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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人 제약바이오]국제약품의 '안질환' 타깃, CTO가 밝힌 이유있는 자신감레바아이 탄생 일등 주역 김영관 CTO "15년 전 신약개발 실패 경험이 교훈"

김형석 기자공개 2024-05-03 10:04:32

[편집자주]

국내 제약바이오의 성장전략은 결국 '사람(人)'이 핵심이다.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영업, 마케팅, 재무, 투자(M&A)까지 다양한 현장에 위치한 키맨의 역할이 막중하다. 기업마다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고 육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더벨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을 만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제약사의 신약 개발은 '독이든 성배'다.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기존 의약품 유통사업을 넘어서는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자체 신약은 정부의 약가 인하에 따른 충격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긴 연구 기간 동안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한다는 점은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자칫 투자해 온 막대한 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

국제약품은 중견제약사 중에서도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자체개발한 개량신약 '레바아이'의 성공을 기반으로 안질환에 집중한 신약연구에 집중한다. 국제약품 R&D를 총괄하는 김영관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에게 신약개발 전략을 들어봤다.

◇국제약품 초대 CTO…신약개발 역사 산증인

김영관 CTO는 국제약품 R&D 역사의 산증인이다. 올 초 CTO로 임명됐다. 1959년 창립 후 첫 CTO이자 연구자 출신 사내이사다.

그가 국제약품과 인연을 맺은 건 1992년. 경희대 대학원에 재학중이던 시절 병역특례로 국제약품에 입사했다. 그의 처음 발령지는 중앙연구소 제제연구실이었다. 약효능이 우수한 제제를 개발하고 의약품 제조공정 개선하는 업무였다. 물질 초기 단계 개발에 해당한다.

사진=더벨

당시 제약사 연구소의 핵심은 합성이었다. 제네릭 출시가 핵심이었던 만큼 빠르게 의약품을 개발 및 생산할 수 있는 합성분야 직원이 제제연구 직원보다 4~5배 많았다. 그러나 그는 기초 제제 연구에 집중했던 당시의 경험이 향후 연구 성과를 높이는데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제연구실 소속 연구원이 단 4명으로 20명에 달하는 합성연구실 인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면서도 "당시 배웠던 의약품 제조공정 개선 등의 업무는 향후 공장장을 지낼 때 크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5년간의 제제 연구원을 지낸 그는 품질관리(QC)부와 개발부, 생산본부장을 거치며 의약품 개발 전반을 경험했다. 2004년 개발부장을 맡을 시절 국제약품은 새로운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었다. 당시 국제약품의 주력상품은 베타락탐 계열 항생제로 사실상 제네릭 의약품이었다.

이 때 국제약품은 정부에서 진행하는 신약개발프로그램 G7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사실상 국제약품의 신약개발 첫 프로젝트였다.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결과는 냉혹했다. 2010년까지 7년가량 진행한 첫 신약 개발 프로젝트는 임상 1상 진입 전 중단됐다. 당시 그는 생산본부장을 맡았던 시절이다.

그는 "신약개발을 해본 경험이 없었던 탓에 물질 선택과 연구 방향에 있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비임상 결과가 나쁘지 않았지만 상업화하기에는 부족해 아쉽게 신약개발 사업을 포기했다"고 했다.

◇시행착오 결실…레바이이 개량신약 탄생

첫 프로젝트는 무산됐지만 7~8년간 진행해 온 프로세스는 향후 레바아이 등 개량신약 개발에 밑거름이 됐다. 이후 재도전한 신약개발에서 국제약품은 안과질환 점안제를 타깃으로 삼았다. 당시 대부분의 중견제약사들이 보편화된 당뇨복합제를 개발한 것과 다른 길이다.

과거 주력제품이었던 항생제 영역보다는 현재 집중하고있는 안과영역의 점안제 개량신약을 개발하는게 비용과 시행착오를 줄일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탄생한 개량신약이 레바아이다.

작년 3월 출시한 레바아이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허가받은 레바미피드 성분의 안구 건조증 치료제다. 국제약품은 올해 레바아이의 매출이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바미피드는 기존엔 위장 점막을 보호하는 치료제로 처방돼 왔다. 점막에서 분비되는 뮤신 분비를 촉진시켜 점막을 보호하는 기전이다. 이를 점안제로 사용할 경우 안구의 뮤신 분비가 증가하면서 각막 및 결막 상피 장애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김 CTO는 "과거 국제약품이 안질환별 제품인 항균·항염점안제 ‘신도톱Q점안액’과 알러지성·감염성결막염 치료제 ‘신도톱-F점안액’ 등 안질환 관련 의약품 매출이 높았다"며 "안질환 개량신약을 개발할 경우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고 기존 제작공정도 활용할수 있다는 점에서 안질환 신약개발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도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삼일제약의 협업이 그 예다. 국제약품 자체적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생산 실사 및 공정 등을 삼일제약이 담당하면서 사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삼일제약은 점안제 생산 경험이 많았다. 이에 안산공장에 있는 다회용 바이알 충전 생산시설을 활용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사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신약개발 실패 이후 처음 물질 탐색 단계부터 시장의 수요와 성공가능성, 개발자금 확보 등 다양한 부분을 검토 등에 경험과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며 "이 경험이 레바이이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안질환 치료제로 강소 제약사로 도약

국제약품의 신약개발 다음 타깃 역시 안질환 치료제다. 기존의 개발 공정을 활용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여기에 안질환 치료제 전문 강소 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국제약품이 개발자금을 집중투자하고 있는 물질은 녹내장 치료제 'TFC-003'다. 지난해 5월 식약처로부터 TFC-003의 임상 2상 IND를 승인받고 올해 말까지 임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또다른 안구건조증 개량신약 HCS-001과 KSR-001도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HCS-001은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각결막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화학합성 개량신약이다. 이 물질은 현재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KSR-001은 뮤신 생성을 촉진하는 눈물 생성 촉진 기전의 안구건조증 치료제다.

김 CTO는 "현재 항암증치료제와 항혈전제 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있지만 안질환 치료제인 TFC-003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약개발과 더불어 자체 임상을 할 수 있는 공장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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