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는 가상자산 VC]'스타트업 DNA' 두나무, 100% 자본금 투자 '창업가 육성'③두나무앤파트너스에 7차례 유증, 블록체인에서 AI까지 넓어지는 투자 범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5-07 13:11:42
[편집자주]
오랫동안 겨울에 갇혀 있던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봄을 맞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넘기는 등 시장은 다가올 '크립토 썸머'를 준비 중인 모양새다. 이에 가상자산 VC들의 활동도 덩달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외에서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한 것을 계기로 블록체인 업계 사업 내용의 다변화도 예상된다. 신생기업들의 활약이 예고된 가운데 VC들도 신규 펀드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새판을 짜고 있는 가상자산 VC들의 각기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앤파트너스의 투자 재원은 전부 모회사인 두나무에서부터 나온다. 설립 이후 6년동안 두나무로부터 7차례 추가 출자를 받았다. 두나무의 누적 출자액은 2400억원을 넘겼다.펀드를 조성해 외부 자금을 끌어올 수도 있었지만 두나무는 100% 자본금 투자를 고집했다. 두나무 역시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기에 전도유망한 창업가들을 응원하고 육성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모회사의 지원 속에서 두나무앤파트너스는 펀드 없는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투자 테마가 없어 다각도 시선에서 다양한 딜에 참여할 수 있다. 핀테크, AI 등 테크기업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기업에도 투자했었다. 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트렌드를 미리 파악해 유망 기업을 선점한다는 기조를 지속해 이어나가기로 했다.
◇우여곡절 겪었던 선배 스타트업, 후배 육성 두앤파 설립
두나무의 시작은 스타트업이었다. 2012년 설립 후 약 10년만에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었던 건 아니였다. 창업 초기 전자책 사업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뉴스 추천 서비스 등 여러가지 시도를 했지만 경쟁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했다.
본격적인 성장은 카카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카카오스탁(현 증권플러스)'를 출시한 이후부터 시작됐다. 이후 증권플러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출시하면서 스타트업 J커브 곡선을 완성했다.
송치형(사진), 김형년 두 창업자를 믿고 발굴해 준 투자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두나무가 없었을 수도 있는 일이다. 이에 두나무도 기업형벤처캐피탈(CVC)를 만들어 유망 스타트업 육성에 직접 나섰다.
2018년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소프트뱅크벤처스 출신 이강준 대표를 영입했다. 초기 멤버로는 이 대표와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함께 근무했던 김경림 파트너가 합류했다. 같은해 12월 커머스 창업과 운영 경험을 두루 갖춘 임수진 파트너도 합류해 지금의 대형을 갖췄다.
두나무앤파트너스 설립 취지에 대해 두나무 관계자는 "후배 스타트업의 성장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설립했다"며 "미래 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해 우리나가라 신기술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데 작게나마 힘을 보태고자 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정해둔 투자 테마 없어, 트렌드 선점에 집중
두나무는 지금까지 두나무앤파트너스에 7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설립자본으로 400억원을 출자했고 2019년 100억원, 2020년 60억원 등 꾸준히 자금을 수혈해줬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0월에도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누적 출자액은 2410억원이 됐다.
두나무 자본 대비 두나무앤파트너스 출자 비율은 6.1%에 달한다. 주요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CVC와 비교했을 때도 최소 2배, 최대 20배 많은 수치다. 스타트업 지원에 대한 두나무의 진심을 옅볼 수 있는 부분이다.
타 VC의 펀드운용액과 비교하면 두나무앤파트너스의 투자자본은 적다. 그러나 자본금 투자만이 가지는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투자 테마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게 대표적인 장점이다.
펀드 성격에 투자 대상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 설립 초기 핀테크, 블록체인 분야에 주로 투자하다가 1년만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야로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도 자본금 투자 덕분이다.
앞으로 투자할 분야는 정해져 있지 않다. 모든 분야를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두나무앤파트너스 관계자는 "2019년부터 선제적 투자했던 AI 분야가 다행히도 지금 트렌드로 부상했다"라며 "앞으로 새로운 트렌드가 될 새로운 기술을 선점하고 그 속에서 유망한 기업을 찾는게 유일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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