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건설부동산 포럼]"급변하는 발주패턴, 투자개발형 사업 집중하라"정창구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정책지원단장
전기룡 기자공개 2024-04-24 07:48:1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건설 발주패턴이 급변하는 가운데 투자개발형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단순도급형 사업과 금융주선형 사업의 빈자리를 고수익으로 통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저변 확대 차원에서 개별 건설사들의 노력과 함께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정 단장은 발주패턴에서 변화가 포착된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자 정부 재정에 의존해야 하는 단순도급형 사업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차관단 대출(Syndicated Loan)이 담보돼야 하는 금융주선형 사업도 줄어드는 추세다. 코로나19 이후 감소세가 보다 본격화됐다.
단순도급형과 금융주선형 사업의 빈자리는 투자개발형 사업이 채웠다. 시공사들이 설계·조달·시공(EPC) 외에 특수목적법인(SPC)의 에퀴티 투자자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SPC는 사업 주체이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차주로 활용된다. 인프라 사업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그 중에서도 '혁신형 설계·시공 일체형(PDB)' 방식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PDB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설계·조달·시공사간에 논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협의를 통해 독소조항을 제외할 수 있어 공사비와 공기에 대한 리스크에서도 자유롭다. 주로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들이 주로 활용한다.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도 투자개발형 사업 유치를 위해 자금조달 구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 에퀴티 투자보다는 대출 비율이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정부 보조금을 적극 활용하고 현지 금융기관을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공적금융기관(ECA)의 지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달라진 기조를 방증한다.
정 단장은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들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사업에 PDB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리스크를 분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양허성자금에 의존해 왔던 개도·신흥국들도 투자개발형 사업을 도입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이행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발주패턴이 투자개발형 사업 위주로 재편됐지만 아직 국내 건설사들의 성과는 미비한 편이다. 과거 전체 수주실적 가운데 투자개발형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대에 불과했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설립 후 늘어나기는 했지만 최근 5년(2019~2023년)간 평균 비중이 5%대에 그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개발형 사업의 수주가 본격화될 시 국내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주택 호황기 덕에 최근 3년간 매출이 꾸준히 늘어났으나 순이익은 지속 감소했다. 원자재값 부담과 함께 부실화된 부동산 PF에 발목을 잡혔다.
그는 "수익성 지표를 신고한 172개 기업들이 밝힌 해외공사의 적자비율은 14% 수준"이라며 "국내공사의 적자비율이 17%라는 점에 미루어 해외공사가 수치상 우량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도급형 공사의 수익률이 3% 내외인 반면 투자개발형 사업은 최소 6~7%에 달하는 수익률을 추구한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투자개발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진국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게 대표적인 방법이다. 친환경 프로젝트나 스마트시티와 같이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 위주로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단기 성과주의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첨언했다.
정 단장은 "개별 건설사들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방안도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며 "원팀코리아와 같이 사업 단계별 핀셋 지원이 이뤄지는 추세이지만 보다 다양화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에 대비해 경협증진자금(EDPF) 지원조건을 완화하는 절차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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