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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AI 매치업]AI 서버 인프라, 앞선 KT 뒤쫓는 SKT·LGU+③자체 구축 비용 부담에 수요 증가세, GPU 수급·클라우드 노하우 중요

이민우 기자공개 2024-04-22 10:24:59

[편집자주]

SKT와 KT, LGU+ 이동통신 3사가 너도나도 'AI 컴퍼니'를 자처하고 나섰다. 미래 성장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AI 사업으로 통신 사업 성장 한계를 뚫고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확대와 활발한 신규 먹거리 발굴이 이어지고 있다. AI 사업 전장도 그만큼 점차 넓어지고 있다. 선발주자는 AICC나 B2C 사업 강점 등 앞선 분야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실패 사례를 복기해 약점을 채우는 것 역시 필수적인 상황이다. 정체와 변화의 기로 속에 AI를 두고 싸우는 통신3사의 전략 방향과 경쟁 지형도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개별 기업의 인프라 구축 부담도 늘고 있다.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바로 통신사들이다. 국내 주요 이통사들은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필요 설비를 갖추고 이를 고객에게 할당하는 AI 데이터센터(DC), 서버 인프라 서비스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SKT가 최근 의욕적으로 AI DC 수요를 쫓고 있다. 자회사·계열사 간 시너지를 모색하며 올해 관련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GPU 수급과 시스템 운용을 위해 글로벌 단위 협력 체제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KT는 SKT의 AI DC 강화 전략에 맞불을 놓을 수 있는 이통사다. 국내 3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인 KT클라우드 존재감이 상당하다. KT클라우드는 다수 고객을 확보 중이며 AI 서버 인프라 사업도 2021년부터 시작해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아직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도 투자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SKT AI DC 사업 지향 원년, GPU 수급망·시너지 강화로 첫 단추

AI 컴퍼니 전환을 선언한 SKT는 최근 AI DC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DC는 고객 수요에 맞춰 학습, 추론 등 AI 운용에 필요한 환경,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기존 IDC와 비슷하나 고성능 GPU 서버 중심으로 AI에 특화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일반 IDC가 단순 창고 임대라면, AI DC는 프리미엄 공유오피스로 비유할 수 있다.

SKT에서 AI DC에 주목하고 본격 사업화를 선언한 이유는 GPU 서버 특성과 시장 상황에 기인한다. GPU 서버는 고가에 요구 전력, 발열량도 높다. AI 개발 사업에 필수지만 구축엔 큰 비용 부담이 따른다.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고객사에게 GPU 서버, 관련 시스템을 미리 갖춰 제공하는 AI DC가 해답이 될 수 있다.


SKT는 자체 AI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자회사·계열사와 함께 AI DC 사업 기틀을 다지고있다. SK브로드밴드 IDC 운용 역량에 더해 SK하이닉스, 사피온의 첨단 반도체 기술력을 버무렸다. 더불어 글로벌 AI, GPU 기업과의 파트너십, 투자 계약에도 매진 중이다.

당장 올해 초 치른 MWC 2024에서 AI DC 사업 우군 2곳이 확보됐다. 글로벌 서버·스토리지 기업 ‘슈퍼마이크로’와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다. 모두 GPU 시장 리더인 엔비디아의 협력사로 칩을 공급받고 있다. SKT는 이번 협력 관계를 통해 AI DC 사업을 위한 GPU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SKT는 AI DC 사업을 국내에만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단위로 전개할 생각이다. 이미 첫 진출 지역으로 동남아시아를 물망에 올리는 등 해외 진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다수 국가에서 AI 클라우드, 서버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역량을 가진 로컬 사업자와 합을 맞춰 글로벌 확장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SKT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싱가포르 등에서 AI 관련 사업이 빠르게 세를 불리는 중”이라며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서버 인프라 유치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AI DC 건립에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동남아시아를 우선적으로 살피고 있으나 다른 지역이나 장소를 부지 후보에서 배제하진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DC 사업 잔뼈 굵은 KT클라우드 존재감 뚜렷, LGU+ '관망세'

SKT가 AI DC 사업에서 가장 의식할 만한 국내 경쟁자는 KT다. 산하에 거느린 KT클라우드 때문이다. KT클라우드는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과 함께 ‘국내 빅3’ 사업자다. 8000개 이상 고객사, 100개 이상 클라우드 상품을 보유 중이며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AI DC는 기본적으로 데이터센터, 서버 인프라 사업인 만큼 누적된 KT클라우드의 IDC, 클라우드 경험과 풀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SKT가 AI DC로 제공하려는 AI 서버 인프라 사업은 KT와 KT클라우드에서도 2021년부터 사업을 해왔다. 별도 AI DC 건립을 염두 하진 않았지만 GPU 기반 AI 상품 라인업을 운영 중이다. 초기 선보인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 지난해 10월 출시한 AI 서브(SERV)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KT클라우드 HAC 구조도

국내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는 “KT클라우드는 내부적으로 학습과 추론, 엔비디아와 비엔비디아로 구분하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2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HAC의 경우 개방형 거대언어모델(LLM)을 타겟 하는 형태로 더 고도화할 예정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KT와 KT클라우드는 현재 출시된 것 외에도 AI 학습, 연구를 겨냥한 신규 솔루션을 추가해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 선호도가 높은 엔비디아 GPU는 물론 리벨리온 등 협력사에서 개발한 신경망 처리 장치(NPU) 등을 활용한 상품도 개발해 내놓는다.

SKT, 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AI 서버 인프라 사업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자체 IDC 사업을 운영 중이나 AI 운용에 특화된 GPU 중심 서버 인프라 솔루션과 관련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AI 관련 사업, 연구개발이 LG유플러스 주도보다는 LG그룹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가 2월 글로벌 CSP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맺은 협력 내용 역시 별다른 변화를 볼 수 없었다. DC, AI 서버 인프라 사업 관련 협력보다는 AWS의 생성형 AI 베드록 활용, 클라우드 플랫폼 보안 강화 등이 주를 이뤘다.

다만 LG유플러스가 향후 IDC 내 GPU 서버 확대 등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있다. 지난해 준공된 IDC 평촌2센터가 20만대 서버 수용 가능한 초대형 규모라 수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에서 2027년 오픈을 목표로 건립 추진하는 신규 IDC가 역시 상황에 따라 GPU 서버 비중을 높이는 그림 역시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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