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Index/BSM분석]BSM 공개한 현대차…정의선 회장 보유 역량은홈페이지에 '6개 역량 항목' BSM 게시…정 회장, 리더십과 산업·기술 등 5개 보유
양도웅 기자공개 2024-04-22 08:13:11
[편집자주]
이사회 역량 지표 또는 이사회 역량 현황표 등으로 번역되는 'BSM(Board Skills Matrix)'은 이사회 구성원의 능력과 자질, 국적, 성별 등을 한 눈에 보여주는 도표다. 작성자는 기업으로 주주와 투자자는 BSM을 통해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 BSM 공시 여부로 이사회의 투명성과 주주친화성을, 그리고 BSM 내용(구성 항목 등)으로 이사회의 전문성과 방향을 읽어낼 수 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BSM 공시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에도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THE CFO가 각 기업의 BSM 공시 여부와 내용 등을 종합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3: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홈페이지에 BSM(Board Skills Matrix)을 공개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정의선 회장은 BSM의 6가지 역량 중 리더십과 산업·기술 등 5가지 역량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 회장이 유일하게 갖지 않은 역량은 법률·정책이었다. 그간 현대차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에서 BSM이 아닌 이사별 전문 분야만 간략하게 보여줬다. BSM 공개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며 이사회 투명성을 제고했다.현재 현대차는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BSM인 '이사회 역량 구성표'를 게시하고 있다. 여러 국내 기업은 홈페이지와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공시하는 '주주총회 소집공고' 문서, 매년 5월 발표하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또는 6~7월 발표하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에서 BSM을 공개한다. 현대차는 일단 홈페이지에서 먼저 공개했다.
현대차의 이사회 역량 구성표는 6가지 역량 항목과 3가지 다양성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6가지 다양성 항목은 △리더십 △회계·재무·경영 △산업·기술 △법률·정책 △글로벌 역량 △ESG다. 3가지 다양성 항목은 △선임연도 △출생연도 △성별이다.
현대차보다 일찍 BSM을 공개해온 GM, 테슬라 등과 비교해보면 현대차 BSM의 역량 항목 개수는 적은 편이다. GM의 역량 항목은 9개로 △상장사 CEO 경험 △산업 △생산 △기술 △리스크 관리 △재무 △마케팅 △사이버 △ESG다. 테슬라의 역량 항목은 12개로 3개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리더십 △재무 전문성과 투자 △기술 △사이버 보안 △리스크과 내부통제 △성장과 변화 △상장사 이사회 경험 △법률과 규제, 정책 △ESG △글로벌 운영 △생산과 공급망 △전략기획이다.
현대차도 BSM 구성 항목을 구체화·세분화하는 걸 검토해볼 만하다. 가령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전환하면서 차량 내부에서 IT기술을 활용해 다량의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 늘고 있다. GM과 테슬라 모두 사이버 또는 사이버 보안을 BSM 역량 항목에 포함시키고 관련 전문가를 독립이사(사외이사)로 선임한 배경이다. 현대차 사외이사진에 IT 전문가는 없다.
모 대기업에서 이사회 평가 기준을 만드는 데 참여한 한 변호사는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은 떼어놓고 볼 수 없다"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일수록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이사회 인원은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7명으로 총 12명이다. 리더십은 모든 이사가 보유한 역량이이다. 회계·재무·경영은 10명(83.3%), 산업·기술은 6명(50.0%), 법률·정책은 6명(50.0%), 글로벌 역량은 9명(75.0%), ESG는 9명(75.0%)이 보유한 역량이다.
총수인 정의선 회장은 법률·정책을 제외한 5가지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됐다. 정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MBA를 졸업했다. 유창한 어학능력을 갖고 있고 IT기술과 제품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2020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기획과 해외사업, 영업, 계열사 대표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역량 지표 중 이사들의 보유 비율이 낮은 산업·기술과 법률·정책을 보면 산업·기술은 사내이사, 법률·정책은 사외이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현대차가 사외이사에 기대하는 건 산업 ·기술 분야보다는 법률·정책 분야에 대한 제언과 관련 전문성에 기반한 리스크 관리 등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법률·정책 역량을 가진 사외이사 중 가장 최근(2023년) 선임된 최윤희 건국대 교수에 대해 현대차는 "서울지방검창철 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역임하고 다년간 교수로 재직 중인 법률 전문가로 다양한 노동 관련 기관에서 활동했다"며 "노동법 관련 학문적 지식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노사 양측의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전문적 조언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사 관계는 현대차의 주요 경영 과제 중 하나다.
더불어 현대차 BSM의 다양성 지표에 따르면 이사회 평균 연령은 약 58.9세다. 가장 연장자는 사외이사인 윤치원 전 EQONEX 대표와 심달훈 우린조세파트너 대표다. 두 이사 모두 1959년생이다. 이지윤 카이스트 교수가 1974년생으로 12명 이사 중 가장 연하였다. 성비는 남성 83%(10명), 여성 17%(2명)였다.
현재 다양성 지표에 '국적'은 없다. 국적과 민족, 인종에 대한 다양성 요구가 많은 미국의 기업들은 이를 BSM 항목에 포함한다. 현대차 이사회에서 외국인은 2명이다. 사내이사인 호세 무뇨스(스페인) 사장과 사외이사인 유진 오 전 캐피탈인터내셔널 파트너(미국)다. 현대차가 그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국적 다양성 확보를 꾸준히 언급했기 때문에 추후 다양성 지표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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