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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점검]'명품백 중고거래' 피봇 트렌비, 믿는 건 '정품 감정'②거래액 비중 25%까지 올라와…감정사 10여명 상주, B2B 수주도 추진

구혜린 기자공개 2023-11-10 07:52:24

[편집자주]

팬데믹 시절 눈에 띄게 성장한 플랫폼 산업 중 하나가 '명품 이커머스’다. 면세 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 규모를 급격하게 키웠다. 명품 이커머스 스타트업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 속에 모험자본이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요구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펀딩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더벨은 시장 핵심 플레이어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8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렌비는 올해 들어 '중고 명품 거래 이커머스'로 주력 사업을 전환했다.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전체 거래액 4분의 1이 중고 매매로 채워질 만큼 빠른 속도로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

비결은 '정품 감정'이다. 트렌비는 자회사 한국정품감정센터를 통해 10명 이상의 전문 감정사를 보유하는 구조를 취했다. 이 센터는 국내 대기업 이커머스로부터 감정 업무 수주에 나설 만큼 경쟁력을 확보했단 후문이다.

7일 트렌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이 회사의 중고 명품 거래액은 전체 거래액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올초에는 10% 수준에 불과했으나, 15%포인트(p) 늘었다. 연간 전체 거래액이 전년대비 줄어든 반면 중고 제품 거래액의 비중은 확대됐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5000억원이었다. 트렌비는 올해 거래액은 현재로선 공개 불가능하단 입장이다.

트렌비는 올해 중고 명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중고 제품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건 지난 2021년부터다. 다만 당시에는 중고 거래 기능을 활발히 홍보하지 않았다. 영국과 이탈리아, 독일, 미국, 일본 등 해외 법인에서 소싱해온 신상품을 판매하는 데에만 주력했다.

지금은 다르다. 사실상 '중고 명품 가방' 전문 이커머스가 됐다. 트렌비에서 거래되는 중고 제품의 70%는 가방이다. 이종현 트렌비 대표는 "중고 의류와 신발은 다른 사람 몸에 많이 닿은 제품이므로 꺼려지는 부분이 있으며 액세서리나 지갑은 사용감이 강하고 가격 자체도 비싸지 않아 새 것을 사는 경향이 있다"라며 "합리적인 가방 소비를 지향하는 여성 고객층을 메인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 거래 피봇팅과 동시에 승기를 잡고 있는 배경엔 오퍼레이션이 있다. 트렌비 모바일 앱(app)과 홈페이지 최상단에는 '전체' 또는 '중고' 카테고리를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중고 거래만 하고 싶거나, 호기심이 있는 이용자는 아예 모든 정보를 중고에만 맞춰 볼 수 있다. 또 새 제품을 둘러보고 있는 이용자들에게 '150만원 더 저렴한 중고상품이 있다'는 팝업을 띄워 중고 제품으로 유인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정품 감정이다. 중고 명품 거래가 일어나는 B2C 경쟁사로는 '당근마켓'과 '번개장터'가 있다. 다만 이 두 곳은 '진짜 명품이 맞는지' 검수 서비스를 받기 어렵단 문제가 있다. 트렌비는 자회사 한국정품감정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센터장(대표이사)은 이종현 공동대표이며 전문 감정사 10명 이상이 소속돼 있다.

한국정품감정센터는 조만간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의 제품 검수 서비스도 수주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한국정품감정센터는 '트렌비가 정품 검수를 합니다'라는 것보다 오로지 감정에만 집중하는 업체"라며 "대기업 중에 명품을 취급하는 플랫폼의 상품 검수도 조만간 B2B로 맡아서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트렌비는 제품 감정 소요 시간 및 오류를 줄이기 위해 통합 감정 시스템 '마르스'를 자체 개발했다. 마르스 앱으로 제품의 이미지를 다량 수집하고 수집된 이미지를 AI로 분석, '이 제품은 몇 % 확률로 정품이다'란 결론을 받을 수 있다. 아직까진 사진을 수집하는 단계이나,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면 감정 실무에 마르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종현 대표는 "한국명품감정원 등 감정만 하는 법인들의 경우 얼마 만큼의 물량을 감정해야 할지 알 수 없으니 감정사를 많이 보유할 수 없는 반면, 우린 취급 중고 제품이 많으니 (자회사에서) 충분한 기본 인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중고 비즈니스가 크면서 감정 업무가 늘어나고 있어 기존 감정사 인력으로 더 많이 감정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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