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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닮은 연구소, 한국타이어 글로벌 '톱3' 만든 원천 경쟁 회사 타이어 제품까지 스캔 분석

대전=이호준 기자 공개 2024-04-22 14:24:03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0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 속도는 250km입니다. 차량의 움직임과도 유사해 실험에 용이합니다."

연구원이 버튼을 누르자 바닥에 있는 레일이 빠르게 돌아갔다. 각종 기계 장비들에 결합한 타이어가 그 레일 위를 쉼 없이 달렸고, 타이어의 동작을 감지한 센서가 화면에 여러 가지 그래프와 데이터를 표시했다. 실제 속도와 회전수도 나타났다.

◇연구원만 700명, 세계 최고 수준의 타이어 기술의 산실

지난 16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테크노돔 플랫 트랙 실험실. 한국타이어가 개발 중인 타이어가 특정 도로와 속도에서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테스트되는 곳이다.

한국테크노돔은 한국타이어가 자랑하는 타이어 기술의 산실이다. 플랫 트랙 실험실 외에도 타이어 내부 화학적 구조를 연구하는 '핵자기공명실', 최상의 분자 구조 재료를 찾아내는 '화학분석실', 타이어의 소음을 테스트하는 '무향실' 등이 운영되고 있었다.

한국타이어는 2016년 약 3000억원을 들여 한국테크노돔을 지었다. 잔잔한 물 위에 우주선이 내려앉은 건물 모습에서 볼 수 있듯 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 등이 이 연구소 주도로 탄생했다. 원동력은 약 700여명의 연구원들이다.


연구소의 목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타이어 개발이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물류비 부담으로 타이어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 기존 수요를 지키기 위해서도 기술력에서 우위를 갖춰야 한다.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의 표현은 연구소 내 3D 스캐너실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한국타이어는 3D 스캐너실에서 미쉐린(프랑스), 콘티넨탈(독일) 등 글로벌 타이어 제품의 내외관과 특성을 모두 분석한다. 경쟁 회사의 장점을 배워 연구에 응용하기 위한 시도다.

조은선 한국타이어 연구개발(R&D) 인사관리(HR)팀 책임은 "광학식 LED 센서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벤치마킹 연구에 나서고 있다"며 "기숙사와 카페 등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설을 운영할 만큼 아낌없는 연구소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술력만 놓고 보면 글로벌 3위…"투자 더 많이 할 것"

아울러 한국타이어는 R&D 비용으로만 매년 2000억원 안팎을 투입하고 있다. 금호·넥센타이어 등 국내 다른 타이어 회사들과 견줘 2~3배 차이날 만큼 압도적이다.

이에 대한 현장 실무진들의 생각은 어떨까.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날 한국테크노돔에서 기자와 만난 구본희 한국타이어 연구개발혁신총괄 부사장은 "목표가 세계 최고의 타이어 기업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투자는 더 많이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한국타이어는 매출 기준으로는 7위이지만 기술력만 놓고 보면 글로벌 3위 수준준의 회사다"라며 "고무를 얼마나 가장 가볍게 잘 만드는지가 역시 가장 중요한 기준이고, 요새 들어서는 친환경 및 가상 개발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희 한국타이어 연구개발혁신총괄 부사장(가운데)

이날 구 부사장은 한국타이어의 기술력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행사에 내년부터 다시 참가하겠다고도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2년 열린 CES에서 에어리스 타이어 콘셉트를 소개했지만 이후 2년 연속 불참했다.

승용차에 한정됐던 R&D 성과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단거리 전기버스 타이어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다목적 무인차량' 등 방위산업 분야에 활용될 타이어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다만 항공기용 타이어는 개발하지 않을 예정이다.

구 부사장은 "우리의 생각은 '한국테크노돔이라는 첨단 시설에 맞는 역량을 갖춰야 되겠다'라는 것"이라며 "예전보다 기술력과 품질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다른 회사와의 공동 프로젝트나, 완성차 개발 단계에서의 기회도 많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1964년생인 구 부사장은 서울대 기계설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품질부문장, 연구&품질총괄, 연구개발혁신총괄을 거쳐 2022년 연구개발혁신총괄 부사장에 올랐다.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 개발 등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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