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대 화랑 경영분석 리포트]국제갤러리, 2세경영과 함께 자리잡은 두 개의 법인① [계열·지분구조·경영진] '홀딩'은 김창한 사장 지분 50%, 새 법인은 100% 소유
서은내 기자공개 2024-04-22 14:33:02
[편집자주]
한국 미술품 유통시장에서 현재 가장 영향력을 크게 미치고 있는 갤러리 세 곳을 묻는다면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가나아트갤러리가 손에 꼽힌다. 이 세 회사를 중심으로 국내 갤러리업계는 집중된 형태를 띤다. 수익 면에서도 이 세 갤러리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화랑업계를 대표하는 이들 화랑의 계열, 지분구조와 재무구조를 분석하고 주요 전속작가 그룹을 포함해 경영 스타일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갤러리 사업체는 국제갤러리다. 국제갤러리는 다른 계열사를 두고 있지는 않으며 다만 법인을 두 개로 나눠서 갤러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나가 '국제갤러리홀딩'이며 또 하나가 '국제갤러리'다. 두 개의 법인으로 나뉘어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회사로 이해할 수 있다.국제갤러리는 설립자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과 가족들이 모두 힘을 모아 경영에 참여해왔다. 세 자녀 모두가 갤러리 비즈니스를 해가고 있으며 현재 국제갤러리의 지분 소유나 대표로서의 자리는 2세 김창한 사장을 중심으로 정리가 마무리된 상태다.
◇ 두 개 법인으로 사업상 부담 나눠
국제갤러리가 하나의 사업을 두 개의 법인으로 나눠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다. 우선 업계에서는 자산 규모나 매출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세금 이슈나 자금 활용 등 여러 면에서 볼 때 두 개의 사업체로 운영되는 것이 사업상의 이점이 많을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2018년부터 두 회사의 자산 합계는 1000억원을 넘어섰다. 두 회사의 매출 합계도 시기마다 편차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1000억원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매출이 커질수록 누진세 구조인 법인세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두 개의 법인으로 매출을 분산하는 것이 세금 부담에 유리하다.
또 총자산 기준 1000억원을 넘게되면 과거 2022년까지 내부회계 검토를 받아야하는 의무가 있었던 적도 있다. 자산 규모를 분산하면서 사업 외적은 부분에서의 부담을 줄일 수 도 있었던 셈이다. 오너 개인 회사인만큼 합법적인 선에서 두 회사간 일부 매출, 매입 거래를 통해 자금 활용의 편의를 볼 수도 있다.
◇ 김창한 사장 경영참여하면서 추가 법인 설립
두 회사의 설립 시기를 보면 먼저 설립된 것은 국제갤러리홀딩이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74)은 1982년 서울 인사동에서 갤러리 문을 열었다. 이후 법인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기 시작한 건 1991년이다. 당시 법인명은 국제아트 주식회사였다. 2015년 이를 국제갤러리로 바꿨다가 2021년 국제갤러리홀딩 주식회사로 안착했다.
또다른 하나의 법인은 이현숙 회장이 2004년 추가로 운영하기 시작한 사업체다. 초기 사명은 주식회사 홀딩이었으며 제일홀딩으로 바뀐 뒤 국제갤러리홀딩으로 또 바뀌었다. 이후 첫번째 사업체인 국제갤러리가 국제갤러리홀딩으로 이름을 바꿔달 때 이 두번째 사업체는 국제갤러리로 간판을 맞바꿨다.
국제갤러리홀딩이 '홀딩'이라는 이름을 붙이고는 있으나 지분구조상 두번째 법인 국제갤러리가 국제갤러리홀딩에 종속되는 지주사 방식의 구조는 아니다. 둘다 오너 개인이 직접 소유한 회사로 돼있다. 다만 이 둘은 소유 주체가 다르다.
국제갤러리홀딩은 이현숙 회장과 아들 김창한(Charles Kim) 국제갤러리 사장(46)이 각각 51%, 49%씩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두번째로 설립된 국제갤러리는 김창한 사장이 단독으로 100%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창한 사장이 갤러리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 김 사장의 개인 회사를 하나 더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갤러리홀딩은 1991년 설립 당시 김창한 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지만 국제갤러리는 2004년 사업체가 시작될 때부터 김창한 사장이 이 회장과 함께 이사로 이름을 올려왔다. 현재는 김창한 사장이 회사 두 곳 모두에서 이현숙 회장과 공동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제갤러리홀딩은 2008년 말까지는 이현숙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했으며 2009년부터 지분 구성에 변화를 주기 시작해 2011년 말에는 이 회장이 51%, 김 사장이 49%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정착됐다. 이 기간에 국제갤러리홀딩의 총 주식 중 49%에 해당하는 만큼이 이 회장에게서 김 사장으로 옮겨갔다.
국제갤러리는 2020년 말까지는 김창한 사장이 85% 지분을, 이현숙 회장이 10%, 김병수 전 회장이 5% 지분을 보유해오다 2021년 김 사장이 국제갤러리의 공동대표이사로 오르면서부터는 100%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 회장과 김 회장이 보유해오던 국제갤러리의 15% 지분을 김 사장이 전부 이어받았다.
◇ 이현숙 회장 세 자녀 모두 갤러리 사업 참여
경영진 구조는 두 회사가 거의 비슷하다. 공동대표로 이현숙 회장과 김창한 사장이 함께 자리하고 있으며 이현숙 회장의 차녀 김수희 부사장(49)이 감사직을 맡고 있다. 김창한 사장의 아내인 송보영 전 부사장이 지난해 6월까지 두 회사의 경영에 함께 했으나 현재는 사임한 상태다.
김창한 사장이 두 법인에서 공동대표이사로 대표이사에 오른 시점은 다르다. 국제갤러리홀딩에서는 2015년부터, 국제갤러리에서는 2021년부터 공동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김창한 사장은 이 회장의 첫 회사인 국제갤러리홀딩에서도 2005년부터 감사로 일해왔으며 두번째 회사인 국제갤러리에서는 시작부터 이사로 일했다.
이현숙 회장은 남편 김병수 전 국제갤러리 회장과 오래 전부터 갤러리 사업을 함께해왔다. 김병수 전 회장이 경영진 자리에서 물러나는 시점부터 자녀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김 회장이 2015년 국제갤러리홀딩 이사직에서 물러날때 김창한 사장이 자리를 채웠고, 2021년 국제갤러리 감사에서 물러난 때엔 김수희 부사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현재 국제갤러리홀딩에는 이기범 씨가, 국제갤러리에는 장현숙 씨가 사내이사로 이름 올리고 있다. 차녀 김수희 부사장은 해외 아트페어를 비롯해 핵심 업무에 함께해왔으며 현재 국제갤러리에서 아카데미 관련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장녀 김태희(Tina Kim) 티나킴갤러리(Tina Kim Gallery) 대표(53)는 미국에서 직접 화랑을 설립, 단색화 등 한국 주목할 작가들을 발굴하며 해외에 소개하는 국제갤러리의 브릿지 역할을 해왔다. 티나킴갤러리는 김태희 대표가 뉴욕에서 운영 중인 갤러리이며 뉴욕 맨해튼 첼시에 위치해있다.
지난해까지 경영에 참여했던 김창한 사장의 아내 송보영 전 부사장은 현재는 아비투스 어소시에이트(아투·Artue) 라는 글로벌 미술품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화한 미술품을 전시하고 진품 증명, 거래를 이어주는 디지털 아트 전문업체다. 지난해 프랑스 예술출판사 까이에다르(Cahiers d'Art)의 한국총괄 사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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