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경영인 보수 분석]현대차그룹, 고정 급여보다 실적 연동하는 성과급 핵심②정의선 회장, 2022년 성과급이 급여 역전...글로벌 성과 반영
조은아 기자공개 2024-04-18 09:21:34
[편집자주]
매년 3월 재계 오너경영인들의 연봉이 공개된다. 일반 직장인과는 비교조차 어려운 수치에 자연스럽게 반감이 생기지만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것도 아니다. 오너경영인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은 물론 그들의 업무 강도나 짊어진 리스크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벨이 주요 그룹 오너경영인들의 보수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2위라는 화려한 위상과 걸맞지 않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연봉은 조금 간소한 편에 가깝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이 종종 '연봉킹'에 이름을 올렸던 것과 달리 정 회장은 1위에 오른 적이 없다. 계산도 매우 '심플'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만 보수를 받고 있다.최근 몇 년 사이 정 회장의 연봉이 상당히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그 원인 역시 먼 데 있지 않다. 연봉 증가분 대부분이 상여금에서 나왔다. 과거 정 명예회장이 고정적 급여로만 50억원을 넘게 받았던 것과 달리 정 회장은 상여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다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실적이 악화된다면 연봉 역시 큰 폭의 뒷걸음질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적 연동 눈길...급여보다 많은 성과금
정 회장은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22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온전히 현대차 덕분이다. 현대차에서 82억원, 현대모비스에서 40억원을 받았다. 특히 현대차에선 처음으로 상여금이 급여를 앞질렀다.
정 회장의 연봉은 실적과 매우 밀접하게 움직인다. 특히 2019년부터 현대차에서 상여를 받기 시작하면서 더욱 민감하게 따라가고 있다. 2021년까지 급여와 동시에 상여도 증가하면서 전체 연봉도 34억원에서 5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1년은 회장 취임 이듬해인데 정 명예회장처럼 현대차에서 받는 보수만 5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3년 동안 현대차에서 정 회장의 연봉 상승률은 무려 105%에 이른다. 현대차가 글로벌 5위에서 4위, 그리고 3위로 올라간 기간이기도 하다. 특히 눈여겨 봐야할 점은 급여가 3년 동안 40억원으로 고정됐다는 점이다. 연봉 증가분은 고스란히 상여에서 나왔다. 상여는 2021년 14억원에서 2022년 30억원, 그리고 2023년 42억원으로 뛰었다.
그 결과 정 회장은 2022년 처음으로 아버지 정 명예회장이 받은 보수를 뛰어넘었다. 정 명예회장의 최고 기록은 2014년의 57억원이었는데 정 회장이 70억원을 받으면서 이 금액을 훌쩍 넘겼다.
이는 고정급 비중이 높은 편인 다른 오너들과도 대조된다. 국내 주요 그룹 오너들은 평균 전체 연봉의 70% 가량을 고정급으로 받고 있다. 성과를 내면 내는 대로 많은 성과급을 받고 그렇지 못하면 기본급이 전체 연봉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상여가 급등한 건 정 회장만이 아니다.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지난해 전체 보수 39억원 가운데 급여가 14억원, 상여가 25억원이었다. 인상률을 살펴봐도 정 회장에게 특별히 '차별'을 둔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 회장의 상여는 40%, 장 사장의 상여는 38% 각각 증가했다.
장재훈 사장은 2022년과 2023년 모두 상여가 급여보다 많았는데 그만큼 성과에 대한 보상이 합리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뿐만 아니라 등기임원 대부분이 급여보다 많은 상여를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에서도 급여 3년째 고정
정 회장의 연봉이 처음 공개된 건 2013년이다. 당시 그는 현대차에서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18억원을 받았다. 지금과 비교해도 규모가 작지만 그룹 회장이던 정몽구 명예회장이 받은 돈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상당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같은해 현대차에서만 56억원을 받았다.
직급이나 나이뿐만 아니라 근속연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1999년 일찌감치 현대차에 입사했으나 중간에 잠시 기아에 집중하기 위해 현대차를 떠난 적이 있다.
정 명예회장이나 정 회장 모두 해가 갈수록 연봉이 늘어나거나 최소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딱 두 차례 줄어든 적이 있다.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둘 모두의 연봉이 꽤 줄었다.
실적 악화가 원인이다. 특히 2017년은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도는 등 현대차에게 최악의 해로 기억된다. 연봉 공개 이후 내내 50억원을 웃돌던 정 명예회장의 연봉도 처음으로 4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정 회장은 20%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전문경영인들과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윤갑한 사장은 21%, 이원희 사장은 13% 연봉이 줄었다.
정 회장은 예나 지금이나 단 2곳에서만 보수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이 경영에 본격 나선 이후 재직했던 계열사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인데 이 가운데 기아와 현대제철에서는 한 번도 보수를 받은 적이 없다.
현대모비스도 현대차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6억원 안팎을 오가던 정 회장의 보수는 상여가 더해진 2019년 급등했고 2020년엔 정 명예회장의 보수를 앞질렀다. 역시 정 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고 정 명예회장이 퇴진을 준비하던 시기다.
급여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2021년부터 3년째 같은 금액을 유지 중이다. 회장 취임 전 13억원이었는데 회장 취임 후 25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현대모비스에서도 실적에 따라 상여가 늘어나고는있지만 여전히 급여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지난해는 급여 25억원, 상여 15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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