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업체 재영텍이 코스피 상장의 닻을 올린다. 연내 상장 예비심사의 청구를 시작으로 증권시장 입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재영텍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업체 최초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의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국내 1위 2차전지 완제품 계열사(LG에너지솔루션)를 보유한 LG그룹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은 것도 강점이다.

3일 IB업계에 따르면 재영텍은 올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오는 9월 전후해 심사서를 제출하는 게 유력한 IPO 플랜으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재영텍은 주요 재무적투자자(FI)를 상대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스케줄을 전달했다"며 "향후 세부 일정이 변동될 수 있으나 연내 예심 청구에 나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회수가 필요한 FI 입장에서도 발빠른 IPO 작업을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영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용 고순도 탄산리튬을 양산 추출하는 기업이다. 전기차, 스마트폰,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내장된 폐배터리나 리튬 폐기물(스크랩)에서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을 회수해 양극재 원료인 탄산리튬·황산니켈·황산코발트 등을 친환경 공법으로 추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회수율이 글로벌 최고 수준인 85%에 달하고 순도 99.5% 이상의 리튬을 뽑아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화학이 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파트너사로 낙점한 배경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북미 최대 업체(라이사이클)에 지분 투자를 벌일 정도로 리사이클링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2년 LG화학은 재영텍에 24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재영텍 기업가치를 8000억원으로 인정했다. 그 뒤 한 차례 단행된 투자 라운드의 경우 프리 밸류(Pre-Value) 기준 9800억원을 기준으로 딜이 마무리됐다. 신주 투자가 일단락된 만큼 포스트 밸류(Post-Value) 기준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래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은 우선 배터리를 액체에 담가 녹인 후 망간·코발트·니켈 등을 순차적으로 뽑아낸다. 그 뒤 마지막 단계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여러 물질을 녹이고 나면 액체에 불순물이 생겨 리튬의 순도가 낮아지는 점이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다.

재영텍은 기존 공법과 달리 전지 소재에 열을 가해 리튬을 먼저 추출한다. 이후 망간·코발트·니켈 등을 후공정에서 처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공정이 단순하면서도 망간·코발트·니켈의 순도는 기존 공법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회수율로 고순도의 리튬을 뽑아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2차전지 섹터가 지난해 폭등 랠리를 벌인 뒤 다소 소강 상태에 놓여있다"며 "테슬라를 비롯해 전기차 기업의 주가도 지지부진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2차전지 리사이클링 시장은 또 다른 성장 여력을 갖고 있다"며 "재영텍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으나 IPO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리사이클 시장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회수 금속 기준으로 2025년 535킬로톤(kton)에서 2040년 2843kton으로 커질 전망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2025년 10조원에서 2040년 64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