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대박' 노리는 크레센도, HPSP 장기투자 태세 펀드만기 여유, IB는 군침…'거액 이문' 이준호 회장 등 LP 입장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4-04-17 07:25:48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0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장비사 에이치피에스피(HPSP)를 보유한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가 투자금 회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크레센도는 이미 출자자(LP)들과 협의해 펀드 만기를 연장해둔 만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크레센도는 LP들과 추가로 투자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선택지에 올려놨다.
다만 HPSP의 경쟁력에 주목한 투자은행(IB)들이 M&A 자문 수임 의사를 보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칼자루는 LP들이 쥐고 있는 모양새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HPSP의 펀드를 한차례 연장했다. 크레센도는 2017년 HPSP를 인수하던 당시에는 펀드 만기를 5년으로 설정했지만 2022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10년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만기는 2027년 4월이다.
통상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은 경영권 인수(바이아웃)나 소수 지분 투자 이후 3~5년 내에 투자금을 회수한다. 펀드 만기 도래하기 1~2년을 앞두고 IB나 국내 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원매자를 접촉한다.
크레센도는 이미 HPSP에 대한 장기 투자를 해오고 있는 데다가 추가적인 상승잠재력(Upside potential)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펀드 만기가 아직 3년이나 남은 만큼 투자금 회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펀드 LP와 협의해 만기를 추가로 연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근 매각설이 불거졌지만 사실무근이라고 명확히 밝히면서 장기투자 의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크레센도의 의사와는 별개로 HPSP의 경쟁력을 주목한 투자은행(IB)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질 조짐이다.
IB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아직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IB업계에서 크레센도뿐 아니라 잠재적 원매자들을 접촉해 의사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PSP가 조단위 매물인데다 경쟁력이 확고한 만큼 매각 흥행을 점치고 적극적인 딜 메이킹에 나선 셈이다.
M&A업계 관계자는 "꼭 매각이나 인수 이슈가 없더라도 PEF 운용사가 IB를 만나는 것은 업무 특성상 수시로 있다"며 "다만 크레센도에서는 HPSP 매각에 나서겠다고 IB들에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HPSP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갈수록 잭팟을 터뜨리게 된 펀드 LP들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펀드 최대 LP는 이준호 NHN 회장이 보유한 개인법인 제이엘씨파트너스다. 이 외에 HB그룹도 덩달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HB솔루션, HB테크놀러지가 HPSP 투자 펀드의 LP로 참여했다.
HPSP 성장의 과실을 누리지 못하고 크레센도에 매각을 택한 풍산그룹의 결정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HPSP의 모태는 풍산의 자회사 풍산마이크로텍(PSMC)의 장비사업팀이다.
풍산그룹의 일원이던 당시에는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다만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지속했고 내로라하는 반도체 기업과 일부 협업도 이뤄졌다. 현재 각광을 받는 고압수소어닐링 장비의 기반이 풍산그룹 체제에서 갖춰졌다.
하지만 풍산그룹은 장기적인 안목과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7년 크레센도에 매각했다. 그 당시 매각가는 100억원대로 1000억원 미만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HPSP는 풍산그룹을 떠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 현재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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