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투자기업]'중고명품 올인' 트렌비, 해외 자회사 '유명무실'소싱 필요성 감소, 해외 매출 급감…미국·영국법인 적자전환, 청산 가능성도
구혜린 기자공개 2024-04-15 08:32:4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08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렌비가 '중고 명품 거래'로 주력 사업을 피봇팅한 게 재무제표에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트렌비의 해외 매출은 674억원에서 177억원으로 74% 감소했다. 트렌비는 글로벌 5개국에 자회사를 두고 명품을 소싱하고 있는데, 중고 거래 사업이 중심이 되다 보니 조달창구가 필요 없게 됐다. 장기간 투자를 단행한 해외 인프라가 유명무실해진 셈이다.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트렌비는 지난해 연결기준 40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882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229억원으로 오히려 전년(225억원) 대비 4억원 늘었다.
'적자 다이어트'는 성공했다. 트렌비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32억원, 순손실 3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과 비교해 85%, 84%가량 줄어든 규모다. 트렌비는 2023년 손실 규모를 전년대비 90%가량 줄이고 2024년 흑자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목표치에는 소폭 미달했지만, 흑자 달성 가능성 조짐이 보인다.
트렌비가 적자 폭을 크게 줄인 것은 거래량이 늘어서가 아니라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트렌비가 지출한 판관비는 213억원으로 전년(463억원)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다. 2022년 한 차례 구조조정을 통해 당해 말 140명 수준으로 줄어든 트렌비의 임직원 수는 최근 75명까지 축소됐다.
올해는 본업을 통한 BEP(손익분기점) 달성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트렌비는 지난해 중고 명품 거래로 주력 사업을 피봇팅했다. 신품을 해외에서 구매해서 국내에서 판매하는 게 아니라 중고를 매입해서 판매하는 일이다. 그 결과 트렌비의 매출원가 비중은 2022년까지만 해도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55%로 떨어졌다.
다만 사업 전환에 따른 한계는 명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덩치'가 줄어들었다. 트렌비는 영국, 독일, 미국, 일본, 이탈리아 5개국 법인을 완전자회사로 두고 현지에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2022년 이들 자회사 매출은 674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17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더는 명품 신품을 현지에서 적극 조달할 필요가 없게 된 탓이다.
트렌비가 내수 중고 명품 거래 수수료 수입에 집중하면서 벌어들일 수 있는 순익의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5개 법인은 순이익 면에선 2021년 20억원, 2022년 22억원의 흑자를 내다가 지난해 마이너스(-) 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영국 및 미국 자회사가 적자 전환했으며 이탈리아 법인은 150만원에서 3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전반적으로 '스몰 비즈니스'로 사업이 전환된 모습이다. 연내 해외 자회사를 청산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트렌비는 2022년부터 자회사 청산을 검토해왔다. 지난해 트렌비의 미국 및 영국을 제외한 해외 자회사의 자산 규모는 모두 전년대비 축소됐다. 트렌비의 해외 사업장은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2020년부터 투자해온 인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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