 5억원이었던 자본금은 20억원을 넘어섰고, 설립당시 3명이었던 임직원도 16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펀드를 온전히 이끌 수 있는 파트너만 7명에 달한다.

VC업계에서 위벤처스에 주목하는 건 비단 빠른 성장 때문만은 아니다. 위벤처스만의 운영방식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위벤처스는 각각의 파트너가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주도적으로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며 이에 따른 성과를 향유하는 구조다. 이런 운영방식이 훌륭한 파트너를 모으고, 출자자(LP)들에게도 매력 포인트가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DSC인베보다 빠른 성장, 명실공히 중견VC 등극

위벤처스는 2019년 4월 설립된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이다. LB인베스트먼트에서 스타심사역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뒤 DSC인베스트먼트의 설립을 주도했던 하태훈 대표(사진)가 LB인베스트먼트에서 함께 근무했던 박정근 부사장 등과 함께 창업했다.

설립 5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누적AUM이 5585억원을 넘는 명실공히 중견 VC로 발돋움했다. 청산펀드를 제외한 AUM은 5356억원, 공동운용(Co-GP) 펀드(50%만 반영)를 고려한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AUM은 4437억원이다.

국내 LLC형 VC 중 가장 빠른 속도로 AUM을 늘렸다. 현재 LLC형 VC 중 위벤처스보다 많은 AUM을 가진 프리미어파트너스와 K2인베스트먼트는 설립 5~6년차에 AUM이 3000억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2018년 설립된 뮤렉스파트너스도 빠르게 AUM을 키워왔지만 지난해 말 기준 AUM(3879억원)이 위벤처스보다 적다.

LLC형 VC 뿐 아니라 독립계 VC를 통틀어 보더라도 위벤처스보다 빠르게 AUM을 늘린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LLC형 VC가 창업초기 AUM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 놀라운 성과다.

실제 출자자의 LLC형 VC에 대한 비선호 현상은 통계적으로 입증됐다. 한국벤처투자가 지난 2021년 작성한 ‘국내 LLC형 VC에 대한 심층분석’ 리포트에서 2016~2020년 출자자들의 창투사 대비 LLC형 VC에 대한 출자액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 출자자들일수록 창투사에 비해 LLC형 VC가 결성한 벤처투자조합에 대한 출자액의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례적으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VC 창업만 두 번째인 하태훈 대표의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하 대표는 지난 2012년 윤건수 대표와 함께 DSC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코파운더(Co-Founder)다. DSC인베스트먼트 역시 VC 업계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9년 DSC인베스트먼트에서 나와 위벤처스를 설립한 하 대표는 첫 창업회사보다 더 빠르게 AUM을 늘렸다. 2012년 설립된 DSC인베스트먼트의 2017년 말 AUM(더벨 리그테이블 기준)은 2911억원이던 점을 고려할 때 위벤처스의 AUM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위벤처스는 설립 후 약 7개월 만에 첫 펀드를 만들며 투자를 시작했다. 2년차인 2020년부터는 펀드레이징에 더 속도가 났다. 한 해동안 6개의 펀드를 결성해 AUM을 10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설립 2년차에 AUM1000억원을 넘는 사례는 비단 LLC형 VC 뿐만이 아니라 국내 독립계 VC 전체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2021년에는 8개의 펀드를 만들며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AUM을 2998억원까지 늘렸다. 2022년에는 하우스 최대규모펀드인 위청년메이트펀드1호(753억원)을 비롯해 3개의 펀드를 조성하며 4000억원대를 돌파했다.


펀드레이징 혹한이었던 지난해에는 AUM 증가 속도가 다소 더뎠다. VC와 PE계정으로 각각 한 개씩의 펀드를 조성하며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하는 데 집중했다. 다만 올해 공격적인 펀드레이징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AUM 5000억원을 돌파할 게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최근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스케일업 분야의 GP로 선정되며 모태펀드로부터 250억원의 출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최소 결성규모가 625억원이기 때문에 해당 펀드의 결성에만 성공하더라도 AUM 500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LP 모집 상황에 따라 하우스 최대규모 펀드의 기록을 다시 쓸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첫 문화계정 출자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4곳의 GP를 선정하는 IP 분야에 지원해 서류심사를 통과, 6곳의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선정될 경우 300억원의 출자금을 확보해 500억원 이상의 펀드 결성에 나서게 된다. 이 경우 Co-GP를 감안하지 않은 전체 누적AUM이 7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신생사로 모여든 '파트너 심사역'

빠르게 AUM을 늘릴 수 있었던 저력은 단연 투자성과에서 비롯됐다. 설립 5년차인데 벌써 조기청산한 프로젝트 펀드가 4개에 달한다. 블라인드펀드도 대부분 회수를 진행하며 출자금을 배분하고 있다. 2022년 설립한 510억원 규모의 위LP지분유동화펀드1호도 벌써 출자금 68억원을 배분했다. 첫 펀드인 ‘WE 지방기업육성펀드1호’는 결성한지 4년이 조금 넘었지만 결성금액 160억원 중 120억원 이상을 이미 배분한 상태다.


VC업계 관계자는 “위벤처스는 투자 성과가 워낙 좋다보니 모태 출자사업 등 콘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LLC형 VC 출자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평가받는 대형 LP들도 위벤처스 만큼은 다르게 바라본다”고 말했다.

투자 성과의 근간에는 뛰어난 심사역들이 있다. 6명의 파트너 심사역이 주역이다. 하태훈 대표와 박정근 부사장이 설립한 이래 김소희 상무, 전진원 부사장, 이지찬 상무, 김규현 상무 등이 차례로 합류해 6명의 파트너 심사역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펀드레이징을 담당하는 채종민 이사까지 총 7인의 파트너 체제다. 각각의 파트너 심사역은 모두 독립해도 승산이 있을만한 트랙레코드를 가진 인물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이런 심사역들이 업력이 길지 않은 하우스에 모일 수 있었던 건 위벤처스만의 운영방식과 관련이 깊다는 평가다. 중소규모의 펀드를 다수 운용하는 위벤처스는 펀드별로 전문화 된 파트너들이 펀드의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펀드 운용 성과에 따라 발생하는 과실도 향유한다. 위벤처스라는 하우스 아래서 파트너 심사역들이 독립 VC처럼 활동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독립을 고려할 만한 훌륭한 심사역들이 모여들 수 있었단 게 VC 업계의 시각이다.

VC 업계 관계자는 “위벤처스의 모델은 파트너 심사역들이 갖는 권한과 책임에 있어서 미국의 LLC형 VC와 가장 유사하게 운영되는 형태로 평가된다”며 “빠른 성장과 독보적인 성과를 보이며 업계에서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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