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경쟁 체제]신한은행, 영업극대화·경영효율화 전략 통할까⑥실질총자산 하나에 추월당해…외형 성장과 수익성 극대화 동시 추진
고설봉 기자공개 2024-04-22 13:03:27
[편집자주]
은행권 신경쟁 체제가 도래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과 상생금융, ELS 사태 등 여러 이슈를 겪으면서 영업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이 과정에서 은행간 이슈 대응 전략에도 미묘한 차이가 발생했다. 위기를 기회로 성장세에 올라탄 은행이 있는 반면 수세적으로 시장을 관망하면서 성장성이 저하된 곳도 있다. 그 결과 은행간 순위 경쟁의 판도도 미세하게 바뀌고 있다. 올해 은행권 경쟁은 또 다른 전기를 맞았다. 새로운 경쟁체제가 마련된 은행권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6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올해 다시 리딩뱅크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업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전국 영업네트워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가용해 수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부행장급 임원 4명을 영업추진그룹에 배치하면서 공격적인 영업력 증대를 주문했다.현실적인 목표는 하나은행을 뛰어넘는 것이다. 과거 한수 아래로 평가했던 하나은행에 2년 연속 밀리자 내부에선 위기감이 높아졌다. 기존 KB국민은행과 경쟁구도에 이제는 하나은행까지 포함되면서 한층 복잡한 구도가 만들어졌다.
◇한수 아래로 여겼던 하나은행에 밀리다
신한은행은 과거 초고속 성장하던 시절 영업목표가 명확했다. KB국민은행을 뛰어넘어 리딩뱅크에 올라서는 것이었다. 자산규모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국민은행에 비해 효율성과 자산관리 역량을 부각해 승부수를 띄웠다.
신한은행의 전략은 2010년대 들어서면서 빛을 발했다. 자산 규모에선 여전히 격차가 있었지만 순이익 측면에선 국민은행에 우위를 점했다. 판관비를 줄여 비용효율성을 높이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충당금 이슈를 해소하면서 리딩뱅크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러한 신한은행의 전략은 최근 몇 년 빛을 잃었다. 하나은행이 신한은행을 벤치마킹하며 리딩뱅크로 올라섰다. 오히려 하나은행은 신한은행보다 더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영업반경을 충정과 경상, 호남 등 전국으로 확장했다.
하나은행의 역전은 단순히 비용효율화를 통한 순이익 극대화에 그치지 않았다. 자산규모 등 외형적인 측면에서도 신한은행을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신한은행이 느끼는 압박감의 강도도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신한은행이 실질총자산(평잔 기준)은 2019년 348조821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365조649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에 이어 하나은행 338조4142억원, 우리은행 327조5280억원 등 순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신한은행은 실질총자산에서 하나은행에 뒤쳐졌다. 지난해 말 신한은행 실질 총자산은 461조978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504조1255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468조7419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현재의 4대 시중은행 경쟁 체제가 출범한 2015년 이후 신한은행이 실질총자산에서 하나은행에 뒤쳐진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경영효율화와 맞물린 외형확장 전략
신한은행으로선 경쟁의 층위가 다각화된 것이 부담이다. 신한은행은 국민은행과 경쟁에서 자산규모 등 외형을 키우는데 집중하기보단 수익성을 높이는 효율화 전략을 택했다. 이미 자산규모에서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이를 단기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따라 과거 신한은행의 전략은 안정적인 자산성장과 병행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국민은행 대비 자산이 작은 만큼 벌어들이는 수익 규모가 작지만 역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통제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었다.
실제 이익경비율 측면에서 보면 신한은행은 여전히 국민은행보다 더 효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익경비율 격차는 최근 5년 사이 많이 줄어들었다. 2019년 이익경비율은 신한은행 48.04%, 국민은행 53.11%로 신한은행이 5.07% 포인트 더 낮았다. 그러나 지난해 신한은행 44.50%, 국민은행 44.42%로 오히려 신한은행의 이익경비율이 0.08% 가량 높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하나은행과의 경쟁에서도 신한은행이 앞서는 경영효율화 지표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자산규모에서 뒤쳐진 가운데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지표에서도 뒤쳐졌다. 이익경비율에서 2019년 하나은행은 49.18%로 신한은행보다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하나은행은 이익경비율을 38.28%까지 낮췄다. 신한은행대비 6.22% 포인트 낮다.
더불어 대손충당금적립비율 등에서도 신한은행은 하나은행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리스크 요인도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총자산 대비 충당금적립비율은 신한은행이 0.56%로 하나은행 0.54% 대비 0.02% 포인트 높았다.
이러한 하나은행과의 격차를 줄기 위해 올해 신한은행은 영업력 극대화와 비용 효율화를 동시 추진한다. 우선 전국을 무대로 영업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영업추진 1~4그룹 체제를 출범하면서 각 권역별 영업력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영업추진1그룹이 서울권, 영업추진2그룹이 경기·인천 등 수도권, 영업추진3그룹이 서울·수도권 외 전국권, 영업추진4그룹이 WM부문을 각각 맡았다.
각 영업추진그룹별 경쟁의 양상은 외부적으론 각 권역에서의 경쟁 은행이다. 서울권과 수도권에선 시중은행들이 주요 경쟁 상대다. 그외 전국권역에선 지방은행과 시중은행 모두가 경쟁 상대다. 내부적으론 각 영업추진그룹별로 실적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안팎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한층 공격적인 영업력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경영기획과 경영관리 조직을 하나로 합치고 기존에 여러 부행장에 걸쳐 분산돼 있던 디지털 조직도 일원화 했다. 임원 숫자가 줄어든만큼 부서단위 통폐합도 이뤄지면서 비용 관련 부분에서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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